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7 00:36 (화)
'태어'는 고등어가 아니라 복어다
'태어'는 고등어가 아니라 복어다
  • 경남매일
  • 승인 2024.04.0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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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요즘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한의학 칼럼이나 음식칼럼에 보면 고등어의 한자어를 태어(?魚)로 적어 놓았다.

대한한의사협회 공식 블로그에도 '한의학에서 고등어는 '태어(?魚)'라 칭하며 보익강장(補益强壯)의 효능이 있어 호흡기 또는 소화기의 만성적 질환 환자의 기력을 북돋우는 데 활용해 왔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태(?)자는 고등어 태(?)자가 아니라 복어 태(?)자다.

고등어는조선 후기의 학자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이 지은 수산 동식물 연구서『자산어보(玆山魚譜)』에 고등어(皐登魚)로 기록되어 있으며, 1798(정조 22)년 이만영(李晩永, 1789~1828)이 편찬한 『재물보(才物譜)』에는 고도어(古道魚)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한자로 고도어(古刀魚), 고동어(古冬魚), 고어(古魚), 벽문어(碧紋魚)라고도 한다.

왜 갑자기 태어(?魚)가 고등어로 잘못 해석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지만 사전만 들춰봐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유의어 사전이자 언어 해석 사전인 『이아(爾雅)』 석고 상에 "태배 고논 수야 태배는 노인으로 장수하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곽박(郭璞)의 주(註)에 "(태배 배피여태배)태배는 등의 피부가 복어의 무늬처럼 검버섯이 핀 것이다"라고 하였다.

태배(台背)는 등에 반점이 생기는 것 台는 태어(?魚) 즉 복어로 등에 복어의 반점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한국문학언어학회 지난 2020년 3월자 어문론총 83권 30페이지에 '명태의 경우, '태어(?魚)'는 '명태어'를 줄여 표기한 '태어(?魚)'의 오류이고, '북흥어(北薨魚)'는 마른 명태를 뜻하는 '북고어'를 오독한 것이다. '태어(?魚)'는 정문기의 '태어(?魚)'를 잘못 표기한 '태어(?魚)'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고, '북흥어'는 『한국어도보』의 오표기를 그대로 전재한 것이다'라며 '태어(?魚)'가 '명태어(明?魚)'의 줄여 표기한 '태어(?魚)'의 오류라고 했다.

그런데 '명태어(明?魚)'라는 이름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농정가(農政家), 저술가인 풍석(楓石) 서유구(1764년~1845년)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명태어(明?魚)'라 기록을 근거를 든 것 같은데, 밝을 명(明), 복어 태(?), 고기 어(魚)자를 쓴 '명태어(明?魚)'라는 말도 한자 표기가 맞지 않다고 본다.

조선의 성종 대의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명태를'무태어(無泰魚)'로 기록돼 있다.

함경도에서는 명태 간으로 기름을 짜 등불을 밝히는 데 썼기 때문에 '밝게 해주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명태(明太)'라고 불렀다고도 전해진다. 또 명태 간을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고 해서 명태로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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