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배움터 36곳 중단 불가피
도의회 예산 삭감 따른 조치

경남교육청이 도내 18개 시군과 공동 투자로 운영했던 행복교육지구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다음 달부터 중단된다. 상반기 운영한 행복마을학교는 9곳, 마을배움터는 288여 곳이다.
이 가운데 행복마을학교는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고, 마을배움터는 36곳이 운영을 중단한다.
경남교육청은 다음 달부터 각 행복교육지구별로 당초 편성한 예산이 소진하면, 프로그램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경남교육청은 올해 본예산에 행복마을학교 운영 24억 2350만 원, 행복교육지구 운영 74억 9716만 원을 편성했지만, 도의회가 행복마을학교 예산 50%, 행복교육지구 예산 40%를 각각 삭감했다.
예결특위는 몇몇 마을교사의 정치적 편향성 등을 지적하고, 교육 중립성을 훼손하는 이념·사상교육 등 가치교육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며 마을교사 선발방법과 호칭 등 개선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경남교육청의 행복교육지구와 행복마을학교는 상반기 편성했던 예산이 소진하면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된다.
경남행복교육지구는 지난 2017년 도교육청과 김해시가 첫 공동 투자로 학생과 주민을 대상으로 시작한 마을교육 사업이며 2022년 창원시가 참여하면서 도내 18개 시군이 행복교육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 대상 체험프로그램과 주민 대상 평생학습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만족도 90% 이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다음 달 운영이 중단되는 경남행복마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주민들은 "도의회의 예산삭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행복마을학교 운영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행복마을학교 사공프로젝트에 참여한 구암중 1학년 한 학생은 "기후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까 꽤 재미있었고,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잘 꾸려나가면 사회에 이득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예산이 50%나 삭감되면서 끊겨버릴 줄은 몰랐다. 앞으로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은 이름 석 자도 몰랐는데 행복마을학교 나와서 알게 됐다며 옛날에 못 배운 것도 배우고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운영이 중단된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며 더 배울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과 손자, 손녀와 함께 참석하고 있는 김모(74) 어르신은 "이 학교에 처음 왔을 때 배움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아침에 학교에 오는 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마을학교에 다니면서 안 하던 공부해 보고 하는데 다음 달부터 없어진다니까 진짜 섭섭하다"며 "우리들은 학교도 한글도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이 학교가 생기고부터 한글도 알게 된 분도 있다.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