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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피해자 보호조치 현실을 고발한다
강제추행 피해자 보호조치 현실을 고발한다
  • 한상균 기자
  • 승인 2023.02.14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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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지방자치부 본부장
한상균 지방자치부 본부장

유명 인사의 골프장 캐디 추행 사건은 성 관련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시사한 사건이다. 당시 유명 정치인의 일탈 행위가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성추행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제도를 정비하는 단초가 됐다. 이제 성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는 추세로 현재진행형인 성범죄의 유형은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으로 나타난다.

주로 남성이 여성을 가해한 범죄가 대부분이지만 동성 간의 추행도 발생한다. 특히, 남성 간의 추행 사건은 공동체가 대수롭지 않게 인식하고 피해자도 수치심으로 공개하기를 꺼린다는 점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범죄다.

A(67) 씨는 건착망(고등어잡이) 어선 선원이다. 함께 배를 타던 20대 초반 남성의 성기를 만졌다가 강제추행으로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40시간을 판결받았다. 1심 판결을 승복하고 피해자와 합의는 했지만, 회사는 A를 즉시 퇴선 조치했다.

B(30) 씨는 거제 모 조선소 협력업체 종사자였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무용학원에서 강사를 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다. 회사 작업반장이 "야, 몸 좋네" 하면서 엉덩이를 만져 깜짝 놀랐지만, 직속 상급자라 추행 사실을 무시했다. 그런데도 작업장인 선실과 복도 등에서도 반장의 추행은 계속돼 가슴, 젖꼭지 비틀기, 성기를 만지는 행위 등으로 이어졌다. "이러시면 성추행입니다. 하지 마세요"라고 불쾌감을 표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결국 소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회사가 내린 조치는 `인사위원회에서 반장직에서 내려오게 했으니 출근하라`는 카톡 연락이 전부였다고 했다.

A의 경우는 회사가 가해자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통해 피해자를 보호하면서 계속되는 범죄 발생을 차단한 사례다. A가 조사과정에서 `아들 같아 어려운 배를 타는 것이 기특해서 순간적으로 그런 행위를 했다`고 선처를 빌었지만 법의 잣대는 엄격했다.

B의 경우는 회사가 최소한의 법이 정한 신속한 사실조사 등 진실을 규명할 의지가 없었다. 오히려 사건을 회피하고 피해자를 금전을 우려내기 위한 파렴치한으로 몰아가는 유형이다.

이 같은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추세의 중대함을 반영해 근로기준법 제76조 3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에 대해 회사는 △신속한 사실확인 조사 △피해자와 근무 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피해자의 권익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B의 경우는 국내 굴지의 조선소 협력사에서 발생했지만 법이 정한 규정이 전혀 가동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법조계는 강제추행 등의 성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주로 발생하는 범죄의 특성상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나 증인이 없는 경우가 많아 강제추행, 성폭력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부풀리지 말고, 가해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통화 녹음파일, 범행 장소 촬영 영상 등 최대한 수집한 자료를 활용할 것을 주문한다.

강제추행은 그 의미만으로도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행위다. 법의 심판에 앞서 회사 측의 초동 조치는 의무사항이다. 피해자가 문제 제기를 했지만 경찰에 고소하기까지 사실 확인에 소홀했다. 이같이 규모 있는 회사조차 직장 내 괴롭힘 방지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관계 당국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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