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4:09 (수)
성숙한 리더십을 갖추었는가?
성숙한 리더십을 갖추었는가?
  • 하성재
  • 승인 2023.04.10 2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br>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당신의 MBTI는...?"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심리상담가들이 주로 사용했던 `성격유형`을 진단하던 도구가 이제는 평범한 일상 언어가 되었다. 그런데 `행동유형`을 진단하는 도구인 `DISC`도 있다. 사람들은 태어나서부터 성장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한 동기요인에 의해 선택적 또는 일정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러한 행동이 하나 둘 반복되면서 하나의 경향성을 이루게 된다. 그에 따라 자신이 일하거나 생활하는 환경에서 아주 편안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를 행동 패턴(Behavior Pattern) 또는 행동 스타일(Behavior Style)이라고 부른다.

이 개념은 미국 콜롬비아대학 윌리엄 마스턴 박사가 시작했다. 마스턴 박사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이 처한 환경, 그리고 그 환경 속에서 본인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4개의 형태로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인식을 축으로 인간의 행동을 각각 주도형(Dominance), 사교형(Influence), 안정형(Steadiness), 신중형(Compliance)으로 나누고, 네 가지 행동유형의 머리글자를 따서 DISC 행동유형이라 한다. 

특히, DISC 행동 유형 분석을 통해 리더십의 다양한 유형을 제시하는 켄 보그스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8명의 리더십 스타일을 분석했다. 전쟁이라는 급박한 상황보다 리더십의 색깔이 더 분명히 드러나는 경우는 없다고 하면서, 제1ㆍ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엄청난 압박 속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고뇌의 순간들을 돌파했던 8명의 리더십 스타일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리더들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유능한 지도자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는 필요와 상황의 요구에 따라 리더십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유능한 리더는 다양한 리더십 유형을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변화의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MZ세대 8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인) 인식조사`에서도 리더십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함을 보여준다. 조사에 의하면,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리더십 유형은 `소통형`이다. 반면에 강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카리스마형`은 13.9%, 직원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업무 처리 시 자율성을 부여하는 `위임형`은 8.2%로 집계됐다. 즉 `효과`적인 리더십은 한 가지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변화 적응적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한국컨설팅연구소 김영회 소장은 그의 저서 "DiSC: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우리 행동의 4가지 특성"에서 4가지 기본 행동유형 `D(주도형), i(사교형), S(안정형), C(신중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①`D 주도형`의 특징: 뚜렷한 성과를 냄. 활기 있게 행동함. 도전을 받아들임. 지도력이 있음, 빠르게 결정함 ②`i 사교형`의 특징: 사람과 접촉함, 호의적 인상을 줌, 타인을 동기유발하게 함, 사람을 즐겁게 함, 그룹에 참여 ③`C 신중형`의 특징: 세부 사항에 신경을 씀, 익숙한 환경을 선호함. 일을 정확히 처리함, 사고방식이 엄격함, 상황을 분석하고 위험 요인을 파악함 ④`S 안정형`의 특징: 고정 직무를 수행함, 인내심이 있음, 직무에 전념함, 타인을 배려하고 협력함, 남의 이야기를 경청해줌.

켄 보그스는 한 사건에서 순간순간 리더십의 유형을 바꾸어 가며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갑작스러운 상황이 닥쳤을 때는 침착히 대응할 수 있는 안정형(S) 리더십을, 여론이나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주도형(D) 리더십을, 요동치거나 흥분하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을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신중형(C) 리더십을, 피로감과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는 감싸주는 사교형(I)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따라서 리더십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상황과 사람에 따라서 4가지 유형의 특성을 잘 발휘해야 한다. 물론 모든 유형의 리더십을 동시에 사용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다양한 상황과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오늘날의 조직 상황 속에서, 자신에게 약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보강하는 계기가 삼아야 한다.

많은 리더들이 자신만의 리더십 스타일을 고집하며 좌충우돌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연출한다. 하지만 성공하는 리더들은 리더십 스타일을 시의적절하게 변화시켜 각 사람과 상황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것이 바로 리더십의 성숙이다. 더 우월한 리더십 스타일은 없다. 그러나 리더는 성숙해야 한다. 성숙한 리더는 자기만의 강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성과 한계가 있음을 이해한다. 그리고 효과적인 리더로 성장하는 노력을 통해 각 사람과 상황에 가장 적합한 리더십 스타일을 분별하고 발휘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