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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화단 어머니 60년 여정 담아 내걸다
진주화단 어머니 60년 여정 담아 내걸다
  • 이대근 기자
  • 승인 2023.03.19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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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립 이성자 미술관
`현실과 판타지 경계…` 전
내달 5일까지 100점 걸어
시기 따라 세계 변화 살펴
Butterfly Image 42×35cm 한지에 먹, 분채 2000.
Butterfly Image 42×35cm 한지에 먹, 분채 2000.

한국화가 하미혜 화백의 특별전이 진주시립 이성자 미술관에서 다음 달 5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다`라는 제목으로 미술관 전관을 활용해 작가의 60여 년 한국화 여정을 총망라했다.

하 화백은 그의 소장품과 최신작 등 100점 정도를 엄선해 작품을 걸었다. 이번 전시는 크게 우리 민족 고유의 장식적 이미지를 담아낸 `정의 시기`, 역사의 흔적으로서의 이미지를 그렸던 `적의 시기`, 나비로부터 발현된 신비주의적 이미지로 완성되는 `접의 시기` 등 3개의 시기로 구분돼 열린다. 작가의 최근작까지 시기에 따라 변화해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지난 1941년 진주에서 태어난 화백은 영혼의 자유와 인간성의 고귀함을 나비로 표현하는 이른바 `나비 작가`로 알려지면서 진주는 물론 중앙 화단에서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Butterfly Image 60.5×62.5cm 한지에 먹, 분채 1991.
Butterfly Image 60.5×62.5cm 한지에 먹, 분채 1991.

특히 그의 고향 사랑은 남다르다. 팔순의 나이지만 후배 화가들의 전시회에는 빠짐없이 찾아와 함께 어울리며 격려한다. 미모와 체력도 후배들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매번 밥을 사는 것도 빠트리지 않는다. 그래서 후배 작가들은 그를 어머니라 부르며 `꼰대`가 아닌 화단의 큰 `어른`으로 모시며 존경한다.

작가 하미혜 예술의 여정은 65년 전인 지난 19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주여자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제9회 영남예술제에서 학생부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것으로 일찍이 그림의 천부성에 대한 결정(結晶)을 보여줬다.

영남예술제는 우리나라 최초 종합축제인 개천예술제의 초창기 이름으로 당시에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예술 경연장으로 미술 분야 심사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도상봉 교수가 중심이 됐다. 그 후 하 화백은 부산사범대학 미술과를 졸업하고, 짧은 교편생활을 거쳐 진주와 경남 그리고 한국을 잇는 미술협회와 전문단체의 제대로 된 역할의 중심에서 협력을 통한 배려와 나눔의 길을 걸어왔다.

하미혜 한국화가
하미혜 한국화가

그는 1971년 최태문, 박덕규 등과 함께 `진주일요그림회`를 결성했고, 1985년의 전문미술단체인 `진주여류작가회`를 창립해 15년간 책임을 맡아 운영함으로써 현재까지 38년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진주 여성미술에 대한 위상과 발전 기반을 다져왔다. 또한 `구십회` 등 지방의 개성적인 소 단체 즉 지류의 발전에도 아낌없는 공헌과 봉사를 해 온 장본인이다.

그러면서도 한국미술의 본류에 해당하는 `한국미술협회`의 21대와 22대 부이사장직으로 위촉되면서 지역을 아우르는 역할과 여권신장에 대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 밖에도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을 비롯해 `경남도미술대전`과 경남도립미술관 등의 운영위원, `제1회 미술인의 날` 조직위원, `진주미술협회`, `남부현대미술제` 등을 통해 미술계의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진주에서는 국립진주박물관과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의 운영위원 등으로 현역 미술운동가다운 역할로 미술계를 주목하게 했다.

하미혜 화백은 인사말을 통해 "진주를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작가 내고 박생광 선생님과의 어린 시절 만남을 시작으로 서양화가 홍영표 선생님, 풍곡 성재휴 선생님과 조영제 선생님, 이석우 교수님과 조동벽 교수님, 송혜수 화백님, 도상봉 교수님 등과의 만남과 가르침은 작가로서의 하미혜가 존재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라며 "이렇듯 제 그림의 뿌리는 오로지 진주로 시작해서 지금껏 진주에 있다. 예술의 도시 진주는 저에게 예술의 뿌리를 내리도록 허락한 성지이다. 진주에서 그간의 창작 생활에 대한 일면을 보이게 된 것은 제 생에 큰 의미를 지닌 기쁨이자 감사함이다"고 말했다.

조규일 진주시장도 축하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조 시장은 "화백님은 평소 작품활동과 함께 중앙화단과의 교류 활성화, 지역 예술가를 위한 도움 등 진주시 미술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이러한 노력들이 화백님의 지난번 한국미술협회 대한민국미술인 본상 수상으로 일부 발현됐다고 생각된다. 아무쪼록 이번 전시회를 통해 화백님의 작품이 갖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희망`으로서의 미학적 가치가 나비가 꽃을 만나듯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고 공감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성석 미술평론가(남가람미술관장)는 그의 작품에 대해 "순수 자연주의적인 조형성으로 자유분방한 화면을 이끌어가면서 항상 새롭고 경이적인 세계에 발을 디디고 서 있다"며 "가장 본질적인 예술의 정수를 제시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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