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2:09 (수)
정월 대보름을 보내면서
정월 대보름을 보내면서
  • 김기원
  • 승인 2023.02.07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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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김기원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신정부터 시작된 추운 날씨가 계속 춥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위의 후유증이 우리 생활의 지갑, 장바구니뿐 아니라 치솟는 난방비 전기세로 시작하여 줄줄이 두 자리 단위 숫자로 오른다. 시장에 가면 물가는 턱없이 올랐다. 그런 상황에서 티비를 틀면 구렁이처럼 거짓을 늘어놓는 정치꾼들의 모습을 보면 속에 천불이 나서 마시던 작설차도 한잔 더 마시게 된다. 

누가 보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유튜브에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그 나라 국회의원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리어카에 쓸어 담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통쾌했는지 마음이 후련했다. 그러니까 사회의 지도자란 것들의 거짓말, 국민의 세금을 먹는 자들의 거짓말, 이 두 부류가 정리되지 않으면 사회적 부정과 고질적 부패가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웃음 잃은 국민, 행복을 잃은 국민들을 위해 근절되는 그날까지 힘써야 할 것이다. 또 경쟁적 삶을 행복이라 생각하는 젊은이들은 늘 투쟁과 경쟁이 인생의 전부라 알고 있으니 매사가 부정을 낳는 원인이다.

그러니까 요즘 젊은이들은 치열한 갈등, 경쟁 때문에 책 읽기 등 문학 활동을 멀리하고 일가친척, 문화ㆍ전통조차 모르고 기계적, 모형적인 인간으로 기쁨도 웃음도 모르는 독사 같은 인성으로 변할까 안타까운 생각뿐이다. 더욱 부정ㆍ긍정의 평형조차 모르고 경쟁과 부정의 논리만 펼쳐놓는 인간미에 장가도 못 간 홀아비 인생이 될까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우리들에게 희망의 미래를 앞서 주는 명절 중의 하나가 새해 처음 맞는 정월 보름(上元)날인 만큼 손꼽지 않을 수 없다. 정월 대보름을 잘 보냈다.

풍년을 기원하는 대보름날은 새 봄을 맞는 희망의 소식을 전하고, 한 해 농사에 행운과 번영을 빌었다.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기원하고 한 해를 시작하는 준비와 마음가짐을 다짐하는조상들의 슬기로운 지혜에 격찬을 보내는 날이다. 자연에 의존한 삶을 중요시할 때 자연을 무서워했다. 자연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존경심을 느껴 자연에 감사를 청했던 날이 대보름이고 그날의 세시풍속이다. 한 해의 무사함과 풍년을 기원하는 대표 행사가 달집태우기, 마을 풍년 기원제, 각색 음식 먹기, 지신밟기, 가신제, 마을 입구에 장성세우기 등과 야생동물의 피해를 줄이고자 철새 사료주기 등이 있다. 지역에 따라, 삶의 방편에 따라 다르지만, 보름날에는 모두 선을 보여 마무리를 한다. 

바다와 접한 김해는 달집태우기가 보름날의 대표 행사로 삶의 액운이 불을 통해 근심을 말끔히 태우는 의미이다. 마을의 포구에서 진행된 풍년제와 바다 길 방생제는 김해 무당이 총 동원했고 망상도를 순회하는 허왕후의 배길 놀이는 3일간 계속됐다. 마지막 날엔 왕 무당이 작두날 위에 서는 행사가 엄하고 신기했다. 김해는 낙동강 하구로 뱀 종류가 많이 떠 내려와 보름날 농가마다 새끼줄을 불로 지져 끌어내어 버리는 풍속, 새 떼를 쫓는 풍속은 김해 농가의 대표 놀이였다. 눈과 귀를 밝게하고 덕담 등 다양한 민속행사를 했다. 보름날에 마무리했던 세시풍속은 우리 조상이 남긴 지혜이고 멋이며 이벤트이다. 흔히 미신이란 누명을 말살하기보다 멋 놀이,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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