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더 배울 수 있도록 해 달라"
어르신들 "더 배울 수 있도록 해 달라"
  • 김명일 기자
  • 승인 2023.08.27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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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마을학교 9곳 운영 못해
마을배움터 36곳 중단 불가피
도의회 예산 삭감 따른 조치
찾아가는 행복마을학교 프로젝트인 카멜레온을 위해 경남교육청이 예산 5억 원을 들여 특별 주문 제작한 13t 규모의 이동형 작업장 체험 차량.
찾아가는 행복마을학교 프로젝트인 카멜레온을 위해 경남교육청이 예산 5억 원을 들여 특별 주문 제작한 13t 규모의 이동형 작업장 체험 차량.

경남교육청이 도내 18개 시군과 공동 투자로 운영했던 행복교육지구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다음 달부터 중단된다. 상반기 운영한 행복마을학교는 9곳, 마을배움터는 288여 곳이다.

이 가운데 행복마을학교는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고, 마을배움터는 36곳이 운영을 중단한다.

경남교육청은 다음 달부터 각 행복교육지구별로 당초 편성한 예산이 소진하면, 프로그램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경남교육청은 올해 본예산에 행복마을학교 운영 24억 2350만 원, 행복교육지구 운영 74억 9716만 원을 편성했지만, 도의회가 행복마을학교 예산 50%, 행복교육지구 예산 40%를 각각 삭감했다.

예결특위는 몇몇 마을교사의 정치적 편향성 등을 지적하고, 교육 중립성을 훼손하는 이념·사상교육 등 가치교육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며 마을교사 선발방법과 호칭 등 개선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경남교육청의 행복교육지구와 행복마을학교는 상반기 편성했던 예산이 소진하면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된다.

경남행복교육지구는 지난 2017년 도교육청과 김해시가 첫 공동 투자로 학생과 주민을 대상으로 시작한 마을교육 사업이며 2022년 창원시가 참여하면서 도내 18개 시군이 행복교육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 대상 체험프로그램과 주민 대상 평생학습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만족도 90% 이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다음 달 운영이 중단되는 경남행복마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주민들은 "도의회의 예산삭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행복마을학교 운영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행복마을학교 사공프로젝트에 참여한 구암중 1학년 한 학생은 "기후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까 꽤 재미있었고,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잘 꾸려나가면 사회에 이득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예산이 50%나 삭감되면서 끊겨버릴 줄은 몰랐다. 앞으로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은 이름 석 자도 몰랐는데 행복마을학교 나와서 알게 됐다며 옛날에 못 배운 것도 배우고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운영이 중단된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며 더 배울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과 손자, 손녀와 함께 참석하고 있는 김모(74) 어르신은 "이 학교에 처음 왔을 때 배움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아침에 학교에 오는 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마을학교에 다니면서 안 하던 공부해 보고 하는데 다음 달부터 없어진다니까 진짜 섭섭하다"며 "우리들은 학교도 한글도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이 학교가 생기고부터 한글도 알게 된 분도 있다.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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