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8:14 (목)
"그거 아세요"
"그거 아세요"
  • 김병기
  • 승인 2023.05.3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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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철든 가야, 빛든 김해`라는 슬로건으로 김해를 대표하는 가야문화축제가 지난 4일 가락국 시조 수로왕과 허황옥 왕비를 모신 숭선전과 가락국 2대 도왕과 신모정 왕비부터 9대 숙왕과 출숙 왕비를 모신 숭안전의 춘향대제를 시작으로, 5일 수릉원에서의 개막식에 이어 7일 김해운동장에서의 더트롯쇼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가야문화축제는 과거 1962년에 민관합동으로 수로왕릉에서 개막된 가락문화제로 출발한 축제이다. 가락문화제는 서기 42년 구지봉에서 9간의 추대로 나라를 건국한 수로왕의 문화유산 계승과 발전이라는 역사적 사명감으로 출발하여 1966년 제5회까지 개최하였으나 부족한 재정과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중단되었다가, 김해시 승격 첫돌 맞이 행사로 1982년 제6회 부활하여 2019년 제43회까지 김해의 대표 축제로 사랑받았다.

초창기 때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수로왕의 애민 정신을 계승하여 농번기를 피해서 매년 11월 말일에 가락문화제를 개최하다가, 늦가을 개최에 따른 문제점이 도출됨에 따라 김해가 지닌 역사적 특성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찬란한 가야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하여 지난 1984년 제8회부터는 수로왕 춘향대제에 맞추어 매년 음력 3월 15일을 기준일로 4일에서 5일로 축제 일수가 늘어나기도 하였다.

2000년도에 들어서 김해를 국제적 관광도시로 만들고 가야문화를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에 등재시킨다는 슬로건 아래, 가락문화제와 별도로 가을에 문화예술 행사인 `세계가야문화축전`를 개최하였는데 예산상의 문제로 지난 2007년부터는 두 축제를 통합한 `가야문화축제`로 변경하여 김해큰줄땡기기 등 지역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려 노력하였으나, 2020∼2022년에는 코로나 창궐로 개최하지 못하고, 다행스럽게도 61주년을 맞이한 올해 제44회 가야문화축제로 거듭나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바뀐다고 하더니만 올해 가야문화축제 또한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제전위원과 집행위원의 구성원을 제전위원으로 단일화한 후, 기획ㆍ홍보ㆍ부스ㆍ봉사분과로 나누어 분과별 제전위원 모집으로 젊고 참신한 위원들이 많은 것은 이채롭지만, 축제 기일을 두고 전래를 깨고 기준일로 삼은 수로왕 춘향대제를 개막일로 잡지 않은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김해를 찾는 관광지 첫 번째인 수로왕릉이 그 답이고, 가락인 700만 명의 가족을 추정하면 어림잡아 2000만 명은 될 것인데, 이들에게 김해를 알려 찾도록 1984년 제8회 때부터 수로왕 춘향대제를 기준일로 맞춘 것이 아닌지? 누구는 가야문화축제의 이름을 바꾸어 아예 춘향대제를 빼자고 한다. 그리되면 `수로왕 행차 퍼레이드`도 `고유제/혼불 채화`도 `장유화상 추모제`도 책장 너머로 사라지고, 1962년 가락문화제 취지문의 "예 가락국 고도에서 활활 타는 봉화를 높이 드는 바이다"도 없어 질 것인데, 그거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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