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6:18 (금)
리더의 최우선 덕목은 정직
리더의 최우선 덕목은 정직
  • 하성재
  • 승인 2023.05.22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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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김상훈, 박선미의 "진정성 마케팅"에 이런 글이 있다. "브랜드의 가치가 가장 크게 폭락하는 경우는 어느 때일까요? 제품의 결함보다도 그것을 감추려 했던 거짓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신뢰를 얻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누가 정직한지는 위기의 순간에 가장 잘 드러납니다. 정직보다 거짓이 훨씬 더 위험합니다"

경희대와 중앙일보가 지난 2013년 교수들과 기자들로 특별취재팀을 꾸려 중학생의 인성 실태를 조사한 적이 있다. 정직ㆍ정의ㆍ법준수ㆍ책임(도덕성)과 공감ㆍ소통ㆍ배려ㆍ협동(사회성), 자기이해ㆍ자기조절(정서) 등 10개 지표별로 모두 30개 문항에 대한 설문 답변 결과를 점수화(만점 100점)해 인성지수를 만들었다. 조사결과 정직(61.7점)이 제일 낮았다. 원하는 걸 위해서라면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하는 일부 어른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는 지적이다. 

`리더십 챌린지`의 저자 쿠제스와 포스너는 20년에 걸쳐 존경 받는 지도자의 덕목을 전 세계 7만 5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정직, 선견지명, 역량, 사기함양 등 네 가지 덕목이 6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그 중에서도 `정직`은 거의 90%에 달하는 지지를 받아 지난 20년간 항상 1위를 지켜온 최고의 덕목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지도자, 특히 권력을 가진 지도자에 대한 불신이 가득 찬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에 분노하는 국민들은 많지만, 그들을 칭찬하는 국민을 만난 적이 거의 없다. 이런 권력자에 대한 불신 현상은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검찰과 경찰 등 여타 권력 기관, 막강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재벌에 대해서도 국민의 불신감은 여전히 크다. 

제리 화이트(Jerry White)는 "정직, 도덕, 그리고 양심"이라는 저서에서 사람의 정직함을 네 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정직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가장 기초적인 정직의 단계일 것이다. 두 번째는 법률적 정직이다. 누가 보던 말던 스스로 정해진 법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내면적 정직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양심에 따라서 스스로 양심을 깨끗하게 지켜 가는 것을 말한다. 네 번째는 종교적 정직이다. 이것은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의 가르침에 따라 정직함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화이트는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오해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 정직하지 못한 것과, 거짓말하는 것을 마치 재능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거짓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참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한테 속은 사람은 멍청하다고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속이고 있는 자신이 더 형편없는 바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렇게 법을 어기던가 양심을 어길 때 통쾌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무서운 양심이 아닐 수 없다. 또 한가지는 정직하지 못한 것과 거짓말하는 것을 큰 이득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 못 버는 돈도 벌고, 남 못하는 출세도 하고, 모든 걸 크게 얻은 것처럼 착각을 하지만 알고 보면 엄청나게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거짓이 성품화되면 인간성을 잃어버린다.

아더 쉴레징거는 미국과 캐나다의 역사학자들 719명의 공동연구를 통해 미국의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 보고서 `레이팅 더 프레지던츠`를 `폴리티컬 사이언스 콰틀리`에 게재했다. 조지 워싱턴 대통령으로부터 클린턴까지, 41명을 분석해서 순위를 매겼다. 5가지 영역(지도력, 업적, 위기 관리능력, 정치력, 인사관리)에서 대통령들을 평가하고, 동시에 그들의 성품ㆍ도덕성을 연구했다. 아브라함 링컨이 1위를 차지했고, 워런 하딩이 최하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5가지를 종합해서 받은 전체 순위와 성품ㆍ도덕성 순위가 일치하였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그의 정직성의 정도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리더십과 정직성은 정비례한다. 힘과 용기, 능력, 지혜, 그 모든 것의 뿌리가 정직함에 있다. 위기는 쭉정이와 알곡을 갈라놓는다. 무엇이 거품이고 무엇이 실체인지도 가려주고, 희미했던 진실과 거짓도 분명하게 드러내 준다. 비록 그 과정은 험난할지라도 위기를 겪고 나면 한층 가벼워진 상태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단, 그것이 리더의 기회가 되려면 `정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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