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01:25 (수)
흑백 점이 만든 우주 신비… 사진 세계에서 무한을 보다
흑백 점이 만든 우주 신비… 사진 세계에서 무한을 보다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3.05.29 2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로 이 사람!

지상근 작가

5월 31일∼6월 5일 성산아트홀 `화이트 돗` 전
`빛의 미학` 우주의 시작ㆍ상상 담은 41작품 전시
영원ㆍ찰나-채움ㆍ비움-시작ㆍ완성 동시성 품어
작품의 희소성에서 창작성 빛 발해 눈길 받아
"기존 개념 벗어난 보기 드문 작품" 평가 줄이어
`WHITE DOT` 전시회 작품.
`WHITE DOT` 전시회 작품.

점 하나에서 출발해서 우주를 담으려는 작가의 열정은 피사체에 더 가까이 접근할수록 실제 더 큰 세계를 품는다.

지상근 사진작가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창원성산아트홀에서 두 번째 개인전인 `화이트 돗`(WHITE DOT) 전을 연다. 지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사진이라는 투영을 통해 우주 시작의 신비와 황홀경을 담은 작품 41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우주의 탄생은 어떤 모습일까`에서 출발해 조리개를 개방하고 숨죽이며 찰나의 하얀 점과 부서지는 빛의 잔상을 모아 우주를 표현했다. 지 작가는 카오스 우주를 코스모스 우주로 재탄생시켰다.

지 작가가 펼치는 하얀 점의 응집력은 태초에 무한 공간에서 거대한 폭발력을 동반한 근원의 힘이다. 지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영겁의 시간을 품은 우주가 탄생하는 찰나의 순간을 예술의 영원성으로 표현한다. 작가의 열정이 수억 개의 하얀 점(white dot)에 알알이 박혀있다.

지 작가는 "우주가 폭발하면서 탄생할 때 뿜어나온 무수한 빛을 하나로 모아 군집으로 재현했어요. 군집은 응집체이지만 그 속에는 모든 에너지가 들어있고 모든 색깔이 용해돼 있지요"라며 "유리창에서 반사된 빛에서 나뭇잎에 스치는 희미한 빛까지 빛을 찾아 떠나는 작업은 흡사 구도자의 발걸음 같이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지 작가의 작품에는 우주의 광대하고 신비한 모습이 단순함을 응집한 거대한 형태로 고스란히 담겼다. 단순한 한 층의 표면으로 표현된 작품은 층층이 세월의 무게를 담고 있다. 작품의 깊이를 빨아들이는 흡인력은 오랜 작품에 몰입한 마음의 깊이와 맞닿아 있다.

2년 동안 치열한 작품 활동 산물

이번 화이트 돗 전시회는 지 작가가 2년 동안 치열한 작품 활동에서 얻은 산물이다. 여기서 산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작품 활동에서 얻어진 생산품이기 때문이다. 농부가 여름철 무수한 땀을 흘리고 수확을 기대하면 수확물은 당연히 얻어지지만, 치열한 고생만큼 그 결과물은 자신의 손끝에서 자란 무한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지상근 작가가 작품 찍기에 집중하는 모습.
지상근 작가가 작품 찍기에 집중하는 모습.

우주 탄생의 과정은 빅뱅에서 시작한다. 대폭발 후 기본입자에서 수소ㆍ 헬륨 원자핵이 탄생했다. 빛과 물질의 분리되면서 우주는 투명한 상태로 변했다. 별과 은하가 만들어지고 태양계가 홀연히 나타났다. 빛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우주를 투명하게 만들었다. 별이 생성하고 별이 멸절하는 과정은 광대한 우주에서 영겁 세월의 교차이다. 품을 수 없는 우주의 이야기를 애초에 작품에 담으려는 시도가 어리석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우주를 작품에 빛의 조화와 빛의 흩어짐 그리고 빛의 영원성으로 녹였다.

지 작가는 "사진이란 테마로 이런 작품을 만드는 시도는 지금까지 거의 없다고 보지요. 예술이란 창작성과 독창성이 배어나게 하고 희소성까지 가미한다면, 제 작품은 독창성에서 으뜸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요"라고 말했다. 이어 "예술적 가치의 인정을 위해 너른 공감대를 품어야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제 작품에 공감의 시선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진 작품을 본 적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지 작가는 "전시된 공간에서 작품을 깊이 대하면 시선을 사로잡고 다시 마음에서 공감의 물결이 솟아오르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남들의 것을 따르지 않는 작품 활동

그는 피사체의 주변을 모두 검게 처리해 탄생하는 우주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하고 또는 몽환적으로 표현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사진의 기존 개념을 옆으로 제쳐놓고 새로운 시도하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회화에서 절대주의를 주창한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사물 묘사 부담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말을 새기면 피사체를 그대로 담은 데서 출발하는 사진의 기본 영역을 뛰어넘었다고 봐도 된다. 화가에게 현실에 있는 대상을 그릴 필요가 없다며 자유를 선언한 말레비치처럼, 지 작가는 사진 영역에서 피사체를 그대로 옮기는 작업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는 "내 사진을 보고 총을 맞았다고 악평하는 사람도 있겠고, 몰입해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사람도 있겠지요. 어쩌면 새로운 도전의 공간에서 만나는 여러 소리는 감수해야 할 내 몫이라고 보고 숱한 잡음을 청아한 소리로 바꾸는 길은 작품 정진에 더 깊숙하게 들어가야 한다고 다짐하지요"라고 말했다.

작품 통해 무한 상상력 길어올려

작품을 통해 무한 상상력을 동원하고 작품에 무한 상상력을 입히는 감상자는 행복하다. 작품에서 영겁의 세월의 발견하거나 시작과 완성을 동시에 바로 볼 수 있는 점도 주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비움과 채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도 작품의 의도에 접근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찰나에서 끌어올려 영원성을 만드는 지 작가의 솜씨는 뛰어나다.

지 작가는 작품을 보는 관람객이 어떤 마음을 품길 바랄까? "작품을 보고 한정된 상상에 머물기를 바라지 않지요. 태초의 원에서 무소유와 편안함은 느낄 수 있고 모나지 않는 삶으로 가려는 작은 욕심이 일어나도 좋지요." 그는 상상의 극대화를 지향하면서 오래 볼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내놓으려 한다.

지상근 작가가 지난 28일 장유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상근 작가가 지난 28일 장유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했다.

일출을 보고 작업을 하려고 많은 작가들이 동시에 한 지역을 찾아가 셔터를 눌러 작품은 다양하게 표현하지만 같은 장소라는 한계에 직면한다. 작품의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다. 지 작가는 자신의 작품은 조작할 수 없는 작품 세계를 구현하고 고정관념을 깨고 나만의 사진 세계를 창조해 나간다고 설명한다. 모방의 뛰어넘기는 예술의 한 가닥이 희소성과 맞닿는다고 그는 설명한다.

집 주위 빛을 찾아 떠나는 구도자

지 작가는 70대 인생 완숙기에 청년의 열정을 뿜으며 똑같은 사진은 만들 수 없다는 뚜렷한 예술관을 견지한다. 한 주제로 엮어내는 사진의 파노라마는 그 속에는 어떻게 찍을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머문다. 사진 작업은 깨달음이고 고독함이 뒤엉켜 있다. 지 작가에서 작품 활동은 집중력의 결정체다. 몰입에 빠져 마음에 그린 우주의 그림을 형상화해낸다. 의도된 작품의 표현에 더하면 우연의 터치는 완성도를 더한다.

한 작품에 무한한 상상력을 가미하는 지 작가는 "상상의 극대화를 이끄는 작품은 말 그대로 좋은 작품이지요. 제 작품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대별될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작품 정진에 게으를 수 없지요. 작품에서 공감의 영역은 작가와 감상자의 교감에서 오는 감탄사인데 공감의 영역을 넓히는 일은 작가의 치열한 작품 활동에서 나온다고 보지요."

지 작가의 작품 활동은 집 주변에서 빛을 찾아가는 구도자의 길에 빗댈 수 있다. 작은 피사체에 더 목을 빼고 광활한 우주를 펼치려는 작가의 작품 행위는 추상과 감정이입이 충돌하는 여정일 수 있다. 사진 예술의 아방가르드로 불리며 사진을 빛의 기록이라고 볼 때 가장 접근한 작품이라 해도 무방하다.

작품 활동에 고통이 따른다. 빛의 예술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는 지 작가에게 최고의 화두다. `빛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누구보다도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는 그에게 무한 집중력에서 더 넓게 퍼져나갈 빛의 예술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지 작가가 다시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에 렌즈를 갖다 댈 때 그 속에서 폭발한 빛의 매력은 사전 예술의 영역을 넓히는 거대한 동작이 될 수 있다. 이번 지 작가의 작품에는 제목이 붙어있지 않다. 되레 작품을 보고 제목에 빠져 상상력을 꺾는 잘못을 범하게 할지 모른다는 배려다.

지 작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지역본부장으로 퇴직한 후 사진에서 나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진 찍기에 나섰다.

지상근 작가의 `WHITE DOT` 전시회 작품.
지상근 작가의 `WHITE DOT` 전시회 작품.

김해에서 활동하는 지 작가는 이번 전시회 후 2년 정도 치열하게 다시 작품 활동에 몰입할 계획이다. 추상에 더 추상을 더해 업그레이드한 작품 세계를 세상에 내놓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다. 지 작가가 셔터를 눌려 담는 사진 예술에서 창조하는 세계는 무한하다. 그래서 벌써 그의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WHITE DOT` 전시회 작품.
`WHITE DOT` 전시회 작품.

지상근 작가 약력

 

개인전

2021 지상근 사진전(창원 성산아트홀)_꽃 속에 있는 비밀의 문을 열며

2023 지상근 사진전(창원 성산아트홀)_White Dot

단체전

2020 빛 선 시간 그리고 느낌 4인전(바림 Gallery)

2021 제32회 창원 예술사진 기획전(창원 성산아트홀)

2021 한사방 제1회 회원 그룹전(창원 성산아트홀)

2021 한일 교류전(일본 ogaki시_네오다루전)

2021 한일 교류전(마산 현대미술관)

2022 한일 교류전(일본 ogaki시_네오다루전)

2022 한일 교류전(창원 성산아트홀)

2022 12인의 변주(김해 서부문화센터)

2022 제33회 창원 예술사진 기획전(창원 성산아트홀)

2022 사진 미학과 창작 기획전(경남도민의 집)

2022 제24회 대구달구벌 사진 공모전 가작 외 40여 회

2021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