예전부터 경남도 고성군과 전라남도 여수시 등 남해안 지역은 갯장어의 주산지로 유명하였다. 고성군의 경우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어항인 삼산면 두포리 포교마을이 대대로 갯장어잡이로 알려져 있으며, 이곳에서는 대를 이어 갯장어잡이를 해온 만큼 갯장어 음식이 발달하였다. 이 지역에서 갯장어를 이용한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장어탕 외에 구이, 데친회, 숙회, 회 등이 있다. 예전에는 갯장어 어획량의 대부분이 수출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에서는 맛보기가 힘든 귀한 생선이었으나 지금은 고성군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장어탕은 갯장어에 방아잎을 비롯한 여러 가지 채소를 넣어 끓인 경상도 연안지방의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이자 고성군의 향토 음식이다.
특히 갯장어가 많이 잡히는 고성 지역에서는 갯장어탕 또는 갯장어곰탕으로도 불리는 갯장어로 끓인 장어탕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유명하다.
갯장어는 뱀장어목 갯장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겨울을 지낸 뒤 봄이 되면 우리나라의 남해안과 서해안으로 북상하여 6~8월경에 산란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갯장어를 견아리라는 명칭으로 기록하고 있다. 갯장어나 견아리 모두 개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장어라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즉 갯장어도 '개(犬)+장어'로 된 이름이다. 정약전은 갯장어의 이빨과 뼈가 견고하여 능히 사람을 무는 까닭에 뱀이 변한 물고기라는 일화도 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잘 무는 습성 때문에 갯장어는 일본에서도 '물다'라는 뜻의 'かむ(카무)'에서 유래한 '하모(ハモ)'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갯장어보다는 하모로 많이 부르기도 한다.
갯장어는 청정해역의 수심 20~50m의 모래펄이나 암초 등에 서식하는 데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남해안에서는 보통 4~9월 사이에 어획된다. 최근에는 남획으로 인하여 어획량이 점차 감소하게 되자 지난 2009년부터 산란기인 6~8월에는 금어기를 법으로 정하여 보호받는 어종으로 지정되었다. 갯장어는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전체 어획량의 99%에 해당하는 물량이 일본으로 수출되던 어종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웰빙문화의 유행과 외식산업의 발전으로 국내 소비량도 크게 증가하면서 남획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성의 장어탕 외에도 경남의 장어국은 바다장어를 갈아 향기로운 방아잎과 배추, 부추, 토란대, 숙주나물, 파, 머위, 고사리 등 신선한 재료(지역마다 약간씩 재료가 다름)를 듬뿍 넣어 끓인다. 마산. 진주, 진해 등 경남 해안가 지역에서 주로 맛볼 수 있는데, 방아잎만이 가진 오묘한 맛에 중독성이 있다.
1433년에 간행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서는 갯장어의 효능이 뱀장어와 같아서 "과로를 치료하고, 부족함을 보(補)하고, 결핵과 악창을 치료하고 해독하는 작용이 있으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陽氣)를 일으킨다"고 수록하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갯장어에 대해 "악창과 옴, 누창을 치료하는데 효능은 뱀장어와 같다"고 기록되어 있다.
갯장어는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고 고도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가 붕장어의 두 배에 가까울 정도로 다량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과 원기회복, 허약체질 개선 등에 좋다. 껍질에는 황산 콘드로이틴이라는 다당류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피부노화를 방지하고 관절의 연골조직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