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7:45 (화)
경남교육청 청렴도 1등, 청렴문화로 이룬 것
경남교육청 청렴도 1등, 청렴문화로 이룬 것
  • 김명일 기자
  • 승인 2023.02.2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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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미디어국장
김명일 미디어국장

지난 1995년 6월 29일 멀쩡해 보이던 삼풍백화점이 와르르 무너졌다. 이 사고로 15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삼풍백화점 사고는 당시 한국 사회의 안전 불감증과 부정부패의 단면을 보여주는 참사였다. 이 사고는 건물 구조물 결함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당시 공무원이 뇌물을 받고 무단 증축을 눈감아준 것이 발단이 됐다. 뇌물로 인한 부정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은 부패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교육계도 마찬가지였다. 교육계는 청렴을 지향하면서도 청렴과 거리가 멀었다. 촌지, 행정실 공금횡령 등 부정부패로 혼탁했다. 일제강점기, 6ㆍ25 전쟁을 겪은 학부모들이 배우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만회하려 자기 자식을 위해 교사에게 촌지를 건네는 풍토가 만연했다. 학부모들은 교사들에게 "우리 애 잘 봐달라"며 촌지를 건넸고, 교사들은 촌지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행정실은 공금횡령, 식자재 납품 등에서 부정한 거래가 많았다.

지난 2014년 직선제 선거로 당선한 박종훈 교육감은 부정부패 척결을 선언했다. 교육감인수위원회는 `촌지 근절` 등 부정부패 실천 과제를 담은 백서를 발간해 정책에 반영했다. 그러나 경남교육청의 청렴도는 2014년 8위에서 2015년 11위로 추락했다. 이에 박 교육감은 "과일 하나도 받지 않겠다. 청렴도는 교육감이 직접 챙기겠다"고 선언한 이후 2016년 12위에서 2017년 5위로 올랐다. 이후 청렴도는 등급제로 발표됐는데, 2019년 2등급으로 올랐고, 2020년 업자에게 금품을 요구한 직원 때문에 4등급으로 하락하자, 박 교육감은 비리 제보 `핫라인`을 설치해 금품을 요구한 직원 색출에 나섰다. 진심이 통했을까. 경남교육청의 청렴도는 2021년 2등급에서 2022년 1등급을 달성했다. 이는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일한 1등급이다.

경남교육청은 청렴도 향상을 위해 `부정부패 상황극` 공연과 `청렴 마라톤` 등 새로운 방법을 기획했다. 감사관 부서는 청렴도 향상을 위해 연극단체와 상황극을 연출했다. 지역 축제와 지역교육청을 돌며 상황극을 공연하고 교직원들이 관람하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교직원들과 마라톤 대회에서 청렴 캠페인을 벌여 함께 달리며 청렴 의지를 다졌다.

청렴도 1등급 달성의 의의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박종훈 교육감은 "청렴은 약속이다. 그동안 청렴 문화 형성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쌓여 이룬 성과라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그는 "교육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청렴이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청렴도 가치가 더 높다고 본다. 청렴이 기본이 돼야지, 목표가 되면 후진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 교육청 가운데 유일한 청렴도 1등급의 의의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박 교육감은 "타 교육청도 청렴도 향상을 위해 노력했을 텐데, 결과를 보니 우리 교육청밖에 없었다. 교육은 경남이 다른 교육청보다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향후 경남교육청은 청렴도 1등급 달성을 발판으로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높은 청렴도는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도민과 학부모는 청렴도 1등급을 달성한 교육기관을 신뢰하게 되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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