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0 07:53 (목)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힘이 춤춰야"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힘이 춤춰야"
  • 하영란 기자
  • 승인 2024.02.15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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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생각 넘기기 ④
김근호 산문집 '홀로 왈츠를 추며'

둥근 돌은 기초 돌로 놓지 못해
모난 돌은 날카롭고 예민해도
주춧돌 되는 것은 요긴함 때문
김근호 산문집 '홀로 왈츠를 추며'
김근호 산문집 '홀로 왈츠를 추며'

김해는 인구 유입이 계속 진행 중인 도시다. 김해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김해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토박이들보다는 타지에서 들어온 인구 비중이 높다 보니 당연하다. 그 공간에 살고 있다고 해서 그곳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김해에 대한 사회문화와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이 각별한 작가가 있다. 바로 김근호 작가다.

김근호 작가는 작가로는 특이하게 공무원을 거쳐 시의원을 한 경력이 있다. 이 책 '나의 고향 장유'에서 작가 자신이 살고 있는 장유에 대한 자부심과 김해가 문화적 도시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 작가는 그동안 시 공무원과 시정 활동, 사회에 대한 소견, 일상의 소소함 등의 내용이 담긴 산문을 묶어 이달 15일에 세 번째 산문집 '홀로 왈츠를 추며'를 발간했다. 소외당하는 이웃이 없었으면 하는 따뜻함과 아니면 아니라고 하는 작가의 강직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머리말에 작가의 솔직한 마음과 성품이 드러나 있다.

둥근 돌은 부드럽고 예쁘게 보인다. 면이 부드럽고 색깔이 고울수록 비싸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감성적일수록 더 좋아한다. 그러므로 둥근 돌은 사치스러운 곳에 사용하는 것 외에는 별로 쓸모가 없다. 집을 지을 때 둥근 돌로 기초를 할 수 없다. 적어도 여기에 콘크리트로 부어야 한다. 담장을 쌓는데도 둥근 돌만으로는 쌓을 수 없다.

반면에 모난 돌은 날카롭고 예민해 보인다. 면이 거칠어 사람들은 다칠까 봐 외면한다. 그러나 이성적인 사람은 그를 더 좋아한다. 사치품이 아닌 집을 짓거나 담장을 쌓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여유로운 봄날'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프로젝트가 끝나서 취준하고 있는 아들에게 전화를 한다. "방구석에만 있지 말고, 고궁에도 가보고, 백화점도 가보고, 공원에도 가봐라. 그래도 너는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행복한 사람 축에 서 있는 사람이다." "빨리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아버지 보기에도 그렇고, 여자 친구에게도 체면 안 서고, 등등 그런 생각은 할 필요 없다." 작가의 넉넉한 마음과 아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김 작가는 사회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한 예로 '구지가문학관 설립에 대해서'라는 글에서 "구지가문학관은 박물관적 문학관의 성격도 있지만 이천 년 오랜 뿌리에서 시작해 앞으로도 계속 문학의 발전을 돕는 미래지향적 공간이 돼야 할 것이다"고 소견을 제시하며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것은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우리는 어른들이 야단을 치면 일단은 "예" 하고 받아들이고 다음에 기분이 좋은 날 봐서 얘기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 이제는 이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아닌 것은 바로 아니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어보자.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에서 작가의 성품을 엿볼 수 있다.

'의원은 세경 안 받는 재능기부자로' 글에서는 김 작가의 소신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의원직이 생계를 위한 직업이 되면 공익보다는 사욕을 챙기는 마음이 더 강해진다고 본다. 돈을 안 주면 이권 개입에 가담하는 의원이 많을 거로 생각하는 것도 나는 우습게 보인다. 아무리 활동비를 많이 주어도 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은 욕심을 내기 마련이다. 결국 근본적 품격에 따라 처신도 다르다는 말이다."

정해진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윗선에 아부하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소신 발언을 해온 김 작가는 홀로 왈츠를 추며 여기까지 왔다. 출세보다는 정직하게 살며 자신의 명예를 지키며 약자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작가의 심연에 깊이 뿌리박고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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