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마다 맛이 달라지는 우리의 장(醬)문화
사계절마다 맛이 달라지는 우리의 장(醬)문화
  • 경남매일
  • 승인 2023.12.0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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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우리 민족은 계절에 따라 담그는 별미장(別味醬)이 있었다. 

봄철에 담그는 담북장과 막장이 있고, 여름철에 담그는 집장과 생황장, 가을철에 담그는 팥장과 청태장, 겨울철에 담그는 청국장 등이 있다. 
우선 봄에는 담북장을 만드는데, 입춘(立春)을 전후해 봄철에 만들어 먹는 장(醬)인데, 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작은 메줏덩어리를 만들어 띄워 말렸다가 초봄에 덩어리를 부숴 햇볕에 말린 다음, 따뜻한 물을 섞고 싱겁게 간을 하여 작은 항아리에 담은 뒤 6, 7일간 더운 데서 익혀 만든다.
여름철에는 집장이 있는데, 집장은 한문으로 즙저(汁菹)라고 한다.

집장에 관한 기록이 처음 나오는 문헌은 1716년 홍만선(洪萬選1643~1715)이 지은 `산림경제(山林經濟)`이다.

여름에 메주를 쑤어 띄워서 만든 메줏가루를 고운 고춧가루와 함께 찰밥에 버무리되, 무ㆍ가지ㆍ풋고추 따위를 소금에 절여 장아찌로 박고 항아리에 담아 간장을 조금 친 뒤 꼭 봉하여 풀두엄 속에 8, 9일 동안 묻어서 두엄 썩는 열로 익혀서 먹는 장(醬)이다.

가을철에는 팥장과 청태장을 해 먹었는데, 팥장은 팥과 밀가루로 메주를 쑤어 말렸다가 소금물을 부어 담그는 전통장으로 팥은 맷돌에 갈아 껍질을 없애고 반나절 가량 물에 불린다. 불린 팥은 건져서 말린 뒤 잘 비벼 남은 껍질을 버린다. 팥을 깨끗하게 일어 푹 삶아 밀가루와 섞어 주무른 뒤 메주 덩어리로 만들어 띄운다. 1달가량 지난 뒤 꺼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매달아 숙성시킨다. 장을 담글 때 메주의 불순물을 깨끗이 닦아내고 곱게 가루를 낸다. 메줏가루에 팥의 반 정도 되는 분량의 소금을 물에 타서 함께 섞은 뒤 항아리에 담아 양지바른 곳에 두고 2~3달 숙성시킨다. 

마지막으로 겨울철에 담그는 청국장이 있다. 청국장은 영양분이 많고 소화가 잘되는 식품이다. 배양균을 첨가하면 하루 만에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자연발효에 의한 청국장은 메주콩을 10∼20시간 더운물에 불렸다가 물을 붓고 푹 끓여 말씬하게 익힌 다음 보온만으로 띄운 것이다. 그릇에 짚을 몇 가닥씩 깔면서 퍼담아 60℃까지 식힌 다음 따뜻한 곳에 놓고 담요나 이불을 씌워 보온하면 바실러스균이 번식하여 발효물질로 변한다. 바실러스균은 40∼45℃에서 잘 자라며, 발암물질을 감소시키고 유해 물질을 흡착해서 몸 밖으로 배설시킨다. 바실러스균은 공기 중에도 많이 있지만 볏짚에 많이 들어 있으므로 청국장을 띄울 때 콩 사이사이에 볏짚을 넣고 띄우면 매우 잘 뜬다. 

이렇듯 계절마다 달리하는 우리의 장(醬)문화는 수천 년간 우리의 식탁을 지킨 건강식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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