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0:17 (목)
쌀 확대 유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활용
쌀 확대 유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활용
  • 황철성 기자
  • 승인 2023.04.19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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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성 지방자치부 부장
황철성 지방자치부 부장

지금 농촌에서는 안 오르는 게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아이 성적, 남편 월급, 그리고 쌀값이라고 한다. 지난해 8월 기준 쌀 20㎏의 산지가격이 5만 3535원에서 4만 2522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0.6%가 하락했다. 이는 정부가 처음 쌀값을 조사한 1977년 이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농가 생계를 책임지는 쌀값의 폭락은 농업과 농촌의 쇠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비웃기라도 하듯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또한 인구감소지역 대부분이 농촌이라는 안타까운 현실은 농민이 농업뿐만 아니라 농촌 자체를 떠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쌀 산업이 벼랑 끝에 처해 있다. 현 쌀 재고 상황도 심각하지만 생산ㆍ유통ㆍ소비 등 모든 과정에서 그동안 누적된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붕괴 일보 직전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농협 쌀 재고량은 31만 3000t으로 평년 기준 대비 2.4배 많다. 산지농협은 2021년 쌀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평년 130만t보다 13% 많은 147만t을 매입했다. 이는 경부 공공비축미 매입량(35만t)보다 4배 많은 규모다.

결국 코로나19 장기화와 국민 식생활 변화에 따른 소비 부진이 예상보다 큰데도 정부의 쌀 수급정책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소비 부진이 심각해 쌀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올해 정부 예산안에는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쌀 생산조정제) 예산이 한 푼도 편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9년을 끝으로 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공익직불제로 개편하면서 도입한 이른바 `자동시장격리제`는 시장격리를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식의 애매한 법 조항으로 있으나 마나 한 제도가 됐다. 그런 와중에 쌀값은 물가관리 희생양이 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쌀값 안정화법에 끝내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 이유는 쌀 산업의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 심화, 중대한 재정적 부담 등을 들었다. 이는 시장 만능주의를 앞세워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유예하고 농가의 고통을 방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농민은 생존의 문제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데 정부는 바라보고만 있겠다는 것이다. 경남농협은 지난 17일 김주양 본부장을 비롯해 지역 내 조합장 등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2023년도 미곡종합처리장운영 부산ㆍ울산ㆍ경남협의회 정기총회를 갖고 양곡사업 추진 진도분석과 쌀 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다양한 대책 논의를 했다. 특히 최근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쌀 적정 생산과 관련해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농협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지속적인 쌀값 하락과 소비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쌀 소비확대를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등 판매망 다각화에 부울경협의회가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자"고 결의했다.

경남농협은 정부가 시장격리 계획물량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산지벼가 없는데도 쌀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쌀 소비확대와 마케팅 활동 강화에 다함께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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