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등 첨단기술을 도입한 '미래형 도서관'
연중 다양한 평생학습, 인문학 프로그램 운영
지역 역량 있는 작가들 작품 전시 가능한 해담
사진을 찍어 문자로 사진을 보내주는 라봇
잘못 꽂힌 책 찾는 정예 요원, 장서점검 서치봇
안내·장서정리·책 읽어주는 로봇 만날 수 있어
도서관이 진화하고 있다. 창원도서관에 가면, 로봇이 안내를 하고, 기념 사진을 찍어 메일로 전송해 준다. 장서를 정리하는 로봇도 있고, 책을 읽어주는 로봇도 있다.
이제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거나 공부하는 공간이 아닌, 첨단 로봇과 소통하고, 디지털 뉴스 정보와 인문학 강좌, 전시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초연결시대로 접어든 21세기의 새로운 변화와 흐름에 맞추고 도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도서관의 서비스가 달라지고 있다. 40년의 세월 동안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해 온 경남도교육청 창원도서관(관장 허재영)은 2022년 신축한 '책담'을 비롯해 기존 건물을 재정비한 '꿈담', '해담'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책과 사람, 로봇을 매개로 도민의 일상과 함께하는 창원도서관을 면밀히 살펴보겠다.
◇ 최첨단 기기·시설과 만남 = 책담
'책담'은 복합문화공간을 바탕으로 로봇,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도입한 '미래형 도서관'을 표방하고 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용자들이 가장 즐겨 찾는 장소이다. 2022년 10월 말 책담 개관 후 1년간 다녀간 이용객이 92만여 명에 달한다. 이를 입증하듯, 책담의 성공적인 개관과 운영을 인정받아 2023년 <전국도서관 운영 유공>에서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국 대표 명소로 거듭난 책담은 전국 각지 도서관, 시·도의회 등 관계기관에서 벤치마킹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작년 한 해 동안 64개 기관의 관계자가 1283명이나 다녀갔다.
9종 46대의 다양한 로봇들이 책담 곳곳을 누비며 활동하고 있고, AR, VR 등을 활용한 활동으로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람과 로봇, 자연과 우주, 현실과 가상이 어우러지는 책담은 지상 2층 건물에 연면적 2759㎡, 장서 약 9만 권을 보유하고 있다.
◇도민의 평생학습·문화창작 공간 = 꿈담
창원도서관에서는 도민의 삶 속의 도서관, 일상의 도서관을 누릴 수 있도록 연중 다양한 평생학습,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민들의 질 높은 여가생활 향유와 개인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주로 '꿈담'에서 이루어진다. '봄, the해봄' '여름, the가꿈' '가을, the채움' '겨울, the배움'으로 사계절에 따라 인문교양, 문화예술, 건강, 정보화 등 영역별로 선정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도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인문학적 소양과 감수성 함양을 위해 '도서관에서 만나는 인문학'도 마련했다. 11월까지 매월 음악, 과학, 문학, 역사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이 꿈담홀에서 펼쳐진다. 안지연, 이정모, 신병주, 고규홍 등 분야별 명사들이 참여해 여러 가지 경험을 도민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 전시 및 행정서비스 구현 공간 = 해담
3층에 있는 '갤러리 창'은 지역의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곳이다. 지역 작가들의 창작 활동 활성화에 기여하고 도서관을 찾는 지역주민들이 전시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림, 사진, 캘리그라피 등 여러 분야의 작품을 개인전, 단체전으로 만날 수 있다.
건물 3동 중에 유일하게 지하가 있는 해담은 창원도서관 개관 당시 구입했던 장서를 비롯한 오래된 책, 시대적 가치가 떨어진 책, 이용률이 떨어진 책 등을 선별해 보존서고(모아누리)에 보관하고 있다. 1층은 강좌실, 2층은 직원 업무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해담은 지하1층, 지상3층 건물에 연면적 2039㎡, 장서 약 13만 5000권을 보유하고 있다.
◇ 책담 1층을 누비며 도서관을 안내하는 귀염둥이 = 라봇
책담 1층에 들어서면 가장 처음 만날 수 있는 로봇이다. '라봇'이라는 이름을 가진 로봇은 시설부터 행사 등 기본적으로 안내 기능을 가지고 있다. 도서관에서 필수적인 도서 검색 기능을 텍스트, 음성 인식으로도 가능하다. 책담을 활주하며 시설 곳곳을 안내하고 이용자가 찾는 장소까지 데려다주기도 한다. 또한 도서관을 방문한 기념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로봇과 함께 친구처럼 찍을 수도 있고, 로봇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는데 로봇이 사진을 찍어주면 문자로 사진을 전송받을 수 있다.
◇ 잘못 꽂힌 책을 찾는 정예 요원, 장서점검 로봇 = 서치봇
책담 2층 한쪽에 자리를 잡은 장서점검 로봇 '서치봇'은 평상시에는 별다른 활약 없이 쉬고 있다. 낮에 이용돼 잘못 꽂힌 책을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안테나 기술로 밤새 점검해 다음 날 데이터를 전송해 준다. 서치봇이 점검한 데이터 자료를 받은 사서는 다음날 출근해서 엉뚱한 자리에 꽂힌 책을 컴퓨터 화면으로 확인하고 다시 제자리에 꽂아둘 수 있다.
약 35만 권의 장서를 점검할 경우,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려 그동안 도서관 문을 닫아야 하는데, 서치봇을 이용하면 기간을 1~2일 정도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 매일매일 점검해 자료를 찾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도와주는 장서점검 로봇은 전국에 단 두 곳에서 볼 수 있는데 창원도서관이 그중 한 곳이다.
◇ 아이들에게 책 읽기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주다! = 아띠봇
혼자 책을 읽기 어려운 유아와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스토리텔링 로봇이 있다. 축구공 정도의 작은 크기의 귀여운 부엉이 모양을 한 로봇의 이름은 '아띠봇'이다. '아띠'라고 표시된 책을 로봇에게 인식시키면 성우, 원어민 또는 부모의 목소리로 실감나게 들을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개발된 로봇은 이마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책의 그림들을 인식하기 때문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에 맞추어 책을 읽는다. 책 읽기 기능 외에도 동요를 불러주기도 하고 눈동자 굴리기, 폭탄 놀이, 그림 맞추기 놀이 등이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도서관 회원에 한해 1시간씩 책담 안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창원 지역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도 아띠도서 세트와 함께 대여해 주고 있다.
◇ 시내버스로 시민 밀착형 홍보 전개 눈길 = 광고 버스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홍보 추진을 위해 창원 지역 내 시내버스를 활용해 적극적인 도서관 활동을 펼친다. 기존의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홍보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버스 광고를 추진한다.
창원-마산(BRT 5000 또는 109, 113), 창원-진해(151)를 누비는 시내버스 2대에 도서관 메시지를 담은 외부 래핑광고를 부착해 시민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1회차(4~6월)는 미래형 도서관인 책담을 알리고, 2회차(7~9월)는 올해로 성년이 된 경남의 대표적 독서브랜드인 '경남독서한마당 독서공모전'을 홍보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광고 버스를 찾아라!' 행사도 마련했다. 도서관 광고 버스를 발견하면 손하트와 함께 인증사진을 찍고 개인 SNS에 올리면 된다. SNS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모두 가능하며, 반드시 필수 해시태그인 '#창원도서관_광고버스'를 작성해야 한다. 참가자 중 매월 10명을 추첨해 선물도 준다고 하니 일상 속 광고버스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 올해 주목할 만한 도서관 이슈 = 성년이 된 명품 독서브랜드, 경남독서한마당
2005년부터 지금까지 경남도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책 읽기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경남독서한마당'을 해마다 개최한다. '경남독서한마당'은 경남교육청 주최, 창원도서관 주관, 경남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이 협력해 추진하는 경남을 대표하는 독서브랜드 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2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2월에는 올해의 경남독서한마당 행사를 위한 대상별 도서 40권을 다종 선정해 발표했다. 이번 도서들은 최근 2년 이내 출간된 도서 중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성장, 우정, 소통 등 흥미 있는 주제부터 기후 위기, 대인관계, 윤리 문제를 비롯해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 등 다양한 주제의 도서들로 구성했다.
매년 선정된 책과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독서공모전(2024.8.16.~9.30.) 및 선정도서들을 활용한 △책 꾸러미 지원, △작가와의 만남 등 다채로운 독서진흥행사를 해오고 있다.
또 올해 스무 살이 된 경남독서한마당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특별 행사들도 준비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 선정도서 '사자마트'(김유 저, 천개의바람)로 독서 뮤지컬을 제작하고, 도내 기관 3곳을 방문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선정도서 10권을 완독해 보는 '경독당 독서마라톤' 참가자도 모집 중이다. 독서마라톤 완주자에게는 다양한 상품과 혜택이 기다리고 있다.
◇ 앞으로 도서관의 나아갈 방향
인생의 빛이자 친구 창원도서관은 작년 11월 개관 40돌을 맞았다. 개관기념일을 축하하며 지역주민들에게 축하 글을 받았는데 그때 어떠한 이용자가 이런 글을 남겼다고 한다. "불혹, 흔들림 없이 지금, 이대로 쭈욱! 든든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는 인생의 빛이자 친구입니다"라는 손 글씨와 함께 고맙다는 인사를 적었다고. 앞으로도 지역주민들과 함께 성장하며, 든든하고 묵묵하게 옆에 있어 주는 존재로 남고 싶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허재영 관장은 "창원도서관은 도민들의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는 도서관으로서? 도민들과 함께? 성장하며 든든하고 묵묵하게 인생의 빛이자 친구로 존재하겠습니다" 라며" 공공성, 개방성, 지식정보성 등 공공도서관 역할을 선도하는 도서관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