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00:06 (토)
그들은 신이 아니다
그들은 신이 아니다
  • 박슬옹 기자
  • 승인 2023.03.19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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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한 다큐멘터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이비 종교 집단을 다루는 `나는 신이다`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대한민국에 있는 4개의 대형 사이비 종교들의 만행을 폭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사이비 종교 교주의 악행들에 대해 대중들은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그 내용이 너무나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해당 단체들과 관련된 내용들은 앞서 MBC 리포트, PD수업, 시사매거진 2580 등 공중파 시사 프로그램들에서 탐사취재를 통해 다뤄져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지만 공중파라는 한계 때문에 적절한 수위 조절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렇게 적나라하지는 못했다. 또, 연관 단체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었기에 모든 내용을 담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신이다`는 넷플릭스를 통해 웹으로 공개되는 영상이다 보니 공중파 프로그램들보다 더 제약 없이 사이비 집단들의 속내를 드러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더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다루고 있는 사이비 단체 4곳은 `JMS`, `오대양`, `아가동산`, `만민중앙교회`로 대부분의 내용이 전 신도들의 폭로나 관련 사건을 조사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진행된다. 이 덕분에 당시의 실상에 대해 디테일하고 자세한 진실을 들을 수 있다.

특히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에피소드는 1~3화까지 다루고 있는 `JMS`이다. 해당 파트에서는 JMS의 교주인 정명석이 저질렀던 과거 행적들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정명석은 수많은 여성의 성을 착취, 세뇌해 강간과 강제 추행을 일삼았다. 다큐멘터리에선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와 신도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보통 일반적인 대중들은 사이비 종교에 대한 믿음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 그런 걸 왜 믿어?`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 영상을 보게 되면 생각도 조금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 그들은 대놓고 사이비종교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특히 JMS가 인기를 얻었던 이유도 그렇다. 처음엔 매우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집단인 것처럼 접근해 신도들을 세뇌시킨다. 그렇게 사이비에 빠져들게 된 신도들은 뒤늦게 빠져나오려고 해도 신변의 위협을 받는 등 온갖 협박을 받게 된다.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위치에 놓인 신도들을 상대로 교주들은 말도 안 되는 사기와 범죄 행각을 벌일 수 있었으며, 자신들의 모든 악행을 합리화할 수 있었다.

이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사이비 교주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논리가 있다. `나는 신이다`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신이 아니다. 단지 인간의 탈을 쓰고 악랄한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범죄자들일 뿐이다.

현재 `나는 신이다`에서 다루는 사이비 집단들은 대부분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직도 이런 사이비 종교가 어디선가는 만연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니 분명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가장 두렵고 무서운 현실이다.

사회적 파장과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위협을 무릅쓰고 이 모든 사실을 폭로한 증언자들에게 경외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또한, 이들의 용기를 통해 이 세상 어디선가 발생하고 있을 또 다른 사이비 종교들이 사라질 수 있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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