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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봉, 구지가
구지봉, 구지가
  • 경남매일
  • 승인 2024.05.0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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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지난 2022년 12월 6일 인제대학교 그랜드가야연구포럼에 초대되어 '수로왕릉과 허왕후릉'에 대하여 강의한 일이 있었다. 그 당시 가락국 연표를 기준으로 대가락 탄강설화에 얽힌 이야기와 구지가의 새로운 해석을 소개하였는데, 우리가 배워 알고 있는 내용과는 차이가 큼에 모두가 주목하였다.

우리는 살면서 순간마다 싫든 좋든 선택을 해야만 한다. 선택에 대한 결과는 선택을 한 우리의 몫이다. 어떤 선택은 위안과 설렘을 갖기도 하고 또 다른 선택은 아쉬움과 후회를 불러오기도 한다. 나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사학과로 가려 했는데, 먹고사는 문제로 상과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권유로 나의 꿈이 좌절되었다.

선친께서는 살다 보면 열두 고개를 넘는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맞음에 새삼스럽게 고개를 숙이며 남은 두 고개를 잘 넘어가기 위해 노력도 한다. 우리가 사는 김해는 서기 42년 가락국이 건국된 곳이기에 그래서 고도(古都)다. 최근에는 가야왕도로 도시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가락왕도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지봉하면 떠오르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내밀지 않으면, 너를 구워 먹어버리겠다"라는 부분이 있다. 구지가를 지난 2016년 2월 28일 가락국시조대왕 숭선전에서 발행한 '숭선전사'에서는 숭배의 대상인 거북을 말을 듣지 않는다고 구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묘예 김의박의 해석을 인용(옛말산책29∼33쪽)하면서, 구지봉을 신(神)의 봉(峯) 뜻으로 구지가를 '신의 노래'라는 뜻으로 "신이시여 신이시여, 쉬이 나타나소서, 아니 나타나시면, 번적여 주소서"라는 번역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동국대학교 세계불교학 연구소 향가만엽집 연구실장 김영회 교수께서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모든 향가는 한자를 이용하여 고대 한반도어로 표기된 작품임을 밝히고, 구지가는 향가로 "갈라진 게 무엇인가 갈라진 게 무엇인가, 임금이 나타나야, 만약에 안 나타나면야, 제사 고기로 불에 태워 연기를 마시게 하리야"로 풀이했다. 즉 龜何(龜 갈라지다 균, 何 무엇 하)는 뜻글자, 우리말 어순법에 따라 "갈라지는 게 무엇이냐"로 풀려야 한다고 하면서 고조선의 표기법에 따라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는 발표는 충격적이다 못해 신성하다.

한반도 남단에 시행된 복골(동물의 뼈를 불로 지져 점치는 행위)에 향가의 문장은 노랫말, 청언(請言 천지귀신에게 작자의 소원을 이루어달라 청하는 말), 보언(報言 향가 제작자가 향가 연출자에게 자신의 요구사항을 알리는 문자)으로 기능하는 문자로 되었다는 김영회 교수의 해석은 설득력이 높다. 그렇다면 구지가는 가락국시조대왕 김수로께서 구간을 비롯한 이 땅의 모든 이에게 산봉우리 흙을 파내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춤추도록 일러준 우리나라 최초의 원시가요로 향가다.

일본 열도 '만엽집', '고사기', '일본서기' 속의 향가 4751곡의 뿌리는 구지가에 있기에 그 어떤 향가보다 구지가가 지닌 의미가 중요하다. 일본인들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향가들을 해독할 수 없게 되었기에 '만엽집' 등에 있는 향가 풀이로, 한국과 일본의 고대사 문제가 해결되어 고대 한반도 남단에 자리한 가락국 김해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가락인의 위대한 여정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김영회 교수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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