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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릉비의 진실 ⑥ 임나일본부의 첫 번째 근거
광개토태왕릉비의 진실 ⑥ 임나일본부의 첫 번째 근거
  • 도명스님
  • 승인 2023.05.0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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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 스님 
도명 스님 

역사에서 문헌과 유물은 시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되기에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 역사 연구에 있어선 문헌과 유물의 가치만큼 해석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런데 문헌이 한문인 경우, 한 글자 한 글자의 해석과 문장을 어떻게 끊어 읽느냐에 따라 내용 전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필요에 의해 나쁜 의도를 가진 집단이 마음을 먹는다면 변조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과거 동서를 막론하고 제국주의 국가들은 이러한 조작을 통해 상대국의 역사를 왜곡 축소해 왔다. 역사학자 이덕일 박사는 "역사 왜곡의 핵심은 상대국의 시간과 공간을 축소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래서 일본이 시간적으로는 단군과 고조선을 비롯한 우리의 고대 역사를 신화화하고 지우려 했다. 공간적으로는 `반도사관`을 만들어 광활한 만주벌판과 발해만을 중심으로 대륙에서 활동했던 우리 조상들의 무대를 반도에 묶어버렸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근대의 제국주의 국가들은 상대국 국민의 자긍심을 꺾을 수 있고 정복과 통치에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역사 왜곡과 강탈을 자행해 왔다.

그 결과 학문의 사조를 보면 서양의 역사가 먼저이고 동양은 뒤진다는 서양이 만든 `오리엔탈리즘`이 지금도 세계역사학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들이 자행한 유물의 수탈과 파괴의 예를 들면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수많은 유물들은 아프리카나 인도, 동남아시아 등의 식민지에서 약탈해 간 것들이다.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 수많은 유물을 강탈당했고, 현재 일본의 박물관이나 대학 또는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개토대왕릉비도 일제가 도쿄대 교수인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를 사주해 군함으로 일본에 옮겨가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들은 중국 정부에 비를 매입하려 하였으나 당시 집안현 지사 오광국의 반대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다행스럽게 무산은 되었으나 당시 그 계획이 실행되었다면 조작과 왜곡은 가속화되어 역사의 진실은 깊은 암흑 속에 묻혀버렸을 것이다.

한편, 능비의 변조 연구에 앞서 이 비의 역사성과 내용의 진실성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싶다. 왜냐하면 임나일본부의 첫 근거였던 이 능비와 함께 나머지 두 근거인 `삼국사기 강수열전`과 창원의 `봉림사 진경대사 보월능공탑비`의 임나 관련 기록들은 모두 왜곡되어 있었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족사학자 이완영 선생은 지난해 역사 학술지 역사와 융합을 통해 「강수열전 본(本)의 재해석을 통한 임나가량 위치비정」이란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 논문을 보면 강수의 태생지인 임나가량(任那加良)이 결코 청주나 김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다. 또한 필자는 「창원 봉림사 진경대사탑비의 새로운 해석」이란 경남매일 칼럼(2021.11.19.)을 통해 진경대사가 일본 열도의 임나왕족 초발성지(草拔聖枝) 자손이지, 흥무대왕 김유신 장군의 자손이 아니라는 것을 몇 가지 근거를 들어 논증했다.

사실 위의 두 기록들의 문제는 원문 자체가 아닌 학자들의 잘못된 해석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러나 광개토태왕릉비는 오역뿐 아니라 분명히 글자 자체의 변조와 삭제가 있었다. 능비 변조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이미 여럿 존재한다. 필자의 이러한 주장은 일제의 만행을 비판하는 시각에서 나온 근거 없는 추측이 아니며 또한 우리 역사를 확대 포장하려는 편향된 애국심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 다만 역사는 영광과 오욕을 떠나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는 진실의 관점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若無湖南 是無國家(약무호남 시무국가)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 이 말은 성웅(聖雄) 이순신 장군께서 임진왜란 중 사헌부 지평 현덕승에게 보낸 편지글로 전라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최근 전라남북도와 광주가 함께 24억을 들여 <전라도 천년사>를 발간하려 했으나 역사 왜곡문제가 대두되며 전라도의 도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5월 2일 광주시의회 의원 일동이 `천년사`에 대한 철저한 검정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5월 4일에는 호남지역 국회의원 여섯 명이 `천년사`의 역사왜곡을 시정하라는 입장문을 발표하였고, 전라남도의회의 모든 도의원들도 폐기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지금 전라도에서 시작한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이 들불처럼 전국에 번지고 있다. 이순신 장군께서 전라도를 지켜내면서 우리나라를 왜로부터 지켜냈다. 이제 전라도에서 촉발된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으로 외세와 그에 기생하는 식민사학자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고 다시 우리 역사를 올곧게 지켜내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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