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6:29 (금)
나라 밖을 내다보자 50
나라 밖을 내다보자 50
  • 박정기
  • 승인 2023.03.27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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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랄한 왜놈들이 좋다고
옛날 일 괘씸하지만 잊기로
그러나 일본은 이기고 싶어
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왜? 그 원인은 100년 전 국권 침탈부터 따져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원죄는 일본에 있다. 왜 남의 나라 조선을 침탈했느냐 말이다. 사정이야 어떻든 일본이 잘못했다. 멀쩡한 나라를 강점하다니. 그런데 국제범에는 식민지 지배를 금지하는 법이 없다. 어디 가서 호소하나? 누구한테 책임을 물어야 하나? 답답하다. 더 답답한 일은 대법원 판결대로 우리 국내에서 강제로 배상을 집행했을 경우 국제법정에서는 한국 손이 아니라 일본 손을 들어 준다는 게 우리 하급법원의 판단이다. 이게 현실이요 국제정치다. 세계는 아직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힘을 길러야 한다.

외국인이 일본인과 우리를 단적으로 비교해서 말할 때 한국 사람은 정이 많다고 한다. 한편 일본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우린 속을 쉽게 털어놓는데 일본 사람 속 얘기 절대 안 한다. 속 얘기를 하는 우리를 당연히 가깝게 여긴다. 정이 간다. 

그럼 왜 일본 사람은 속 얘기를 안 하는가 못한다. 조심스럽다. 혹여나 상대 기분을 상할까 봐 못하는 것이다. 소위 메이와쿠(폐 끼침) 때문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와(和)의 문화 때문이다. 1000년 가까이 이어온 전통이다. 그래서 소심하다는 말도 곧잘 듣는다. 지금 젊은 사람들은 좀 달라졌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세대들은 회의할 때도 좀체 자기 의견을 내놓지 않는다. 튀는 행동은 `와`를 깨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내가 중동에서 일본 사람들하고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다. 일과를 마치기 직전 간부들만 모여서 소위 `우찌아와세`(회의)를 한다. 현장 조장들 사이의 업무협조가 주된 내용이고 마지막으로 현장 책임자의 지시와 주의 사항이 전부다. 물론 매일 하는 회의니까 특별한 안건이 없기도 하지만 그 사람들 분위기를 흐리는 어떤 행동도 스스로 삼간다.

포로가 된 일본 군인들이 미군에게 협조한 것은 포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일본군에서는 포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따로 행동준칙을 만들지도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포로가 되면 자포자기부터 한다. 자기는 이제 돌아갈 수도 없는 사회 이단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쇼와군인들의 실책이다. 메이지 군인들은 달랐다. 러일전쟁 때는 포로가 귀국해서 훈장을 탄 전례도 있다. 쇼와군인 지도부의 짧은 생각이 2차 대전 때 무고한 생명을 무더기로 죽였다.

개인적으로 나는 일본 사람을 좋아한다. 예의 바르고, 정직하고, 질서와 청결을 중히 여기는 점이 좋다. 특히 일본 지도자들의 자기희생과 봉공 정신이 아름답다. 

악랄한 왜놈들이 좋다고? 옛날 일은 물론 괘씸하지만 다 잊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에는 꼭 이기고 싶다. 여러 면에서. 특히 국력 면에서 안 될 것 없지 않으냐? 여러분이 나서면 된다!

일본아, 기다려라! 대한민국이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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