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아이들에게 한글 널리 알려야죠"
"베트남 아이들에게 한글 널리 알려야죠"
  • 이수빈 기자
  • 승인 2023.09.1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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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습 병행 한국어 강사 꿈 키워
하노이 중·고교서 교육자로서 첫발
김종대(가운데) 씨와 YK국제인재교류원 손영규(왼쪽 네 번째) 교수가 베트남 VHS교육연구소에서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종대(가운데) 씨와 YK국제인재교류원 손영규(왼쪽 네 번째) 교수가 베트남 VHS교육연구소에서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글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 하나로 베트남에 날아간 청년이 화제다.

양산 출신인 김종대(36) 씨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김씨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면서 만족도가 낮았고, 항상 배움에 대한 갈증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다 부산 화신사이버대학교 한국어교육학과에서 학생을 모집한다는 정보를 듣고 지난 2019년 3학년으로 편입했다. 이어 2021년 졸업한 뒤 한국어교원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씨는 대학을 다니며 외국인근로자 인권센터에서 한글 교육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며 한국어 강사라는 새로운 꿈을 키워나갔다. 직장을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항상 가슴 속에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좋은 강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극복했다.

졸업 후 2년을 기다린 끝에 베트남에서 한국어 강사를 모집한다는 희소식이 김 씨에게 전해졌다. 올해부터 베트남 중·고등학교 제2외국어 과목이 한국어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하노이 교육청은 처음으로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 선발에 나섰다. 많은 지원자가 몰렸지만 김 씨가 하노이 중·고등학교 학생 5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지난 4일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김 씨가 강사로 첫 발을 내딛고 일주일이 지났다. 그는 "베트남 제2외국어로 한글이 채택된 뒤 처음으로 교단에 서는 것이 부담도 되지만 아이들에게 한글 교육을 할 수 있어 보람을 가진다"며 "우수한 한글을 세계에 전파하고, 국위선양을 한다는 생각에 큰 책임감도 느낀다"고 전했다. 또 "아직 베트남어 사용이 어려워 아이들과 소통이 잘 안된다"면서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면서 "부단히 노력해서 한글을 널리 알리고, 더불어 교육자로서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베트남 최초 국공립 학교 한국인 원어민 교사를 선발하는 데는 YK국제인재교류원 손영규 교수의 도움이 컸다. 손 교수는 베트남 교육청 산하 VHS교육연구소와 연계해 한국인 교사 선발에 참여, 김 씨가 합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손 교수는 "민간 외교로 이룬 값진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많은 우리나라 인재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손 교수님 덕분에 베트남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고, 교육자로서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한편, YK국제인재교류원과 VHS교육연구소는 베트남에 한국어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 3월부터 더 많은 원어민 교사 선발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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