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8:54 (금)
대한민국이 검찰공화국인가
대한민국이 검찰공화국인가
  • 이태균
  • 승인 2023.03.06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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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니스트
이태균 칼럼니스트

공정ㆍ상식이 통하는 정의로운 국가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출마의 변과 취임사가 맴돈다. 과연 `현재 우리나라가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정의로운 사회인가`라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검사출신이 아니면 윤석열 정부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통령실 참모, 정부 부처, 산하기관장 등 검찰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능력ㆍ전문성을 가졌다면 검찰출신이라해서 요직을 차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윤 대통령은 앞으로 인사 탕평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역대 정부의 성공, 실패는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평가가 달랐다. 그만큼 인사권은 중요하고 인사는 만사의 근간이 되었다. 윤 대통령은 인사검증을 혁신하기 위해 인사검증을 법무부로 이관해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했다. 문제는 지금의 인사정보관리단도 인사검증을 제대로 못해 후유증을 낳고 있어 야당은 물론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명한 국무위원도 검증과정에서 본인의 해명에도 국민들의 눈높이와 상식에 맞지 않아 낙마한 사람이 있으며 최근에는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지명된 후 아들의 학폭문제로 자리를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인사검증 부실이 드러났음에도 책임지고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 전 대통령을 호되게 비판하면서도 인사 실패에 사과하지 않은 모습은 윤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고위공직자 인사 추천ㆍ검증을 하는 인사팀의 다수가 검찰 출신이거나 전직 검사다.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에 설치된 인사정보관리단에도 검사 출신이 많다. 그들은 상명하복에 익숙한 데다 자신들이 최고라는 엘리트 의식에 `제 식구 감싸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부류다.

대한민국에서 탁월한 엘리트가 검찰에만 있는가. 능력ㆍ소양을 갖춘 일부 인사는 대통령의 임명제의을 부담스럽다며 사양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나는 부족하니 아니오"라고 사양하는 미덕도 절실하다. 수신제가하지 못한 사람은 국가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삼가야 순리다. 정순신 변호사의 경우 조국 전 장관과 무슨 차이가 있나.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검사이기에 피해 학생이 당한 2차피해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정치권ㆍ사회지도층의 도덕성은 냉엄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인사검증이 완벽할 수는 없더라도 인사검증의 부실이 생기면 책임자는 책임지고 사과하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사과도 인색하다. 사과해도 `유감이다`라고 얼버무린다. 유감이란 진정한 사과가 아니다. 사과는 분명하게 `잘못됐다, 죄송하다`면서 부실검증이 없도록 검증시스템을 개선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혀야 할 것이다.

장제원 의원이 윤 대통령의 성공을 원한다면 쓴소리를 국민을 대신해 직언해야 할 것이다. 장 의원은 현 정부 출범 시 내각, 대통령실의 골격을 짜는데 일조했기에 당내ㆍ외의 반대파에 대한 공격보다는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대한 비판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모습을 보이면 장 의원의 진정성이 평가돼 윤핵관이라는 오명도 벗으면서 국민들의 나쁜 인식해 사라질 것이다.

대통령이 대통령제에 고유한 당정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당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는 비난을 받더라도 위험을 무릅쓰고 당무에 개입하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은 없다. 대통령실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의 발언을 두고도 차별화를 보였는데, 지난 대선 때 윤ㆍ안 연대로 윤 대통령이 0.73% 포인트 차이로 당선된 것은 사실 아닌가. 초심은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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