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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의 횃불 리더십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의 횃불 리더십
  • 원종하
  • 승인 2023.05.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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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하 인제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원종하 인제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사사기 4장 2절과 3절은 "여호와께서 하솔에서 통치하는 가나안 왕 야빈의 손에 그들을 파셨으니 그의 군대 장관은 하로셋 학고임에 거주하는 시스라요, 야빈 왕은 철 병거 구백 대가 있어 20년 동안 이스라엘 자손을 심히 학대했으므로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라"로 시작한다. 나라가 어지러울 때 하나님의 영에 붙들려 사회와 나라를 바로 세운 사람들이 사사이다. 사사기 4장에는 여자 사사가 처음 등장한다. 사사의 사전적 의미인 재판(裁判)하는 사람 드보라가 네 번째 사사로 나타나게 되는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드보라는 랍비돗이라는 사람의 아내이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선지자였다. 에브라임 산지 라마와 벧엘 인근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렸고, 종려나무 아래에서 백성들에게 재판을 해 주는 재판관(裁判官)이기도 하였다. 이름의 뜻은 `꿀벌`이다. 출애굽 당시 모세의 누나 미리암과 요시야 왕 때의 훌다(왕하22:14)와 같이 3인의 이스라엘 여선지자 중 한 사람이다. 사사기 5장 7절에는 `이스라엘의 어머니`라고 표현되어 있다. 신앙은 믿음의 고백이요 하나님과의 관계 설정이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멀어지면 세상의 것들로 채워지게 되고 하나님의 계명과 교훈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스라엘 12지파를 대표할 왕이 없이 흩어져 있었던 백성들은 자기 지파를 건사할 능력과 리더십도, 신앙을 지켜나갈 의지도 없이 세상 풍조와 사람들의 관습과 관계에 의지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 하나님은 드보라를 통해 북방지역에 있는 납달리 지파 출신인 바락에게 사람을 보내 군대를 모집할 것을 명령한다. 특별히 납달리 지역은 그 지역에 인접한 스불론과 잇사갈에도 자원병을 요청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전투 장소는 스불론, 잇사갈과 납달리의 경계가 만나는 다볼 산 근처 기손 강이다. 다볼 산은 경사가 완만하여 적의 병거들을 쉽게 저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기손 강은 다볼 산과 길보아 산에서 발원해 에스드렐론 평온의 서쪽을 지나 갈멜산 북쪽에 있는 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총 길이 37㎞의 강이다. 바락은 드보라가 전투에 나가라는 이야기를 할 때 "만일 당신이 나와 함께 가면 내가 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도 가지 않겠다"는 말로 조건부 승낙을 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드보라에게 함께 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결국 야빈 과의 전투가 벌어진다. 그러나 드보라는 전쟁에서는 승리하겠지만, 승리의 영광은 바락이 취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군대 장관으로 세운다. 바락은 시스라 군대를 이기게 해 주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드보라 사사를 더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바락은 1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전쟁에 참여한다. 하나님이 폭우를 내리게 하여 평지를 진창으로 만들고 적의 병거들을 꼼짝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기손 강이 홍수를 이루며 흘려 넘쳐 다볼 산 아래로 쏟아져 내리자 가나안 족속들은 속수무책이 되었다. "일어나라 이는 여호와께서 시스라를 네 손에 넘겨주신 날이라" (사사기 4:14). 이렇게 구호를 외치며 전쟁터에 나갔던 바락의 군대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를 하게 되었고, 패잔병이 된 시스라만 걸어서 겐 족속 사람 헤멜의 아내 야엘의 장막으로 도망쳤다. 하솔 왕 야빈과 겐 족속 헤벨의 집이 두터운 친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안심을 하고 피신을 한 것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가 깊이 잠들자 야엘이 그의 관자놀이에 말뚝을 박아 숨지게 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는데 많은 병거와 무기를 사용하지 않으시고, 일상에 충실한 평범한 두 여인을 사용하였다. 또한 폭우를 사용하여 내가 하나님 됨을 알게 하셨다. 여선지 드보라는 첫째, 앞장서는 리더십을 가진 자였다. 바락을 설득시켜 내가 반드시 함께 너와 함께하겠다고 말하며 전쟁터를 앞장서서 누볐다. 둘째, 확신에 가득 찬 믿음의 리더였다. 누구나 가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할 때 망설일 수밖에 없지만 드보라는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면 능치 못할 일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상대의 강함을 바라보지 않고 하늘의 하나님만 바라보는 믿음의 소유자였다. 철병거 900대와 병사 1만 명은 상대가 되지 않은 전력(戰力)이었지만 하나님의 명령을 온전히 따를 때 하나님께서 일하심을 믿었던 것이다. 인간이 보기에는 무한하고 막강한 힘과 권력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 앞에서는 아침의 이슬이요, 한낱 지푸라기에도 미치지 못함을 기억해야 한다. 전능의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있었던 드보라는 40년간 평화를 가져온 선지자가 되었다. "여호와의 주의 대적은 다 이와 같이 망하게 하시고 주를 사랑하는 자는 해가 힘 있게 돋음 같게 하시옵소서"(사사기5:3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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