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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릉비 왕명과 국강상의 표기에 대해
광개토태왕릉비 왕명과 국강상의 표기에 대해
  • 경남매일
  • 승인 2024.04.0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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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명칭 중 '광개토태왕' 옳아
'광개토' 영토 회복 '다물사상' 내포
하늘의 뜻 실현한 위대한 왕
도명스님
도명스님

 

광개토태왕릉비에 나오는 태왕의 시호(諡號)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이다. 그런데 왕명(王名)에 대하여 광개토태왕, 광개토대왕, 광개토왕, 호태왕, 영락대왕 등으로 다양하게 칭하고 있다. 또 비명(碑名)에 관해서도 광개토태왕릉비, 광개토태왕비, 광개토대왕비, 광개토왕비, 호태왕비 등으로 불리며 통일된 명칭이 없다.

물론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광개토왕조>에는 ‘광개토왕’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나 최초의 기록인 태왕의 능비 여러 곳에는 태왕(太王)이란 용어가 보이고 있다. 때문에 영토확장의 혁혁한 공으로 추증된 왕명인 광개토(廣開土)를 정체성으로 하는 만큼 ‘광개토태왕’이라 칭해야 옳다. 그래서 비명(碑名) 또한 응당 광개토태왕릉비(廣開土太王陵碑)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 대개는 시호에서 보이는 ‘國罡上’을 ‘國岡上’으로 표기한다. 즉 ‘북극성 罡’을 ‘언덕 岡’으로 표기하는데 다시 고려해야 한다.

한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고국원왕조> 41년에는 ‘이달 23일 왕이 죽자 [고국의 언덕]에 장사 지냈다’ 또 <소수림왕조>에는 ‘14년 겨울 11월에 왕이 죽었다. [소수림]에 장사지내고 왕호를 소수림이라 했다’ 그리고 <고국양왕조> 9년에는 ‘여름 오월에 왕이 죽었다. [고국양]에 장사지내고 왕호를 고국양왕이라 했다’고 나온다. 그런데 <광개토왕조> 22년에는 ‘겨울 10월에 왕이 죽었다. 왕호를 광개토라 한다’라고만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앞 세 명의 왕은 모두 ‘고국원’ ‘소수림’ ‘고국양’이라는 곳에 묻혔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광개토태왕은 묻힌 장소를 언급하지 않고 왕호만을 광개토왕이라 하고 있다. 이는 태왕의 시호에서 보이는 ‘國罡上’이 학계의 일반적인 주장처럼 반드시 태왕이 묻힌 장소를 뜻하는 용어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國罡上’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왕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특별한 용어일 가능성도 있다. 왜냐면 왕이 묻힌 곳을 왕명으로 한다면 광개토태왕은 [광개토]라는 언덕에 묻혀야 한다. 그러나 광개토는 누구나가 인식하듯 태왕의 업적을 표현한 용어일 뿐이다. 그렇다면 ‘國罡上’은 태왕의 왕호에서 보이는 여러 정체성 즉 국강상, 광개토경, 평안, 호태왕 중의 하나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과연 ‘國罡上’은 무엇을 뜻할까? 이것에 대한 실마리가 1946년 우리에 의해 최초로 발굴된 경주 호우총(壺杅塚)에 있다. 여기에서 나온 청동 그릇인 호우의 바닥 밑면에는 4행 4자씩 16글자로 ‘신묘년국강상광개토지호태왕호우십’(辛卯年國罡上廣開土地好太王壺十)이란 명문이 새겨져 있었다. 한편 흥미로운 점은 태왕의 즉위년인 신묘년이 새겨진 명문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만 능비에는 광개토경(廣開土境)이라고 씌어진 반면 호우에는 광개토지(廣開土地)로 되어 있으며 이때 경(境)과 지(地)는 같은 의미로 쓰인다. 그런데 그 명문 위에는 마름모꼴의 #문양이 있다. 이 문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한문학자 조옥구 박사는 ‘우물 井’인데 곧 북극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천손사상을 가진 한민족은 옛날부터 북극성을 신앙해 왔으며 고조선의 천손사상이 고구려에도 계승되었고 그것을 상징하는 문양이 바로 #이라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우리 민족이 태어난 날인 생일을 높여 부르는 생신(生辰)에서 ‘별 辰’을 쓰고 죽을 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이처럼 한민족은 별에서 와서 별로 돌아간다는 생사관을 가졌다. 여기에서 말하는 별이 북극성임은 당연하며 이것이 나중에 칠성신앙으로 정착된다.

그래서 ‘國罡上’의 뜻은 ‘우라나라에서 북극성처럼 높은 분’ 또는 ‘고구려에서 북극성 같은 조상(祖上)’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國罡上’은 고조선의 천손사상으로 ‘하늘의 뜻을 이은 분이 바로 광개토태왕이시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國罡上’은 ‘하늘의 뜻’을 의미하고 ‘廣開土’는 고조선의 영토를 회복한다는 <다물사상>을 ‘지상에서 완성했다’는 의미이다. 곧 <在世理化> <以道輿治>를 말하고 있다.

또 ‘國罡上廣開土’는 ‘하늘(조상)의 뜻을 땅에서 이룬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國岡上’은 곧 개천(開天)을 의미하고 ‘廣開土’는 곧 개지(開地)를 의미한다. ‘平安’은 홍익인간 하는 모습이며 ‘好太王’은 대단한 왕이란 뜻이다. 즉 ‘하늘(조상)의 뜻을 땅에서 실현하고 널리 백성을 이롭게 한 훌륭한 왕’이란 의미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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