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3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내 집이 없는 것도 서러운데 전세금을 사실상 떼이게 된 피해자의 심경이 참으로 먹먹하게 한다. 지난 17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지인에 의해 발견된 A(여ㆍ32)씨가 병원으로 이송 중 숨졌다.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손 글씨로 쓴 유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A씨는 이른바 `건축왕` B(61)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였다. A씨 역시 지난 2월 28일과 지난 14일 건축왕 B씨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하고 인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30대 2명에 이어 3번째 사망자가 됐다.
A씨는 지난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 원으로 아파트 전세 계약을 했고, 2년 뒤 보증금 9000만 원으로 재계약을 했다고 한다. A씨 집은 아파트 준공 시점인 2017년 7월 채권최고액 1억 5730만 원으로 근저당권이 이미 설정됐고, 지난해 3월 경매에 넘어가면서 근저당권은 부동산 투자 유한회사로 이전됐다. A씨 집의 경매가 시작된 비슷한 시기 이 아파트 전체 60세대도 통째로 경매에 넘어갔다. 지난 201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전세보증금이 8000만 원 이하여야 최우선변제금으로 2700만 원을 보장받을 수 있는 탓에 사망 당시 A씨는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지난 14일 숨진 C(26)씨는 오피스텔 보증금 9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모친에게 "2만 원만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단수 예고장을 받는 등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더 이상 억울하고 분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법적ㆍ제도적 서민 주거 안정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인간 생존의 조건인 의식주(衣食住)를 가지고 남의 눈에 피눈물을 빼는 비인간적인 행위ㆍ행태는 뿌리 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