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인 오월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하늘은 더욱 맑고 곳곳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미 축제가 열려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면 살아있는 사실이 즐겁고 어디론가 바람을 가르며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우리가 삶의 활력을 찾고 희망과 용기를 갖는 것도 신비로운 자연이 계절마다 새로운 감동과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삶을 즐겁고 기쁘게 채워주는 인자한 계절과는 달리 요즈음 사회가 답답하고 불안하다고 한다. 사회 질서를 균형 있게 유지하고 세대 간, 노사 간, 이념 간 갈등의 골을 해소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편법을 쓰기도 하고 무리하게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많으며 거짓이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렇듯 이기적이고 자기주장만 하기 때문에 인간 사회의 질서와 도덕, 양심을 찾아보기 힘들며 미덕이 사라지고 있다.
민주 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 발전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도(程度)가 넘치면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불안감과 위기감으로 쌓이고 만다. 그렇다고 세상이 날로 험악해지고 있다고 그대로 방관만 하고 있다면 과연 우리 사회와 국가는 어디로 갈 것인가.
지금 우리는 누구라 할 것 없이 겸손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지혜와 힘을 모아 하나가 되게 해야 한다. 모두들 어렵다고 하지만 그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그래서 숙련과 경륜으로 쌓인 연로한 분들의 인생 지혜를 답습하여 삶의 안내자로 초대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의욕과 진취성이 넘치는 젊은이들과도 손을 잡고 서로 대화와 토론으로 발전의 장(場)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공동으로 노력하며 생각하고, 양보하고, 인내한다면 원만한 인간관계와 보다 나은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머리를 가졌다 하더라도 상호 협력 관계가 없으면 성공을 거두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 세상은 혼자만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내 이웃과 모두를 위해 사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오늘은 나의 가슴에, 내일은 당신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신뢰와 사랑을 넘치게 할 때 새로운 힘과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받을 것만 생각하지 말고 먼저 베푼다는 생각을 가질 때 우리들의 마음은 안정과 평화를 얻게 될 것이다.
도덕률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거든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것'으로, 즉흥적 감상이나 일시적 논리로써 세상사를 풀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함께 의논하고 존중하는 마음 씀씀이가 있어야 하며, 조화롭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진지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릴 적 필자는 어머니가 마을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해오신 것을 보아왔다. 특히 임산부들의 아기를 받는 일에 단골 의사가 되어 한밤중과 새벽도 마다 않고 온종일 뒤를 돌보며 새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였다.
방구들을 지고 있어도 어른들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일이며 지혜의 보고(寶庫)가 아닐 수 없다. 힘든 일을 당할 때는 어른들의 연륜과 지혜를 바탕으로 무슨 일이든지 아무런 어려움 없이 해결해 주어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편안한 안내자가 되어주기도 했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기다리며 산다는 것은 앞으로의 삶을 더욱 밝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항상 감사와 겸허의 태도로 이 세상을 바라보며 산다면 마음속엔 행복이 깃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