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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중요어업유산과 세계중요농업유산
국가중요어업유산과 세계중요농업유산
  • 김제홍
  • 승인 2023.03.0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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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IAHS,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2002년)를 만들었다. 우리가 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UNESCO`s World Heritage Sites, 1972년)과는 구별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보존할 가치가 있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을 지정해 주는 것이다. 세계유산(문화유산ㆍ자연유산ㆍ복합유산), 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으로 분류되고 `원형보존`이 강조된다.

반면,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는 생태적 변화는 물론 사회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진화해 온 살아있는 농업시스템을 발굴하고, 적절한 개발과 활용을 통한 `동적 보전`을 추구한다.

세계중요농업유산에서 `농업유산`의 의미는 협의의 농업뿐만 아니라 어업, 임업, 축산업을 포함하는 광의의 의미로 사용된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선정되려면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한다. 먼저 해당 국가의 추천을 받아서 후보지를 등록하고, FAO의 서류심사와 현지답사를 받아야 한다. 등재의 기준은 식량과 생계의 안정성, 농업생물이 다양성, 지역적이고 전통적 지식체계, 문화ㆍ가치체계 및 사회조직, 육지 및 해양경관의 특징 등 5가지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신청을 위해서는 먼저 해당 국가의 국가중요농업(어업)유산에 등록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중요농업유산제도와 국가중요어업유산제도가 분리되어 있다. 지난 2012년 당시의 농림수산부가 국가중요농어업유산제도를 도입했지만, 2014년 해양수산부가 분리됐기 때문이다.

국가중요어업유산제도에는,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인 제주 해녀어업(2015년)부터 제12호 거제 숭어 망쟁이 들망어업(2022년)까지 전부 12개가 지정돼 있다. 경남에는 모두 4개가 지정되어있는데, 제3호 남해 죽방렴 어업(2015년), 제7호 하동ㆍ광양 재첩잡이 손틀어업(2018년), 제8호 통영ㆍ거제 견내량 돌미역 틀잇대 채취어업(2020년), 제12호 거제 숭어 망쟁이 들망어업(2022년) 등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에 포함된 어업유산은 등재사례가 적고 있다고 하더라도 농업이나 산림 등과 함께 복합유산에 포함돼 등재되고 있으며, 어업유산 단독으로 등재시킨 사례는 일본 기후현(岐阜県) 유일하다.

일본 기후현 나가라강(長良川) `은어잡이 어법`(Ayu of the Nagara River System)은 기후현의 4개 도시를 통과하는 긴 강인 나가라 강에 살고 있는 은어를 잡기 위해 가마우지를 이용한 전통적인 어업으로 `가마우지 어법`이라고도 부른다. 이 가마우지 어법을 현지에서는 우카이(鵜飼)라고 부른다. 가마우지인 새(鵜)를 길러서(飼) 은어를 잡는다는 뜻이다. 얼핏 동물 학대처럼 보이지만 이미 1300년 전에 개발된 어법이다.

우리나라의 국가중요어업유산 중 제주 해녀 어업과, 섬진강 재첩잡이 어업을 처음으로 FAO에 등재 신청하여 지금 심사 중이며, 남해 죽방렴 어업이 등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초연결 사회라는 디지털 시대를 지나 인공지능시대, 세계중요농업유산 후보지라도 찾아가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고, 우리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교감하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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