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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 조 이야기
트레이더 조 이야기
  • 경남매일
  • 승인 2024.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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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개발본부장
김제홍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개발본부장

트레이더 조(Trader Joe's)는 미국 캘리포니아 몬로비아(Monrovia)에 본사를 둔 식료품 체인점으로 미국 전역에 약 56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설립자는 조 콜럼비(Joe Coulombe)으로 지난 1967년 캘리포니아 패서디나(Pasadena)시에 최초로 문을 열었다.

트레이더 조는 할인 판매 없이 연중 같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며 온라인 판매는 하지 않는다. 최근 한국의 냉동김밥을 들여와 판매하면서 '품절 대란'을 일으켜 국내서도 알려졌다. 경북 구미에서 만든 냉동 김밥을 직수입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팔았는데, 이를 구매한 어느 한인 교포가 틱톡에 올린 '김밥 먹는 영상'이 주목받으면서 유명해졌다.

트레이더 조는 연간 4000여 개의 물건을 선별해서 내부의 평가위원회(패널)를 거쳐서 판매 상품으로 선택하는데, 한국의 냉동 김밥이 평가위원회를 통과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닥쳐온 인플레이션 시기에 보기 드물게 저렴($3.99)하지만 높은 품질 때문이었다.

트레이더조는 월마트와 가격경쟁을 하기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곳보다 PB 상품을 많이 취급하는 편이다. PB 상품이란 프라이빗 브랜드의 약자로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위탁하여 제품을 생산한 후, 유통업체 브랜드로 출시하는 상품이다. 유통업체가 품질을 보증하고 제반 비용이 절약되기 때문에 일반상품에 비하여 가격이 저렴하다. PB상품의 등장은 유통이 제조를 지배하는 대표적 모델인데, 거대 유통업체가 이처럼 제조업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현 시장의 흐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한 조사기관(Aful)이 조사한 결과, 40대~60대가 가장 선호하는 대형마트의 PB 상품 브랜드 1위는 이마트의 '노브랜드(24.8%)'로 나타났다. 2위는 역시 이마트의 고급 간편식 '피코크(19.3%)'였고, 3위는 코스트코의 '커틀랜드(9.1%)'로 보고되었다.

이마트의 피코크(PEACOCK)는 영국의 '막스 앤 스펜서'와 미국의 '트레이더 조' 등 잘 나가는 식료품 마켓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이마트는 패키지 전문 디자이너를 채용하여 피코크 제품들의 포장을 고급스럽게 만들어 한 끼 때우는 간편식 이미지를 넘어 정성스럽게 보이도록 했다.

며칠 전, 트레이더 조가 20년 동안 19센트에 판매해 온 바나나 1개의 가격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20% 인상한 23센트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엄청난 고심 후 내린 결단일 것이다. 왜냐하면 바나나는 트레이더 조의 철학이 담긴 특별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트레이더 조의 인터넷 라디오인 팟캐스트(Inside Trader Joe's Podcast) 첫 방송(2018년 5월 1일)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리조나(Arizona)주의 선시티(Sun City) 매장에서의 일이다.

다른 곳처럼 4~5개를 묶어 1파운드(약 0.45㎏) 단위로 바나나를 팔았는데, 어떤 할머니가 바나나를 사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카트에 담지 않은 것을 보고 직원이 왜 담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저 네 번째 바나나를 먹기 전까지 살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 다음 날부터 트레이더 조는 바나나 낱개를 19센트에 팔기 시작했고 약 20년간 그 가격을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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