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외래어 일색 산단 명칭 '의견 분분'
김해 외래어 일색 산단 명칭 '의견 분분'
  • 신정윤 기자
  • 승인 2023.09.18 2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지, 사이언스파크, 테크노벨리 등 즐비
명칭 외우기 어렵고 표기 혼란 지적
"글로벌 외국인 투자 유치 좋아" 반박
영어 명칭이 'Ijisandan-ro'로 표기 돼있는 '이지산단로' 도로명 표지판(왼쪽)과 정식 명칭인 'Eco-Zone'으로 표기 돼있는 이지일반산업단지 입간판.
영어 명칭이 'Ijisandan-ro'로 표기 돼있는 '이지산단로' 도로명 표지판(왼쪽)과 정식 명칭인 'Eco-Zone'으로 표기 돼있는 이지일반산업단지 입간판.

김해거주 한 외국인은 김해의 이지일반산업단지에 도로명이 '이지산단로'로 표기돼 있는데 영어로는 Ijisandan-ro 표기돼 있다. EZ가 아니라 생뚱맞음을 느꼈다.

비즈니스 영업차 김해를 방문한 한 직원은 산단을 중심으로 방문 판매를 도는데 외래어 일색의 산단 명칭이 헷갈리고 이해도 잘 안된다고 호소했다.

김해시에 어려운 외래어 일색의 산업단지 명칭이 혼란감을 주고 있다는 지적과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영문 명칭도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상충한다.

골든루트일반산단, 이지일반산업단지, 이노비즈벨리일반산업단지, 사이언스파크일반산업단지, AM하이테크일반산업단지, 테크노벨리일반산업단지 등 외래어 이름이 즐비하다.

한 김해방문 기업인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위치를 가늠하기도 어렵고 기억도 쉽지 않아서 혼란만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골든루트 산단의 영어 표기 Golden root도 입살에 오른다. 골든루트는 금을 캐는 경로인 Route로 표기하는게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산단의 명칭을 정하는 것은 민간투자자의 모회사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당 자치단체의 의지가 반영된 것도 있다.

이처럼 산업단지 명칭에 외래어 사용에는 규제나 제한이 없다. 인허가 시 김해시가 국어사용을 권유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 국어기본법에 따라 제정한 '김해시 국어진흥조례'가 있어도 공공기관의 국어 사용 촉진을 규정했을 뿐이라서 민간 산업단지의 한국어 명칭 사용을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산업단지의 경우 지역의 대표적인 투자유치가 필요한 곳으로 글로벌 투자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위해서는 산단 명칭도 발음하기 좋은 영어식 이름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김해시는 본지 취재가 이어지자 "어려운 외래어 표기 사용을 지양하라고 시에서 권고는 할 수 있지만 명칭사용을 강제하는 것은 규정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골든루트 산단 영어 표기에 대해서는 "사업시행자가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산업의 뿌리가 된다는 뜻을 넣어 산단 명칭을 지정했다.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70대 진례면 주민 강진명 씨는 "걸출한 한글학자 한뫼 이윤재 선생을 배출하고 한글박물관까지 보유한 도시 김해에 산업단지 명칭을 보면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며 "산단 명칭 바꾸기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40대 회사원 A씨는 "외국인이 많이 찾는 김해 산단은 브랜딩된 산단의 명칭에서부터 시작한다. 국어진흥의 입장에서만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