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5 22:03 (목)
주체적인 자유의 삶 통한 '존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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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4.25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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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생각 넘기기 ⑮
이현정의 책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사회 기준 아닌 자기 기준 세워야
자신 욕망 들여다볼 계기 도움
이현정의 책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표지.
이현정의 책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표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지 않는 삶이 있을 수 있는가? 아무리 내가 이건 내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생각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타인의 욕망, 시대의 욕망이 들어가 있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나를 둘러싼 욕망의 구조에 어떻게 지배당하며 살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있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면서 생겨나는 부작용이 제일 심각하게 나타나는 부분이 몸, 가족, 젠더, 혐오의 문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총체적 파악을 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현정의 책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를 권한다.

이현정 작가는 '우리 몸은 어떠한 제약과 요구, 그리고 가능성 속에 놓여 있는가?', '오늘날 가족의 형태는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가족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 '남녀 성별이 차별과 배제, 혐오를 넘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등의 질문에 대답하려는 시도로 책을 썼고 이러한 질문과 문제 들을 되짚으면서 우리 모두가 타인의 욕망에 따라 사는 삶이 아닌, 자신의 욕망에 따라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만들어 가기를 원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 생각해 보면 좋은 내용이나 중요 내용을 편집해서 소개한다.

우리 몸은 이제 신체의 부분 하나하나가 모두 타인의 관심과 평가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남성, 여성의 구분 없이 모두가 자신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신체가 대상화되면서 타인이 보기에 적절한 몸인지의 여부가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동시에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을 타자화해 관리하는 것 자체를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받아들이곤 한다. 이것은 자칫 '타인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병적으로 자신을 관리하고 스스로 자신을 옭아매며 고통을 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일상의 어떤 부분에서 허기를 느낄까? 허기는 단순히 물질적 결핍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망, 무엇인가 마음이 공허하고 헛헛할 때 또한 허기를 느낀다. 록산 게이의 사례를 통해 말한다.

'사회가 우리 몸을 관리하라는 요구가 지나치면 이는 몸에 대한 혐오나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몸 관리는 곧 그 사람의 자아 정체성을 구상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우리 몸은 항상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고, 끊임없이 평가받으며 그러한 불편함 속에서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상황'에 직면하도록 만든다.'고 하면서 작가는 또 라캉의 이야기를 끌고 온다.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으며, 유일하게 보는 방법은 거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우리가 거울에서 보는 모습은 나의 반사된 모습일 뿐 진정한 내 자신의 모습은 아니다. 결국 나라는 존재는 타인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으로 규정된다.'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 속에서 형성된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부모 중 한 사람이 해외에서 이주한 경우에도 불편한 시선이 드러나는데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시선에는 한국의 혈연 중심적 사고가 반영되어 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 담론은 그들이 한국보다 못 사는 나라 출신이며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한다.'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서 작가는 '가치관은 인간이 자신이 속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삶이나 어떤 대상에 대해 무엇이 좋고 바람직한 것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즉 개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세상과 자신의 접점을 찾으며 형성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묻는다. '왜 우리는 이렇게 혐오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불안'에 있다고 한다. '사회적 기준에 맞춰 살아가면서 사실은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고 자유롭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고, '그 불안한 마음은 비교적 쉽게 비난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비난과 혐오의 마음으로 뒤바뀐다.' 말한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는 실패한 사람들을 위로하거나 격려하기보다는 경멸하고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에 더 익숙하다.'고 진단한다.

살아가는 이상적인 기준이 있다고 생각해서 비교하고 간섭할 때, 우리는 한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하게 된다. 이상적인 기준이란 없다. 그것은 만들어진 허구이다. 우리는 어쩌면 실체가 없는 것을 있다고 믿으며 서로 괴롭히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편적 기준이란 얼마나 위험한 기준인가. 존재하는 것은 개별자다. 한 개인이 실제적 삶을 살아갈 뿐이다.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말고 지나친 오지랖을 부리지 말고, 서로가 행복하게 사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작가는 이 책에서 묻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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