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2:45 (수)
대한민국은 왜 붕괴하는가
대한민국은 왜 붕괴하는가
  • 이광수
  • 승인 2023.04.23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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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방담이광수 소설가
이광수 소설가

최근 TV 교양프로에서 한국의 인구 급감을 우려하는 정책토론을 보고 그 심각성을 절감했다. 토론에서 인용한 데이터의 출처인 `대한민국의 붕괴(코나아이(주)시스템다이내믹스팀ㆍ양서원`을 한 권 샀다. 코나이(주) 및 시스템다이내믹스팀은 핀테크(FinTech: Financial Technology,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에 의한 모바일, 빅데이터, SNS 등의 첨단정보기술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 및 산업변화에 관련된 토털솔루션 및 플랫폼을 세계시장에 제공하는 IT기업이다. 주로 미래 예측에 관한 신산업인 부동산가격예측, 인구 예측, 세금구조분석예측 등을 개발하고 설계한다. `대한민국의 붕괴`는 한국의 인구 예측에서 전례가 없는 초저출산 관련 각종 통계자료를 인용해 그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 2021년은 대한민국의 인구가 붕괴하는 원년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추월하는 인구감소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그 결과 2021년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추락했으며 지난해 말엔 급기야 0.78명으로 급락했다. 이는 OECD 38개국은 물론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중 최저 기록이다. 2008년 유엔 인구보고서는 한국의 인구급감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로, 2350년대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최초의 국가는 한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나이 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초저출산 기조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면 한국의 붕괴는 자명하다`고 경고한다. 유엔보고서를 비롯한 신뢰성 있는 각종 국내외통계수치를 인용해 연구ㆍ분석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한 나라의 역량(국력)은 인적 자원과 천연자원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는 석유나 가스 같은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높은 출산율과 헌신적인 교육으로 육성된 훌륭한 인적 자원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개발도상국 중 유일하게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해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국가발전의 핵심원동력인 인구급감은 대한민국 붕괴의 뇌관이 되고 있다. 지난 2006년~2020년까지 역대 정부에서는 380.2조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인구정책에 쏟아부었다. 올해 말까지 누계 460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의 올해 예산규모 638.7조의 72%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이처럼 막대한 재정투입에도 불구하고 2006~2015년까지 반짝 증가하던 인구는 그 이후 내리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MZ세대의 결혼과 출산 시기의 본격적인 도래로 결혼에 무관심한 비혼세대와 N포세대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결혼율과 출산율의 동반 하락은 합계출산율의 저하로 출산율 세계 최저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었다. 50~60세대가 겪은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던 가족계획구호는 한국인구정책의 패착이었다. 필자 역시 공직자여서 정부의 산아제한정책에 솔선수범 동참했으니 유구무언이다.

코나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여성의 합계 초혼율은 2015년 이전의 70% 수준에서 2020년 52%, 2021년 46%로 급감했다. 2021년의 46%는 전체 여성(남성)의 46%만 결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추세로 가면 2023년 말에는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OECD 38개국의 평균 비혼 출산율(동거출산)은 40.7%이다. 그러나 한국은 유교문화 영향으로 고작 2.2%에 그쳐 이 수치 역시 세계 최저이다. 한국의 인구급감에 대해 어떤 인구학자는 `대한민국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쓰면서 그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인구는 산업경쟁력의 원천으로 인구감소로 노인이 가득한 세상에는 미래가 없다. 이웃 나라 일본이 그 산 증거이다. 일본의 인구감소가 가져올 충격적인 미래를 다룬 두 권의 저서 `미래연표`와 `지방소멸`을 읽어보면 한국의 인구감소가 가져올 암담한 미래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최근 일본의 인구통계를 보면 노인인구가 30%에 이르고, 오는 2025년이 되면 도쿄의 인구감소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2030년엔 백화점, 은행, 입양시설이 사라지고 전국 주택 3채 중 1채가 빈집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 도쿄 시내의 빈집이 100만 채에 이른다고 한다. 지자체의 절반이 소멸위기에 처하고 2065년에는 자국인구가 텅 빈 일본 땅을 외국인이 점령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의 서울도 이미 2010년 인구 1000만 명 선이 무너져 950만 명 선에 턱걸이를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소멸위험 지자체 수가 절반을 넘었으며 대도시 구도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수립하는 도시기본계획용역상의 수용인구 수는 통계수치를 무시하고 늘려 잡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한국의 고령사회 진입은 일본보다 7년 빨랐다. 현재 합계출산율도 일본(1.2)보다 낮은 것을 보면 우리가 일본보다 더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출산율 급감은 한국 붕괴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 시간(때, 기회)을 서둘러 바로잡지

않으면 나라와 사회와 개인의 붕괴는 명약관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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