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16:39 (목)
불혹(不惑)과 지천명(知天命)
불혹(不惑)과 지천명(知天命)
  • 경남매일
  • 승인 2024.04.04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헌동 전 영운초등학교 교장
이헌동 전 영운초등학교 교장

중학생 시절 한학자이셨던 외조부께 공자와 맹자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다. 당시는 좁은 식견으로 고리타분한 사람들로 여겨졌던 것이 대학원에서 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 이 분들의 훌륭함과 진면목을 알수 있었다. 아래의 글은 이룸학교 학생들에게 보낸 글이다.

불혹(不惑)은 나이 40세를 이르는 말로 유혹에 흔들리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불(不)은 '아니다, 못하다, 없다'는 뜻을 지닌 글자로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것이라고 합니다. 혹(惑)은 '미혹하다, 의심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로 혹시 혹(或)자와 마음 심(心)이 결합한 모습입니다. 혹(或)자는 창을 들고 성을 지키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혹시라도 적이 쳐들어 올까봐 걱정하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염치가 없고 하면 안되는 짓을 하는 인간 말종들이 횡행하면서, 힘이 문제해결의 수단인 패도정치의 시대에 현실을 바탕에 둔 이상주의자였던 공자를 다른 사람들은 "안 될 줄 알면서도 하려고 하는 사람(是知其不可而爲之者與)"이라고 하였습니다.

공자는 ['인지생야 직(人之生也 直), 망지생야 행이면(罔之生也 幸而免)'인간이란 원래 바르게 태어났다. 이를 무시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다행히 천벌을 면하고 있는 것이다]는 신념이 40세가 되니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전에는 나쁜 짓을 하고도 잘사는 사람을 보면서 미혹함이 있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지금은 공자가 살았던 시대보다 훨씬 공정하고, 노력하면 자기의 뜻을 펼쳐 볼수 있는 세상입니다. 여러분들은 꿈을 갖고 자기가 할수 있는 기술이나 일을 찾아서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면 지금의 어려움이 전화위복이 될수 있습니다.

실현하기 힘든 줄 알면서도 실현할만한 가치와 문화, 인간관계와 사회관계를 제시하고 이상을 추구했던 덕분에 공자는 수천년 생명력을 지니고 배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이도 공자께서 70세 지나 살아온 생애를 회고하면서 한 말씀을 따르고 있습니다. 나이 60이 넘어서 논어를 다시 보니 공자는 정말 인간적이고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나면 논어를 읽어보길 권합니다.

여러분 나이에는 흔들림이 있겠지만 불혹의 의미를 알고 노력하면 40이 되기 전에 불혹의 경지에 들수 있습니다. 제대로 아는 만큼 현명한 삶을 살수 있습니다.

지천명(知天命)은 '하늘의 명을 안다'는 뜻으로 나이 50세를 의미합니다. 공자는 50이 되어 진정한 인간 삶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 존재나 일, 삶이 우연이 아니라 하늘의 섭리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知)는 화살 시(矢)와 입 구(口)의 합자로서 '알다, 나타내다' 등의 뜻이 있습니다. 화살이 많을수록 과녁을 맞출 확률이 높듯이 아는 것이 많을수록 제대로 표현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天)은 사람이 팔을 활짝 벌린 모습인 큰 대(大) 위로 끊없이 펼져진 하늘인 한 일(一)이 결합한 글자로 하늘, 하느님, 천지, 자연 등의 의미가 있습니다. 명(命)은 대궐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표현한 것으로 명령을 의미합니다. 명령은 목숨을 걸고 완수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목숨이나 생명의 뜻이 파생된 글자입니다.

50세 무렵 공자는 제자들을 가르치는 선생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선생의 역할을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가이위사의(可以爲師矣)'로 표현하였습니다. 옛것을 잘알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도 배워서 잘알고 창출할수 있어야 제대로 된 선생이 될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법고창신(法古創新) 할수 있어야 좋은 스승이 될수 있습니다. 법고창신의 뜻은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길 바랍니다. 자신이 직접 찾은 것이 자기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삶의 정신이 법고창신이었습니다. 세종대왕 탄신일이 스승의 날입니다.

하늘의 섭리 즉 하늘의 명으로 태어난 존엄한 인간이 되려면 공자는 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군자는 어떤 것이 의롭고 옳은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소인은 어떤 것이 이익이 되는가를 먼저 생각한다고 공자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면 지식, 권력, 재물 등 모든 것이 나쁜 것에도 활용되어 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공자는 끊임없이 바람직한 것을 추구하였습니다. 나쁜 짓을 하고도 반성하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공자는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이라고 하였습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군자 화이부동(君子 和而不同) 소인 동이불화(小人 同而不和)'의 의미도 찾아보길 바랍니다. 사람의 격이 높아지는 길을 공자는 제시하고 있어서 노력하는 만큼 하늘의 명령인 섭리에 따르는 좋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행하는 만큼 발전합니다.

경남매일 칼럼 <'食爲民天' 세종의 리더십>에 법고창신의 뜻을 풀이한 것이 있습니다. 식위민천(食爲民天)의 뜻은 "백성들은 임금을 하늘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먹고 사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