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7:07 (수)
영어 능력, 국가 지도자의 필수 무기
영어 능력, 국가 지도자의 필수 무기
  • 한승범
  • 승인 2023.05.16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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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한류연구소장
한승범 한류연구소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1일 미국 의회에서 영어 연설을 했다. 그는 "1944년 나치 독일과 싸웠던 용감한 미군들처럼, 우리도 푸틴에 똑같이 맞서고 있다"며 "여러분의 돈은 기부가 아니라 세계 안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투자"라고 당당하게 외쳤다. 이 연설은 미국 의원들은 물론 미국인의 심금을 울렸다.

나는 두 번의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어 연설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프랑스 왕국의 왕 루이 14세는 `나는 곧 국가다`(L`Etat, c`est moi)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물론 이 말은 루이 14세는 절대군주라는 부정적 의미가 강하다. 나는 "젤렌스키가 곧 국가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의 용기와 지혜 그리고 영어가 아니었다면 우크라이나는 지도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후일 역사가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러시아 연방을 붕괴시킨 역사적 인물로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그와 비견되는 역사적 인물이 우리에게도 있다. 이승만 박사다. 그의 무기는 애국심과 영어였다. 이승만 박사는 당시 세계 최고의 일본 전문가였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 4개월 전인 1941년 8월 1일 `일본의 가면을 벗기다`(JAPAN INSIDE OUT)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일본 미국 침략의 예언서였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미국인의 충격은 컸다.

`이승만이 곧 국가다` 만약 이승만의 영어가 없었다면 일본 패망 이후에도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특히 이승만 박사가 1954년 7월 28일 미국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행한 영어 연설은 미국민에게 커다란 감명을 주었다.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은 미 의회를 찾아 영어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다. 1세대 영어강사이자 카투사 출신인 오성식 씨가 "윤 대통령 영어연설에 소름이 끼쳤다"라고 극찬했다. 이승만 박사 이후 최고의 영어 실력자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혹자는 미국 의회에서 대통령이 한국어로 당당하게 하는 것이 국격이라고 비판한다. 대중이야 그렇다 쳐도 야당 국회의원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과 영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어로 당당하게 연설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연설 자체가 무산됐을 것이다.

지금 여야에서 사랑받는 인물 중에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이낙연 전 총리의 공통점은 바로 능통한 영어이다. 한동훈 장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어 회화 실력을 자랑한다. 카투사 출신에 외신 기자를 역임한 이낙연 전 총리의 영어는 아름답다.

이처럼 영어 능력은 국제 무대에서 개인과 국가의 목소리를 더욱 선명하게 들리게 하며, 외교적 성과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영어에 능통하다면 더 많은 기회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이 외국어에 능통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와 존경을 받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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