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8:27 (목)
옛것 위 뿌려진 새것 감성 `결 고운 민화 세계`
옛것 위 뿌려진 새것 감성 `결 고운 민화 세계`
  • 박경아 기자
  • 승인 2023.04.20 2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명갤러리서 `고운그림전`
내달 7일까지 24점 작품 선봬
작품 `영원`서 내면 환희 경험
이달 말 스페인 초청전 준비
옥도윤 작가
옥도윤 작가

섬세하고 결 고운 반짇고리와 노리개, 꽃신이 반짝반짝 여심을 사로잡는다. 조선시대 여인이라도 된 듯 흐뭇하게 바라보며 그림 앞에 멈춰서는 많은 이들을 통해, 민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있어 화제다.

김해시 장유동 남명갤러리에서 지난 1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옥도윤 한국민화진흥협회 경남지회장의 `고운그림展`(24점)이 펼쳐지고 있다. 옥도윤 지회장은 민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해외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중견 작가다. 이미 부산 동부지방법원청사와 대구베테딕토수녀원, 경남 소재 중소기업 등에서 그 작품을 소장ㆍ전시할 만큼 대중적 인기를 끄는 작가이기도 하다.

옥 지회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민화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싶다고 말한다.  기존 민화작가가 현존 작품을 본을 떠서 그리는 그림을 그려왔다면, 그는 현대와 옛 선조의 감성을 잘 녹여 새로운 시선으로 민화를 조명한다고 말한다. 작품 90%가 창작품인 그의 작품은 커피와 옛것이 조화롭게 녹아있다.

작품 `영원`은 옥도윤 지회장이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구상 때부터 자료수집, 구도를 잡는 것까지의 과정이 남달랐다. 그는 작품을 완성해 가며 내면 깊이에서 차오르는 환희를 경험했다. 지금도 `영원`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고마운 작품이다.
그의 결 고운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이 `행복마중`이다. 장난꾸러기 토끼와 예쁜 반짇고리, 실패와 수놓은 복숭아, 원앙과 까치 등이 안정된 구도와 세련된 색감으로 걸음을 멈추게 한다. 토끼 한 마리 한 마리의 표정이 재미있어, 조상의 해학을 유쾌하게 보여준다.

옥 지회장의 `월하정인` 시리즈도 볼만하다. 둥근 눈썹 모양의 작은 초승달은 해 질 무렵 잠깐 보이는데, 여기에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다. 매끈히 고운 초승달과 같은 만남이 너무나 짧고 아쉬워, 연인은 촉촉한 눈길을 교환하고 있다. 늦은 밤이 아닌 초저녁이 두 사람의 처지를 짐작하게 만드는, 인생사와 사랑, 안타까움을 작품 속에 녹여낸 기지가 뛰어나다.

옥도윤 작가의 작품 `영원` 95x95㎝ 장지/먹/봉채/분채.

옥 지회장은 이달 말경 스페인 초청 기획 해외전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7월에는 서울 인사동 라메르갤러리에서 제6회 개인전, 12월 초 제8회 김해민화연구회 정기회원전 개최 등의 준비로 분주하다. 그는 김해민화연구회 대표, 경남미술협회 운영위원, 김해미술협회 부지부장, 인재대 평생교육원 민화반 지도교수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으로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 우리 민화의 예술성을 알리고 있다.

그는 "깊이 있는 학술적 지식과 예술인으로서의 소양을 겸비하고, 탄탄한 실력을 갖춘 민화 작품을 생성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건강과 부귀 등 소박한 민초의 소망과 구복이 담긴 전통 민화에 새로운 기법과 구도를 가미한 창작품으로, 현대 민화의 포문을 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옥도윤 지회장의 `고운그림展` 기획초대전을 감상한 한 시민은 "민화라면 다 비슷비슷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새롭고 예쁘다. 감성이 살아있는 그림에 조상의 해학이 담겨져 있어 즐겁게 감상했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