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4 02:58 (월)
섬∼섬마다 문화예술과 꽃향기가 퍼지는 신안군 꿈꾸다
섬∼섬마다 문화예술과 꽃향기가 퍼지는 신안군 꿈꾸다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3.12.20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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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 1위 열악한 환경에도
올해 인구 관광지표 증가 반전
1섬 1정원ㆍ1섬 1뮤지엄 정책
신재생에너지 주민 이익 공유
박우량 군수가 제6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원우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박우량 군수가 제6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원우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6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지면으로 읽는 다섯 번째 강의

강사: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

주제: '1004섬을 상상하다'

우리나라 1순위 인구소멸 지역으로 불리는 전남 신안군이 최근 이변을 보이고 있다. 줄곧 내리막을 걷던 인구가 반등하고 경제지표가 급격히 상승하는 기적을 보이고 있는 것.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위험 속에서도 남들이 생각지 못한 상상력으로 지역에 활력을 일으키고 있는 박우량 신안군수가 그의 경험을 들려주기 위해 김해를 찾았다.

박우량 신안군수가 지난 19일 저녁 김해 아이스퀘어호텔서 열린 제6기 경남매일CEO아카데미에서 '1004섬을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해시와 신안군은 역대 대통령(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역사적 동질성과 국제슬로시티 회원도시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지난 2019년 자매결연을 체결한 바 있다. 박 군수는 지난 1974년부터 공직을 시작해 내무부 장관 비서실장, 경기도 하남시 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지난 2006년부터 민선 4, 5, 7, 8기 신안군수로서 4선이다.

1000개가 넘는 섬으로만 이뤄진 신안군은 전국 지자체 중 최하위 수준 재정자립도를 보이면서 소멸돼 가고 있었으나, 올해에 전년 대비 인구가 266명이 증가하고 관광소비는 21%나 증가하는 반전을 보였다. 이는 그동안 박 군수가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 관광, 신재생에너지 정책 등이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신안군처럼 열악한 환경에 남들이 가는 길로 가면 절대 희망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 'the one & the only'를 가치로 삼고 전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려운 여건 속 '남이 가지 않은 길' 선택

박 군수는 신안군이 가진 힘든 여건을 설명했다. 신안군은 지난 7월 기준 인구는 3만 8123명이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의 41%로 노동인구 감소에 다른 새로운 소득 창출이 절실한 실정이다. 인구소멸 지수 1위이며, 재정자립도는 전국 226개 지자체 중 220위로 최하위권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 여객선 결항도 자주 있고, 목포에서 섬 지역까지 30분에서 7시간까지 걸려 교통도 불편하다.

이런 상황에서 박 군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택했다. 우선 '1004섬'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1004섬' 로고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숫자를 형상화해 쉽게 각인된다.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 지리적 특성을 표현해 풍요로운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진취적인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신안군은 전국 최초로 야간 여객선 운항으로 이동권을 확보했다. 박 군수의 노력으로 지난 2007년 신안군 의회에서 전국 최초로 24시간 여객선 운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야간운항 지원 조례'를 제정한 것이다. 이로써 섬 주민들은 한층 여유로운 삶을 살게 됐다. 당시 섬 주민들에게 여객선 야간운항은 '혁명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버스 완전공영제도 획기적인 일이다. 신안군은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14개 읍ㆍ면 버스회사를 인수해 완전공영제를 이뤄냈다. 시행 전에는 19만 명이 이용하던 버스가 현재 년간 67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및 학생, 국가 유공자 등에게 무상 교통을 제공하고 있다. 공영버스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노선을 결정하는 주민버스로, 자체 조사 결과 주민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안군에서 많이 생산되는 천일염의 식품화도 눈에 띄는 성과라고 소개했다. 45년간 광물로 취급받아 오던 천일염이 지난 2008년 식품으로 전환됨에 따라 일반 식품업소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천일염은 신안은 물론 전남 지역경제를 이끌어 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농업ㆍ어업 풍경에서 꽃향기 가득한 섬으로

박 군수는 "기존의 농업과 어업만으로는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섬을 아름답게 만드는 방식으로 관광명소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이날 형형색색의 꽃으로 섬을 색칠한 영상과 사진을 준비해 눈을 즐겁게 해줬다.

특히 그가 자랑하는 퍼플섬(박지도/반월도)은 세계관광기구로부터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지정된 데 이어, 한국 관광의 별 본상을 받는 등 국내외 관광객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38만 5000명, 올해 4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보라색 의류나 액세서리를 착용하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재미있다.

수선화의 섬(선도)도 자랑했다. 군은 수선화 섬 지도읍 선도 12㏊에 이르는 면적에 수선화를 심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선도에는 수선화 외에 금영화, 황금사철나무, 창포, 분꽃 등을 심어 '선도'를 '사계절 꽃피는 섬'으로 조성해 언제 방문하더라도 특유의 경관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경남매일 CEO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는 박우량 신안군수.
경남매일 CEO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는 박우량 신안군수.

순례자의 섬(기점ㆍ소악도)도 빼놓지 않았다. 신안군은 노둣길과 십이사도 예배당이라 불리는 건축미술 작품들을 조성해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예배당을 연결하는 끈과 같은 12㎞의 고즈넉한 순례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건축물들은 그리스, 러시아, 프랑스 성당 같기도 하고 한국적 불교문화가 느껴지기도 한다.

맨드라미의 섬(병풍도)도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고 했다. 축제기간 병풍도 맨드라미공원은 재배면적 14.1㏊로 전국 최대 규모의 340만 본 1억 400만 송이의 형형색색 맨드라미가 반기고, 홀로 솟은 구릉지로 마을과 갯벌이 한눈에 보이는 환상적인 경치를 선사한다.

수국ㆍ팽나무의 섬(도초도)도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 이곳의 팽나무는 대형 트럭에 큰 나무를 싣고 연륙교를 달려 암태도까지 이동한 뒤 배를 타고 도초도에 들어왔다고 한다. 주민들이 힘을 보태 완성한 환상의정원은 2021년 산림청이 주관하는 '녹색 도시 우수 사례 공모전' 가로수 부문에서 수상했다. 팽나무 10리길 끝자락에 자리 잡은 수국공원은 다양한 수국을 테마로 조성했다. 1004뮤지엄 파크가 있는 자은도도 해마다 관광객이 20% 증가하고 있다. 올해에도 피아노의 섬 축제 방문객이 4만 명이었다. 자은도 양산해변에 조성된 1004뮤지엄파크는 세계조개박물관, 1004섬 수석미술관, 수석정원, 신안새우란전시관, 도서자생식물연구센터, 바다해양숲공원, 해송숲오토캠핑장, 양산해변 등으로 구성된 해양 복합 문화 단지이다. 뮤지엄파크의 자량은 15㎞의 백사장의 양산해변이다. 해송 숲과 양산해변에는 모래언덕과 바다해양숲 공원이 있고, 1004 뮤지엄파크 안에 자연휴양림과 야영장이 있어 관람과 휴식이 가능하다.

"마을 주민들이 수선화 축제할 때는 노란색, 애기동백 축제할 때에는 빨간색을 입는 등 꽃의 색에 따라서 옷 색깔을 맞춰 입습니다. 이렇게 지역주민들이 축제에 함께 동참해주셔서 활력이 넘치고, 기적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주민들이 자부심 느끼는 문화예술의 섬으로

박우량 신안군수는 앞으로 신안군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중에는 대표적으로 1섬 1정원 정책과 1도(島) 1뮤지엄 정책이 있었다. 1섬 1정원 정책과 관련해 신안군은 섬별로 주제가 되는 꽃과 나무를 심고 그와 어울리는 색을 부여해 각 섬의 정체성을 만드는 한편 신안군 일대를 '1년 내내 꽃이 피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1섬 1정원에는 튤립 정원의 섬(임자도), 동백의 섬(흑산도), 목련의 섬(자은도), 암석의 섬(암태도), 붉은 꽃의 섬(비금도), 수국의 섬(도초도), 인동 귤의 섬(하의도), 올리브의 섬(신의도), 라일락의 섬(지도), 향기의 섬(증도), 애기동백의 섬(압해도), 예로우의 섬(팔금도), 퍼플섬(안좌도), 화이트의 섬(장산도) 등이 있다. 완료 11개소, 추진 중 8개소, 계획 중인 섬은 5개소이다.

1섬 1뮤지엄 정책은 문화예술이 꽃피는 섬을 만들자는 의지이다. 이와 관련해 박우량 군수는 "소득뿐만 아니라 문화예술로서 주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섬으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1섬 1뮤지엄 사업은 세계 유명 작가들이 참여하는 뮤지엄 5개를 포함, 26개소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만드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까지 26개소 중 15개소는 완료해 운영 중이고 11개소는 추진 중이거나 계획단계에 있다.

특히 스위스 출신의 건축거장 마리오 보타와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 박은선 작가의 콜라보로 자은도에 인피니또 뮤지엄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2025년 5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미술의 거장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많다. 내년 2월에는 김환기 작가의 고향인 안좌도에 야나기 유키노리가 설계한 플로팅 뮤지엄이, 도초도에는 올라퍼 엘리아슨 작가의 작품인 대지의 미술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비금도에 세계적인 철 조각가 안토니오 곰리의 작품인 바다의 문화시설이 들어서며,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는 국내 정치인들의 인물사진을 관람할 수 있도록 정치 인물사진 뮤지엄이 내년 5월 개관한다. 신의도에는 민중화가 홍성담이 참여한 동아시아 인권평화 미술관이 내년 12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바람, 햇볕, 바닷물이 소득이 되는

또한 박우량 군수는 '신재생에너지 주민참여 이익공유제'에 대해서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는 태양광 집적화단지를 만들어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개발이익 배당금을 평생연금처럼 주기적으로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주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으며 신안군은 지난 2018년 10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실제 5개 지역 주민들은 분기별로 이익배당금을 지급받고 있으며 연간 적게는 40만 원에서 많게는 240만 원의 '햇빛연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개체굴 양식 산업도 언급했다. 개체굴은 일반 굴보다 크고 맛이 좋다. 신안군은 세계 최고의 갯벌을 보유한 신안군의 고부가가치 소득 품종 개발을 위해 지자체 차원의 인공종자 생산과 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군수는 지난 2018년 세계 최고의 개체굴 생산과 판매로 유명한 프랑스 현지를 방문해 개체굴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으며, 충분한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후 조직과 인력 양성을 실시하고 이 같은 사업을 실시했다.

청년 어선 임대사업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 사업은 신안군에 거주하는 만 60세 미만의 어업인을 대상으로 허가어선을 구입해 임대하는 방식이다. 5년간의 임대 기간 임대 조건은 원금과 함께 임대료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맨 처음 임대료는 연간 원금(허가어선 구입비)의 0.5%에서 현재는 감경된 0.1%의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다. 2019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작된 이 사업은 지방소멸대응기금 58억 원과 군비 34억 원 등 총 92억 원이 투입돼 현재까지 총 39척(55명)의 어선이 임대돼 총 44억 원의 어획 실적을 올렸다.

올해 신안군은 전년 대비 인구가 266명이 증가한 3만 8012명이다. 방문자 수는 전년 대비 6%가 증가하고 관광소비는 21%가 증가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아무리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그 지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다 있다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해서 성과를 만들어내면 다른 지자체에도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군정을 이끌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에는 6기 원우인 정영철 충북 영동군수와 청학동 훈장으로 유명한 김봉곤 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영철 군수는 K-농악의 우수성을 알리는 세계국악엑스포를 홍보했다. 그는 "우륵(于勒)ㆍ왕산악(王山岳)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꼽히는 난계 박연(朴堧)의 고향인 영동군은 국악의 우수성 홍보와 세계전통음악 교류를 위해 오는 2025년 9월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세계국악엑스포를 연다"며 "기회가 된다면 경남매일CEO아카데미를 찾아 영동군을 소개하고 자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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