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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해류
지구를 지키는 해류
  • 김제홍
  • 승인 2023.05.24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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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해류(海流, ocean current)란 지속적이고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바닷물의 흐름을 말한다. 해류는 크게 `표층 해류`(表層海流, surface current)와 `심층 해류`(深層海流, deep current)로 나뉜다.

`표층 해류`는 해양의 상층부인 수심 400m까지 수평으로 흐르는 해수를 말하는데, 전체 바닷물의 약 8% 정도의 양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표층 해류는 대기의 순환에 의한 바람(편서풍, 무역풍 등)과 지구의 자전 때문에 생기는 코리올리 효과(Coriolis effect)에 의해 방향이 결정된다.

표층 해류의 이동속도는 보통 1초에 10∼200센터미터(㎝/s) 정도다. 한반도 주변 바다에는 쿠로시오해류부터 대마난류, 동한 난류 같은 표층 해류가 많다. 표층 해류들이 연결되어 거대한 해수의 순환고리를 만드는데 이것으로 `환류`(gyre)라고 한다. 지구의 해양에는 6개의 큰 환류가 있는데, 북태평양 환류, 남태평양 환류, 북대서양 환류, 남대서양 환류, 인도양 환류, 남극 순환류가 그것이다. 환류는 코리올리 효과로 북반구에서 시계방향으로 돈다.

`심층 해류`는 온도나 염분에 따라 변하는 밀도가 유발하는 압력 차로 인해서 움직인다. 극지방의 경우 날씨가 추워 빙하가 많이 생기는데, 이때 물만 얼다 보니 소금은 그대로 바닷물에 남아 염분의 농도가 높아진다. 염분이 많고 차가운 물은 무거워지므로 아래로 가라앉게 되다 보니 바닷물이 아래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그린란드 해역에서 밀도가 높은 바닷물이 초당 2000만t의 속도로 해저 4000m로 가라앉는 침강류가 발생하고,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물은 아래에 있던 바닷물을 옆으로 밀어낸다. 밀려난 바닷물은 적도 쪽으로 방향을 바꿔 느린 속도로 흐르게 되면서 바다 깊은 곳에 해류가 만들어진다. 폭 100㎞가량의 이 거대한 침강류가 아메리카 대륙을 따라 대서양에서 초속 10㎝의 매우 느린 속도로 흐르다가 남극 침강류와 만나 두 갈래로 나뉘어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 심층 해류를 따라 북대서양 북극에서 만들어진 찬물이 적도까지 가는 데 약 500년이 걸린다. 반면 북극해에서 표층수가 가라앉으면, 그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중위도 지방의 표층수가 북극쪽 노르웨이 앞 바다까지 올라가 그곳 바다를 따뜻하게 한다. 노르웨이가 영하 5℃일 때, 같은 위도의 내륙 러시아는 영하 20℃ 정도가 되는 이유이다. 이 심층 해류가 지구 한 바퀴 도는 데 2000∼4000년 걸린다.

최근에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많이 녹아 바닷물의 밀도가 계속 낮아지게 되면 침강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럴 경우 심층 해류의 순환이 약화하면서 어느 순간에 정지될 수 있다고 한다. 심층 해류가 약화하거나 정지되면 멕시코 난류의 북상도 멈추기 때문에 저위도의 적도 지역은 더 더워지고, 고위도 지방은 더 추워진다. 지난 2004년 5월, 롤란트 에머리히(Roland Emmerich) 감독이 만든 미국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는 이 현상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실제 이러한 기후변화에 기인하는 재앙은 가까운 미래에 올 수 있다. 인류는 지구를 떠나서 살 수 없기에 화성을 개조해서 이주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푸르게 유지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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