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6:44 (금)
조직 갈등 정서의 문제다
조직 갈등 정서의 문제다
  • 하성재
  • 승인 2023.03.20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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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조직을 아름답고 건강한 조직으로 온전히 세워가는 것은 모든 리더의 소원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소원과는 다르게, 때로는 조직에 갈등이 발생한다. 조직 내 갈등 원인을 여러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소통과 공감의 유경철 대표의 최근 사례조사를 보면, 대기업에서 퇴사하는 이유는 각자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상당수의 공통점은 상사와의 갈등이었다고 한다. 전혀 퇴사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직원도 결국 팀장이나 사수와의 갈등이 심해져 더 이상 참기 힘들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어렵게 입사한 회사를 포기할 정도로 힘든 상사와의 갈등은 도대체 무엇일까? 심리학자 칼 융은 사람에게 생기는 갈등의 원인은 "나와 같아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해야 하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게 되면 질책을 하게 되고 일을 잘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이러한 일을 소통학자 백성훈은 `정서의 문제`라고 정의한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각각의 시대마다 중심적인 특징이 있음을 알게 된다. 전쟁과 정복이 중심인 시대, 질병과 그 치유가 중심인 시대, 계몽과 개혁이 중심인 시대 등이다. 그때마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리더들이 나타나고, 그 리더들이 그 시대를 견인해 왔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떤 시대일까? 바로 `정서와 회복의 시대`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더욱 공감하게 되는 것은 우리 모두는 `정서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직에서도 정서 문제가 아주 심각해졌다. 최근 조직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정서의 문제를 호소하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금 이 시대는 `인간의 정서를 이끄는 리더`를 요구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 간 `세대 차이`를 크게 느끼고 있다. 이는 사회의 통합에도 걸림돌이 된다. 그래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안에 세대 차이보다 더 큰 차이가 있는데, 이는 바로 `정서 차이`이다. 단순히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뿐만 아니라 정서가 달라졌고, 조직 안에 `건강한 정서`가 무너진 것이다. 세대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정서 차이`가 생겨났고, 정서의 문제는 다시 관계와 소통의 문제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 이런 시대에 필요한 미래형 리더십은 어떤 리더십일까? 과거에는 천재적 재능인, 현재에는 행정적 재능인이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관계적 재능인`이 필요하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리더`의 저자 피터 스카지로는 정서적인 건강을 해치면 리더들에게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한다.

①골치 아픈 회의라면 가능한 한 회피하려고 한다. ②사실을 드러내기 곤란할 경우에는 진실을 살짝 왜곡시켜 말한다. ③성과가 좋지 않을 때는 평가를 회피한다. ④뭔가 잘못된 것이 분명해도 그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지적하거나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⑤시간을 들여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지 않거나, 깊은 고민과 성찰없이 중요한 모임과 회의 자리에 참석한다. ⑥추진하고 싶은 일인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채 결정을 내린다. ⑦일만 벌여놓고 관리와 책임을 소홀히 한다. ⑧중요한 기획 회의들이 진행되는 기간동안 피드백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⑨내 삶과 일이 기대한 대로 펼쳐지지 않고 있다는 고통스러운 신호를 계속해서 무시해왔다.

만일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리더들은 스스로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일에 대한 속도를 늦추고, 쉼과 안식을 통해 회복할 계획을 세운 뒤, 이를 실행해야 한다. 계속해서 피터 스카지로는 정서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 `그만둬야 할 것들` 8가지 목록을 제시했다.

①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는 것 ②거짓말을 하는 것 ③잘못된 일들을 하고 싶어 하는 것 ④분노ㆍ슬픔ㆍ공포를 부인하는 것 ⑤비난하는 것 ⑥넘치도록 하는 것(overfunctioning) ⑦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 ⑧다른 누군가의 삶을 사는 것 등이다.

리더의 외적인 활동은 그 사람의 내적인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 사실을 발견할 때 리더는 비로소 온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직을 더 아름답고 더 건강한 조직으로 온전히 만들어가려면, 조직 갈등을 야기하는 `정서의 문제`를 가볍겨 여겨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시대는 `정서`와 회복의 시대임을 깨닫고, 세대 차이보다 `정서 차이`가 더 큰 문제임을 인식하며, 미래형 리더십인 `관계적 재능인`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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