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0:38 (토)
밀양, 역과 함께 성장하는 도시로 만들자
밀양, 역과 함께 성장하는 도시로 만들자
  • 경남매일
  • 승인 2023.06.0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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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하 인제대 국제통상학과 교수ㆍ시인
원종하 인제대 국제통상학과 교수ㆍ시인

최근 청년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는 과거에 비해 모든 것을 걸어도 되는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늦게까지 남아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퇴근 시간에는 칼퇴근을 하고 주말이면 여가나 자유 시간을 갖는 것을 원한다. 소위 워라밸의 삶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 일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고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은 될지라도, 삶 속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요소들을 한두 개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가치관의 다양성이라고 할까? 모두를 따라 한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의미와 가치관에 따라 인생을 준비하고 설계해 나가는 듯하다.

우리의 삶에서 기성세대들이 다음 세대에게 꼭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 있는 것이 몇 개나 될까? 국가의 정책은 국민들의 수요에 맞게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야 하고 더 나아가 국민이 원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준비하고 정책이나 지방조례로 만들어 가야 청년들이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나 청년들의 삶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청년유입정책은 의식주 해결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정책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인프라 제공 등 투 트랙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일도 하면서 휴가와 같은 심리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년들의 생활패턴을 보면 주중에는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이나 휴가 시에는 마치 관광을 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도심을 떠나 외곽으로 나가거나 힐링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경향을 많이 보이고 있다. 경남에서는 밀양을 최적지로 꼽을 수 있다. 일단 기차를 타고 오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밀양시 가곡동에 밀양역이 자리하고 있다. 가곡동 지역은 광역교통의 중심지로 다양한 역사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경제, 사회, 문화적 쇠퇴 양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이다. 밀양 진입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고 영화 `밀양`으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동안 인구 유출을 막지는 못했다. 이제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으로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밀양강이 흐르고 있고 용두산 산림욕장과 산성산 그리고 금시당백곡재 등 기차역에서 30분 이내에 산과 강 등 여러 가지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는 곳이다. 이곳뿐만 아니다. 상동역, 삼랑진역 등 기차가 3곳이나 정차하는 곳이다. 교통수단으로서의 역은 이제 지역과 함께 해야 한다. 지역의 얼굴이 되고 지역의 발전을 선도하는 시설이 되어야 한다. 먼 곳에 있는 청년들이 기차를 타고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밀양을 왕래할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부담 없이 밀양에 와서 작업도 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도록 역 주변에 잠을 잘 수 있는 공간과 작업 공간,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휴식과 놀이의 복합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목금토일 밀양에서 놀자`와 같은 프로그램을 철도청과 연계해 만들어 보는 것도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역사(驛舍)를 중심으로 한 활기찬 공간 실현이 밀양시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해야 한다. 청년이 움직이는 것은 시대 가치에 대한 반응이다. 그들의 다양한 반응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창업과 같은 물질적인 반응일 수 있고, 이주와 같은 목적 반응이 될 수 있고, 휴양과 여행과 같은 일시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그 어떤 것이라도 수용할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모든 사업들이 완성되면 가곡동 원도심 지역 상권 활성화와 도심기능 정체성 강화, 도심 인프라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이러한 인프라를 통해 전국의 많은 청년들이 밀양을 방문해 며칠간의 놀이터가 되고 삶의 휴식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관계 인구를 만들기 위한 세심한 정책적 고민이 요구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밀양역 주변을 뉴노멀 시대에 부합하는 워케이션(Workation) 플랫폼 전진기지로 탈바꿈시켜 보는 것이 어떨지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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