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1 22:39 (금)
"아이들에게 독서 즐거움 알려주는 길라잡이 돼야죠"
"아이들에게 독서 즐거움 알려주는 길라잡이 돼야죠"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5.20 22:2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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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사람]차주은 김해 계동초 사서

행사 추진·학생 상담 등 역할 다양
전문적 관리 위해 사서 증원 필요
독서토론 지도, 참여자 배려 중점
함께 나눠 읽는 데서 뿌듯함 느껴
독서동아리·그림책 성인 수업 진행
책 통해 '나를 찾아가는' 활동 지속
차주은 사서가 2023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학교 도서관 이용과 올바른 책 읽기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차주은 사서가 2023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학교 도서관 이용과 올바른 책 읽기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초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독서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재미있고 정말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일은 중요하다. 아이들의 단계에 맞는 읽기와 책 이야기 나눔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학교도서관에서 중요한 길라잡이 역할을 혼심의 힘으로 하는 사서가 있다.

학교도서관은 사랑이 필요한 아이도 마음 편하게 올 수 있고,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책을 많이 읽고 읽지 않고'에 상관없이 누구나 마음을 열고 갈 수 있는 공간이다.

"삶을 성장시키면서 일할 수 있고 나를 돈으로 보지 않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직업에 감사하다. 자신을 믿고 책을 믿고 주변인을 믿고 독서를 하면 좋겠다"는 차주은 사서를 지난 16일 오후 4시 30분, 계동초등학교(김해시 대청동) 3층 학교 도서관에서 만났다.

학교 사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사서가 대출 반납 일만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이용자들이 책을 잘 볼 수 있도록 정리하고 좋은 책을 사서 넣으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사서는 기획가이고,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인력운영과 홍보도 하고, 각 교실 선생님과 아이들이 도서관에 올 수 있게 친절한 미소로 맞이하고 상담을 하는 아이들의 마음도 잘 맞춰야 한다.

도서부, 학부모 자원봉사자도 이끌고 학생독서동아리, 교직원독서동아리 등도 매달 진행한다. 도서관 내에 집기 구입도 해야 한다. 그럴 때는 다른 도서관을 찾아 인테리어도 참고한다. 필요 없는 책들을 골라내서 폐기한다. 학교 내의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잘 운영하는 것이 사서 임무다.

학교 사서로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업무량이 과도하게 많다. 하루 8시간을 꼬박 일해도 일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사서가 2명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경남의 수많은 학교 중에 사서는 197명이 있다. 김해는 '책읽는 도시'로 선포하고 학교도서관에 많은 인건비를 지원한 덕분에 다른 지역보다 많은 44명의 사서가 근무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은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조성한 공간이다. 하지만 그 공간이 주인이 없이 초임선생님이나, 학부모 자원봉사자를 투입해 운영한다. 신입 선생님들은 자신의 업무도 많은데 사서 업무까지 하느라 바쁘고 힘든 1년을 보낸다.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열과 성의를 다해서 해도 결국에는 전문적인 운영을 하기가 벅차다.

사서로서 독서토론 지도에 어려운 점은?

독서토론 지도나 사서로서의 어려운 점은 당연히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책은 왜 이번에 경남독서한마당에 선정됐는지, 김해의 책에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가 뭔지, 내가 알아야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에게 소개하고 어떤 점이 재미있는지 알려줘야 한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도서관 운영에 종종거리다 보면 책을 읽는 시간이 없다. 내가 읽지 않은 책을 추천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책을 읽는다.

독서토론을 지도할 때는 누가 어떤 발언을 하더라도 공평하게 균등하게 기회를 주고 발언하는 상황에서 모두가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 사람이 많은 시간 동안 발언하면 누군가는 그 책을 읽고 생각해 온 발언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서로 불편하고 속상하지 않게 진행해야 한다.

독서토론을 통해 얻는 점, 독서토론을 두려워하는 이에게 하고 싶은 말

시작은 어렵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느끼다 보면 정말 이같이 꿀 같은 일이 없구나 싶을 것이다. 큰돈과 많은 시간이 드는 것도 아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는 배움의 기회가 줄어들고 다양한 사람들의 사고를 들을 기회도 없다. 독서토론은 2~3시간만 투자하면 되고 책 한 권만 사면 된다. 모임에 찻값 정도는 든다. 모임 공간을 대여해주는 곳이 많아 찻값이 없어도 상관없다.

독서토론은 자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어떤 사유로 이 세상을 살아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책이 어렵든, 내용일 짧든, 제대로 읽어낼 수 있든지 간에 말은 내가 한다.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읽어가면 된다. 한 번에 다 읽기 힘들면 나눠서 읽고, 서로 독려하며 읽어나가면 마지막 뒷장을 덮을 때 다 같이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사서로서의 보람을 느낄 때

1년 내내 도서관에 오면서도 말을 하지 않다가 점점 나를 믿고 말문을 여는 아이들을 만날 때 보람을 느낀다. 한 학교 최대 근무 기간 5년 내에 2학년인 학생을 만나서 6학년이 되도록 한 인간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직업이다. 얇은 책을 보다가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곤충책을 찾기 시작하고 도서관의 만화책도 섭렵하고 그러다 200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을 잡기 시작하면서 주도적으로 독서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책동지로서 반갑다. 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도서관을 참새처럼 드나들며 나와 친분을 쌓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좋다. 쪽지에 '책을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를 써서 주고 가는 아이들을 만날 때,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기도한다.

학교 도서관은 어떤 곳이 돼야 하는가?

학교도서관의 원래 목적은 영상과 책 자료를 이용해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수업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담임선생님이 성취 기준에 맞춰서 수업을 계획하면 도서관에서 그 계획을 구현해 내도록 도와준다. 영상을 보여주고 그와 관련된 자료를 바로 서가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찾아와서 그 자료를 직접 보면서 현장수업을 하게 되는 곳이다.

도서관 문화 발전 방향에 대해 하고 싶은 말

우리나라는 책을 읽히기 위한 기획보다 사람을 더 많이 끌어모으는 방향으로만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지속적인 책 읽기 운동보다는 잠시 잠깐 도서관을 찾는 행사 위주라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은 전방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책을 접할 수 있게 하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인문학적 사고를 할 수 있게끔 돕는 운영 역시 필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도서관을 꿰차고 자신감과 뚝심을 가지고 운영할 전문인력들을 많이 배치해야 한다.

김해시 도서관 정책은 어떤가?

김해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북스타트 도서를 나눠주고 마을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주는 형태로 책을 만난다. 나도 마을도서관에서 편하게 태어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줬다. 동네마다 있는 마을도서관에서 자신이 보고 싶은 책을 책두레에 신청하면 언제든 읽을 수 있다. 김해의 책 역시 벌써 18년째 운영하고 있다. 책 정책을 이만큼 훌륭하게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는 도시도 드물다. 대표도서, 어린이도서, 김해출신지역도서 3분야로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도서에서 그림책도 포함됐으면 한다. 매년 '김해 책읽는 학교'라는 프로그램으로 200만 원을 학교에 지원해 주고 있다. 이 역시 행사보다 지속적인 독서동아리 운영에 좀 더 할애했으면 한다. 현재는 행사와 많은 아이들 참여 머릿수가 우선인 프로그램이 선정되고 있다.

마을도서관 역시 10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많은 도서관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지원하고 있는 김해시에 놀란다. 타지역에서 이사를 들어온 사람들은 마을도서관이 곳곳에 있는 김해시에 놀라고 좋아하면서 다시 타지역으로 이탈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김해시 사서 인력이 너무 적어서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좀 더 많은 인력 충원과 예산을 통해 책 읽는 도시 김해가 흔들림 없이 운영됐으면 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나는 학교도서관 사서로서, 그리고 그림책 강사로서, 청소년 독서지도사로서 살고 있다. 사서로서 독서동아리를 잘 운영하고 싶어 여기저기 공부하러 다녔고, 그것이 기회가 돼 진영한빛도서관, 김해기적의 도서관 청소년 독서회를 운영했다. 그림책 동아리를 오랫동안 한 것이 계기가 돼 지난해부터 비대면으로 그림책 성인 수업을 하고 있다. 내가 운영하는 독서동아리마다 학생에게도, 어른에게도 '여러분도 이 모임을 운영할 수 있고 운영하라'고 독려한다.

어떤 일이든 나는 책을 통해 나를 찾아가고 있다. 주위에 만나는 사람들이 책을 통해 자신을 찾으려 할 때 도움을 주고 싶다. 책 모임을 알리는 일을 꾸준히 하며 사서로서 책도 쓰고 싶다.

차주은 사서 서술형 프로필

☞ 계동초등학교 사서로 근무하고 있다.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방과후 학교 수업을 하다가 문헌정보학과에서 공부해 사서 자격증을 따서 사서로 일하고 있다. 도서관을 사랑하는 1인, 도서관을 잘 가꾸고 싶어하는 사서다. 도서관을 만나 감사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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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2024-05-22 10:56:41
종종 독서토론 모임을 갖고 있어 학생 때는 몰랐던 책 전문가의 대단함과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책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제나 상징같은 것을 파악하는 덴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더라고요.
학교는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공간이고, 책은 교육을 보조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니 더 좋은 교육을 위해서 전문가이자 길라잡이인 사서 인력을 더 충원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규미 2024-05-21 11:04:17
체계적인 독서지원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는 김해시 부럽습니다~ 머리수를 채우는 행사가 아니라 진정한 독서가를 길러내는데 도움되는 활동에 예산이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차주은선생님과 같은 사서가 현장에서 좀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인력지원에 예산이 집행되야할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