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8 15:30 (화)
시공 초월한 역사의 기억, 총선 이후가 걱정이다
시공 초월한 역사의 기억, 총선 이후가 걱정이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4.04.07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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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한 대한민국을 위한 투표 중요
막말·파렴치·위선 후보부터 걸러내야
특정 정당·후보 기가 막히는 몰염치
내 편만 보는 팬덤정치, 신뢰도 하락
음주운전·아빠 찬스도 걸림돌 안 돼
박재근 전무이사
박재근 전무이사

정의와 불의, 그 기준이 무엇인가. 이런 물음을 던지는 것은 7개 사건에 10개 혐의로 재판 받는자,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내려졌거나 수감 중인 당 대표 그리고 잡다한 전과 이력에도 국회에는 문턱이 없다.

이같이 유달리 논란을 더하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이래도 되는가?'라는 물음에는 국민, 유권자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시인 조지훈은 1960년 3월 '새벽'에 발표한 '지조론'에서 정치 일선에서 행세하고, 정치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지조 없이 나대는 당대의 세상 모습을 냉철한 지성으로 비판했다. 지조(志操)란 원칙과 신념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지켜나가는 꿋꿋한 의지다. 때문인지 고래(古來)로부터 시공을 초월한 지도자들은 공정(公正), 의리(義理), 정의(正義), 평등을 입에 달고 살았다.

1980년 군사쿠데타 정권의 국정지표, 정의사회 구현이나 열독률이 몇 %인지 궁금할 정도로 재미 없는 책인데도….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국내에서 200만(미국 10만 부) 부나 팔렸다. 그만큼, 공정과 정의는 시공을 초월, 우리 국민을 환호케 했다. 하지만 시공을 초월한 그 기대도 무너져 내린 게 이번 총선인 듯하다>. 이번 총선에서 이·조 두 대표는 잡범조차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듯, 국회 문턱을 확 낮췄다. 한국 정치의 큰 변화를 이끌고 있어 국민이 걱정할 정도이다. 대출 때 허위 자료를 내는 불법을 저질러도 국회의원을 할 수 있게 했다.

경기 안산갑의 민주당 양문석 후보는 서울 강남 아파트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 딸을 사업자로 둔갑시켜 새마을금고에서 11억 원을 대출받았다. 금융 당국은 양 후보가 사업자 대출을 유지하기 위해 허위로 문서를 꾸며 딸이 사업을 하는 양 위장한 사실을 확인하고, 양 후보 딸과 대출 모집인을 수사기관에 통보키로 했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언론개혁을 주장하는 등 딴청이다. 수원정의 민주당 김준혁 후보는 지난 몇 년간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초등생·종군위안부와 성관계를 했다는 둥,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제자들을 미 장교에게 성 상납시켰다는 등 근거 없는 막말을 마구 쏟아냈다. 그래도 끄떡없다. 민주당은 개의치 않는다.

또 경기 화성을 민주 후보는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 현 시세 30억 원대 성수동 땅을 증여하고, 딸의 20억 원대 성수동 아파트 구매도 도왔다. 광주 서을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는 한남동 재개발 구역 단독주택을 20대 두 아들에게 증여했다. 증여세까지 완납했으니 그동안 2030 세대의 가슴에 불을 지른 '아빠 찬스'도 앞으론 국회 입성에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

조국 자신도 그렇지만 검찰에 기소되거나 1·2심에서 실형을 받아도 출마엔 전혀 족쇄가 되지 않는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4번 후보는 음주운전에다 무면허 운전 등 전과에도 국회 진입엔 문턱이 없다. 또 비례대표 1번 후보의 남편 변호사가 검사장 출신으로서 개업 1년 만에 40억 원의 수임료를 번 것에 대해 조국 대표는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고 규정, 전관예우 문턱이 사라졌다. 다만 얼굴은 두꺼워야 한다는 문턱만 넘어서면 국회의원은 아무나 해도 되는 신기원을 이뤘다.

무자격 후보들이 공천을 많이 받았다. 따라서 정파와 진영에 상관없이 막말·파렴치·위선 등 이른바 저질 후보들에게 투표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해졌다. 뿌리 깊은 정치 불신, 선거 경쟁을 좌우하는 '프레임' 등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막말과 부도덕을 엄하게 다스리겠다고 외쳤지만, 부적격자들이 선거판을 복마전으로 이끌고 있다. 이들이 당선된다면 22대 국회를 '동물 국회'로 몰고 가리라는 예상은 과하지 않다. 이·조 두 당 대표는 이미 공공연히 "윤석열 탄핵"을 입에 올리고 있다. 조국은 "레임덕을 데드덕으로 만들겠다"라는 말까지 한다. 다음 국회가 더 악성의 진영 정치로 치달을 것을 예고했다.

선거는 지난 잘못을 청산하고 미래 청사진을 도출하는 회고와 전망의 변증법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 정국은 복수혈전에 갇혀 버렸다. 오히려 정치 위기만 가중되고 있다. 이 혼돈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나. 총선 이후가 걱정이다. "투표(voting)는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총알이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 프랭클린 P. 애덤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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