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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생 - 유 정 상
1933년생 - 유 정 상
  • 경남매일
  • 승인 2024.05.0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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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생  - 유 정 상

별들도 외로워 서로서로 다독거리고
바람도 심심해서 나뭇잎과 깐죽이다 잠든 시간 
누렁이는 몸통을 꼬리인 듯 흔들고
고향 집 안방에선 도란도란 얘기 소리
반가운 마음에 방문을 열어보니  
텔레비전 사람들은 날 보고도 모른척하고
33년생 그녀 혼자 홑이불 덮고 자고 있네

자식 떠난 그녀 곁엔 텔레비전이 친구이고
컹컹 짖는 누렁이가 자식 노릇 하는 집
어쩐 일이냐는 반색하는 물음과
밥은 먹었냐며 부엌으로 가려는 그녀에겐
난 아직도 챙겨 줘야 할 자식으로 보일 뿐
베개 베고 두 눈 서로 마주 보며 
배시시 웃으며 포근하게 잠든 밤

대문 없는 마당으로
햇살이 거침없이 들어온 아침
간밤에 마주 보며 잠들었던 그녀는 보이지 않고 
꼬리를 흔들던 누렁이도 사라지고 
디딤돌엔 내 신발만 덩그렇게 놓여있네

참새 몇 마리 담장 넘어 날아가고
참새가 간 곳으로 길을 잡으니
송사리 때 화들짝 몸을 숨기는 개울 길 멀리
아지랑이 흔들리듯 
꼬리를 흔드는 누렁이의 모습에 
꿈이 아니길 바라며 달려간 그곳엔
내 가슴 한 움큼 뜯겨나간 줄 모르고
내가 좋아하는
돌미나리 한 움큼 보여주며 
33년생 그녀의 주름들이 햇살보다 환하게 웃네

시인 약력

별들도 외로워 서로서로 다독거리고바람도 심심해서 나뭇잎과 깐죽이다 잠든 시간누렁이는 몸통을 꼬리인 듯 흔들고고향 집 안방에선 도란도란 얘기 소리반가운 마음에 방문을 열어보니텔레비전 사람들은 날 보고도 모른척하고33년생 그녀 혼자 홑이불 덮고 자고 있네자식 떠난 그녀 곁엔 텔레비전이 친구이고컹컹 짖는 누렁이가 자식 노릇 하는 집어쩐 일이냐는 반색하는 물음과밥은 먹었냐며 부엌으로 가려는 그녀에겐난 아직도 챙겨 줘야 할 자식으로 보일 뿐베개 베고 두 눈 서로 마주 보며배시시 웃으며 포근하게 잠든 밤

현대문학사조 시 등단(2019)
현대문학사조 사무총장·영남지회장
영남문인회, 지필문학 
벼리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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