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9:48 (목)
신이 넘치는 세상에서 사는 지혜
신이 넘치는 세상에서 사는 지혜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3.03.21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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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서향만리류한열 편집국장
류한열 서향만리류한열 편집국장

인생은 `내 삶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니체의 철학적 사유를 빌리지 않더라도 자신의 삶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가, 라는 질문을 몰고 가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답이지 정답은 아니다. 삶에 모든 혜택을 누리든, 소외의 중심에 서든 이 질문을 벗어나지 않는다. `어떻게`라는 방법에서 판이하게 다를 뿐이다. `나는 신이다`에 희생된 숱한 사람들도 자기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변태적인 장소에서 찾았을 뿐이지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행동을 했을 것이다. 처음 JMS 입문 과정에서 옆 사람이 현혹이 가세했든, 자발적 행동이었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표현이었을 것이다. 요즘 정치판에 눈을 돌리면 `나는 신이다` 시리즈 2편을 보는 착각을 불러온다. `그 신`을 보고 달려드는 자기애가 없는 행동에도 깊은 내면에는 자기 사랑이 깔려 있다. 어차피 사람은 어떤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가는 지극히 자기 본위인 이기주의에서 발산한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각축장이 우리 눈앞 세상이다.

우리나라 `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시대마다 신들이 `나는 신이다`며 대중을 현혹해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 자기 삶을 신에 기대어 사이비 자기애로 스러져 갔다. 요즘 갑자기 더 많은 신들이 우글거리는 이유는 넷플릭스에서 신들을 방출했기 때문이다. 온갖 잡신이 인생을 볼모 삼아 사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화면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심지어 내용이 너무 난잡해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가짜가 일어나 `나는 예수다` `나는 부처다`라고 한다. 내용은 몸과 재물을 요구한다. 가장 원초적이면서 모든걸 뺏아가려는 작태다.

종교의 폐해는 영혼을 말살한다. 몸을 뺏고 모든 소유를 앗는 자칭 신들은 저주를 받아야 한다. 되레 그들이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저주를 받는다고 겁박하는 모습에서 삶의 아이러니를 느낀다. 세상에서 실망한 사람들이 에덴동산을 찾아 가짜 신을 만날 수 있지만, 신들을 현행법으로 단죄해서 `불 못`에 넣어야 한다. 그래도 가짜 신들의 후예가 바통을 받아 그들의 세계들 유지하는 생명력이 놀랄 뿐이다.

`살아있는 부처`라 부르며 많은 사람한테서 재물을 긁어모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A 사의 스님들이 있다. A 사 측에서는 일부 이탈 신도들이 시주한 돈을 돌려받기 위한 술책이라고 맞서고 있다. 진실은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종교 행위가 법정에서 옳고 그름을 가르게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종교와 종교 사이에 무엇이 있을까. 내 삶을 사랑한 행위의 대가는 축복일 수 있고 저주일 수 있다. 다음 달 12일 항소심 재판이 열린다. 종교는 자기 성찰에 큰 도움이 된다. 바른 신은 결코 재물이나 몸 공양을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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