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에 그림을 그렸다
도화지는 커서 밤과 낮을 다해 그렸다
꽃밭을 그려 넣고 꽃길을 지나
자갈밭을 지나 푸른 산 푸른 바다
하늘을 그려야 하는데
팔이 짧은가
발꿈치를 들어도 닿지 못하는 하늘
목을 뽑아 올려다보지만
자꾸 헛손질만 한다
붓끝은 무디어지려 하고
반사된 빛에
돌아보니
그는 나를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렸다
방울방울 여기저기 떨어뜨려 놓은 물감의 빛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
아, 삼월, 세상이 봄빛이다
시인 약력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밀려나는 것일까 비켜주는 것일까. 계절은 어김이 없다.
혹독하던 겨울도 어느덧 지나갔나 보다. 삼월이라고 매화가 활짝 웃으며 그 향기를 터트리고 있다. 우리네의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지난해의 시련은 매화처럼 활짝 웃는 봄이 되기를....
저작권자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