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9:11 (목)
목숨 바쳐 `정면 직언` `현대 조정`에 바치다
목숨 바쳐 `정면 직언` `현대 조정`에 바치다
  • 박경아 기자
  • 승인 2023.03.05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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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묘사직소(조선을 움직인 한 편의 상소)
남명조식 상소문 옮겨 화두 던져
뜻있는도서출판 이상영 출판편집
언론ㆍ공직 직업군은 꼭 읽어봐야
이상영 출판편집자가 편 뜻있는도서출판의 `을묘사직소`(乙卯辭職疏).
이상영 출판편집자가 편 뜻있는도서출판의 `을묘사직소`(乙卯辭職疏).

`지금 우리 시대는 지식인이 사라진 시대이다. 지식인의 직언을 들을 수 없는 시대이다. 아무도 공의를 말하지 않는다. 때로는 공인이라는 이름 뒤에 숨고 때로는 전문가라는 이름 뒤로 물러난다. 말해야 할 일을 말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곡학아세(曲學阿世)와 견강부회(牽强附會)가 판을 친다.`(이상영 주해하여 옮긴 `을묘사직서` 중에서)

이 시대, 목숨 건 조언으로, 어지러운 정치권에 화두를 던지는 한 권의 책이 나왔다. `뜻있는도서출판`의 남명조식 선생이 쓴 상소 `을묘사직소(乙卯辭職疏)`다. `조선을 움직인 한 편의 상소`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을묘년에 사직하는 조식(曺植) 선생의 상소문으로, 선무랑 단성 현감에 새로 제수된 그가 왕에게 올린 소(疏)를 132페이지 분량으로 풀어낸 글이다.

이를 빙고(憑考)하여 옮긴 이상영은 출판편집자로 인문학 고전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상영 편집자는 골동품으로 취급되는 인문학 고전에 아쉬움을 느껴, 오래됐으나 여전히 현재 우리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을묘사직소`를 현대적 시각으로 번역해 출간했다. 그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빙고`(憑考) 번역방식을 채택했다. 여기서 빙고란 여러 가지 근거를 상세히 검토한다는 말이다. 이 편집자는 이전에 `조선의 유학자, 조식`, `부디 제발` 등을 편집한 바 있다.

`을묘사직소`를 왕에게 바친 남명조식 선생의 흉상.
`을묘사직소`를 왕에게 바친 남명조식 선생의 흉상.

`을묘사직소`는 언론인이나 공무원, 공직에 나가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조선 시대 대표적 상소문으로, 어지러운 세상에 목숨을 내어놓고 정면으로 직언을 하는 조식의 배포가 경이롭다.

"전하의 나랏일이 그릇됐고 나라의 근본이 이미 망했으며 하늘의 뜻은 떠났고 민심도 이미 돌아섰다" 조식은 조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낮은 벼슬아치는 아래에서 시시덕 주색만 즐기고, 높은 벼슬아치는 위에서 어름어름 오직 재물만 늘리며, 물고기의 배가 썩어 들어가도 바로 잡지 않는다"며 궁궐 안 신하들의 세력 심기가 심각함을 말했다.

조식 선생은 문정왕후를 과부로 표현하고, 왕을 어린아이로 부르며 억만 갈래 민심을 감당하고 수습 못 함을 한탄했다. "조정에서 재물로 사람을 임용하니, 재물만 모이고 백성은 흩어졌다"라며 "그는 마음을 바로 해 백성을 새롭게 하는 요점으로 삼고, 몸을 수양해 사람을 쓰는 근본으로 삼아 왕도(王道)의 법을 세우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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