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이어 제조업서 업종 전환
"시장 표준 만들어 세계 리드 목표"
김해 진례면에 의료기기 고관절보호대 생산을 앞둔 기업이 있다. 전국에 고관절보호대를 생산하는 기업은 많지만 의료기기로 지정받은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공기 없는 자전거 타이어 제조업체 타누스가 별도 법인을 설립해 만든 타누스케어에서 해당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공산품 제조 기업이 고부가가치의 의료기기 기업으로 업종 전환을 꾀하는 시도로서 실제 제품이 생산까지 준비를 마쳐 주목된다.
지난 20일 본지는 타누스케어를 탐방했다. 노인들의 고관절 골절은 치명적이다. 뼈가 잘 붙지 않고 복합병증이 와서 사망에 이르기 쉽기 때문이다. 노인 사망원인이 암보다 높은 2위에 고관절 골절이 있다. 고관절 골절은 지난해 한국에서 4만 건이 발생했는데 65세 이상 3명 중 1명은 1년 내에 사망하며 80세 이상 절반은 두 달 이내 사망한다는 것이 통계로 입증된다.
타누스케어가 제조하는 의료기기인 고관절보호대 핵심은 충격흡수 신소재로 만든 보호패드에 집약돼 있다. 보호패드는 세로 20㎝, 가로 10㎝ 크기로 벌집모양 패턴이 새겨져 있다. 무게가 20g으로 매우 가벼우며 신축성이 뛰어나다.
타누스케어 김영동(42) 대표는 "기존에 폴리우레탄 STF 소재는 무겁고 성형 가공이 어려워 고관절 보호패드로 사용이 불가능했다. 이에 모회사 타누스가 가진 소재기업으로서 강점을 활용해 알파-STF 신소재를 개발했으며 가볍고 발포성형이 가능한 보호대를 만들어 전 세계 고관절 보호대 시장을 리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관절보호대는 일반 공산품으로는 구매할 수 있는데 대게가 무겁고 둔탁하다. 보건복지부 인증을 받은 공식 의료기기 고관절보호대 제품은 국내에 전무하기 때문에 의료기기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고령친화산업진흥법에 의거에 고령친화우수제품 지정제도를 시행한다. 지난해 12월 고관절보호대가 고령친화우수제품으로 지정을 받았다.
이는 관련 제품의 시장성이 크게 늘어나며 대중성을 갖는다는 의미가 있다. 또 보건복지부가 고관절 골절을 국민의 중요한 질병으로 인정했다는 것을 뜻한다. 고령친화우수제품만 복지용품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제품 구매 시 정부 급여를 받을 수 있어 기업들이 관련 제품 생산에 사활을 건다.
타누스케어는 고관절보호대를 남녀 속옷에 봉제해 착용하도록 하며 크기가 작아 여성은 몸매를 보정하는 기능을 갖추도록 했다. 제품은 오는 5월 론칭해 홈쇼핑을 통한 판매로 어버이날 특수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타누스케어가 의료기기 분야로 진출하는 데는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이 큰 역할을 했다. 기존 제조업이 의료기기로 접목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컨설팅에서부터 시제품 생산이 이뤄지기까지 전주기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타누스케어는 의료기기 기업으로 정부의 각종 규제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기업활동에 지장을 준다고 호소했다. 이를테면 의료기기 업체는 제조기업 본사로 사무소 주소를 둘 수 없기도 하다.
김영동 대표는 "고관절보호대를 의료기기로써 표준을 만들어 보고 싶다. 국제 표준이 되면 대한민국 의료기기의 위상이 높아진다. 저는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냐고 묻는다면 100만 명 목숨을 구하는 회사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돈보다 정말 가치 있는 일이다"며 "부모님의 노년을 멋지고 안전하게 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타누스는 지난 2011년 설립됐으며 대한민국 유일의 자전거타이어 제조기업이다. 지난해 125억 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상시근로자는 81명이다. 3년 연평균 수출 비중이 9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