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1:41 (목)
나경원 사태의 본질은 공천 문제다
나경원 사태의 본질은 공천 문제다
  • 오수진
  • 승인 2023.01.26 2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수진   경남수렵인 참여연대 회장
오수진 경남수렵인 참여연대 회장

국민의힘은 당 대표경선을 앞두고 나 전의원(이하 나경원)을 향해 제2의 유승민이니, 반윤 우두머리라고 공격하는 등 같은당 내부에서 벌이는 설전으로는 보기에는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론 나경원이 `출산 대출금 탕감`발언을 문제 삼고 있지만 갈등의 본질은 내년 4월 총선공천권을 누가행사 하는가 하는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나경원의 출마의사를 접게 위해서 친윤 그룹과 대통령실까지 나서는 모양새다.

나경원이 맡은 저출산 고령사회 부위원장은 정식 공직도 상근직도 아니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가지면서 비상근으로 활동할 수가 있는 직책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직책을 이용하여 자기 정치를 한다고 나경원을 공격했고, 해외정책 사례를 소개하며 "출산장려 정책으로 대출탕감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것을 두고 대통령 사회수석 비서관이 직접 나경원 개인의견이라고 폄훼했고, 친윤들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했다. 또한, 나경원이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직서를 제출했을 때 대통령실은 "대통령께서 나경원에 대한 애정이 커 사의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해놓고, 출마 의지를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하자 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기후환경 대사직까지 한꺼번에 해임해버렸다. 또한 나경원이 자신을 해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정은 `본의가 아닐 것`이라고 하자 대통령 비서실장은 즉시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했고, 초선의원 49명도 나경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성토했다.

이쯤 되면 대통령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나경원을 견제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인데, 결국 나경원은 전방위 적인 압박을 극복하지 못해 불출마선언을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당과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정책은 없고, 온통 `진윤과 멀윤(윤석열 대통령과 멀어진 사람들)`만 있는 등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진박논쟁`을 연상시킨다. 당시 새누리당은 특정인을 공천에서 배제해 `진박 감별사`가 돌아다닌다는 등 공천파동으로 총선에서 대패했다. 갈등의 근원은 지난 2014년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밀었던 서청원 후보가 비박 김무성 후보에게 패한 데서 비롯됐다. 안철수 의원은 당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절대 공천파동을 이르켜 서는 안 된다. 요즘 김장연대라는 말이 있는데 그건 공천연대고, 공포정치"라고 말한바 있다. 공천파동은 여당은 영남에서, 야당은 호남에서 일으킨다. 수도권은 박빙에다 1~2%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지도부 마음대로 공천문제에 개입 할 수 없지만 영남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돼 지도부 마음대로 할 수가 있다.

지난 2016년처럼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해 공천파동을 일으켜 국민의 마음을 잃는다면 수도권은 전멸할 것이다. 그러나 나경원 해임과 동시 그 후임에 77년생 동서대 김영미 교수를 임명했다. 공교롭게도 동서대는 장제원 의원 부친이 설립한 학교이고 장의원 어머니가 이사장, 친형이 대학 총장으로 있다. 중앙정치권에선 알려지지 않는 77년생 지방대교수를 누가 부총리급에 추천했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