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1:28 (금)
동해와 서해의 차이
동해와 서해의 차이
  • 김제홍
  • 승인 2023.01.18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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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우리나라는 동ㆍ서ㆍ남해 3면의 바다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동해와 남해, 남해와 서해의 정확한 경계가 법으로 정해지지 않아 한때 부산시의 해운대구와 남구가 대립한 적이 있다. 동해와 남해의 경계를 명소화해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업무의 통일성을 위해서 해운대 달맞이고개의 해월정 앞을 경계라고 구분했고, 행정안전부는 오륙도 앞 해맞이공원을 동해안을 따라 770㎞를 걷는 `해파랑길`의 출발점으로 한 바 있지만 모두 구속력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항해를 돕기 위해 제작되는 항해지의 경우, 동해는 두만강에서 오륙도앞 승두말(현재 오륙도 스카이워크), 남해는 승두말에서 해남각(해남군 송지면 남단), 서해는 해남각에서 압록강까지를 보통 말한다. 바다의 경계는 모호하지만, 동해와 서해는 여러 가지 뚜렷한 차이를 갖고 있다.

먼저, 동해와 서해는 형성과정이 다르다. 서해는 간빙기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육지가 물에 잠긴 것이고, 동해는 지구의 지각운동으로 만들어졌다. 약 2500만 년 전, 한반도 동쪽에 있던 일본 열도가 판의 움직임 때문에 동남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약 1500만 년 전 완전히 분리되었고 그사이에는 움푹 들어간 거대한 분지가 생겼다. 이 공간에 바닷물이 들어와 동해가 된 것이다. 일본이 한반도에서 분리되면서 떨어져 나간 육지 조각은 동해의 해저지형을 보면 마치 퍼즐처럼 흩어져 있다. 두 번째는 염분농도의 차이다. 바다에 녹아 있는 원소 성분들을 통틀어 염(鹽)이라고 한다. 여기서 염분(鹽分)이란, 세계 바닷물 1㎏에 평균 35g의 염이 녹아있다는 뜻으로 전 세계 바닷물의 평균 염분 농도가 약 35‰(퍼밀)이라고 한다. 참고로 인간의 체액에는 1㎏당 9g의 염이 녹아있다. 서해의 경우는 한국과 중국에서 흘러오는 담수(淡水)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 동해는 서해보다 약 3배 정도 넓으며, 평균 수심 1600m 이상으로 깊다. 반면 서해의 평균 깊이는 44m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한국은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으로 비가 오면, 황토나 강물이 주로 서쪽과 남쪽으로 흐른다. 동해보다 크기가 작은 서해에 담수가 더 많이 유입되니 서해의 염분은 동해보다 낮을 수 밖에 없다. 세 번째, 동해와 서해는 달과 태양의 기조력에서 발생하는 조수간만의 차이도 다르다. 동해안의 간만의 차이는 1m 이하이고 서해안은 2~4m 정도이다. 서해안은 동중국해에서 발생한 조석이 수심이 얕은 서해안으로 진입하면서 큰 간만의 차이를 발생시킨다. 동해안은 해협이 좁아 조석의 일부만 전달되기 때문에 간만의 차이가 작다. 동해는 북쪽으로는 오호츠크해와 연결되는 타타르해협, 동해와 연결되는 라페루즈 해협과 쓰가루해협, 남쪽으로 대한해협과 겨우 연결되는 반 폐쇄성 바다이다. 네 번째, 수질도 차이가 난다. 서해는 누런 흙탕물 같고, 동해는 맑고 푸른 생명수 같다. 그러나 환경 수질 관리센터의 자료를 보면, 동해 바닷물은 3급수이고 서해 바닷물은

2급수이다. 서해가 더 깨끗한 이유는 세계에서 5번째로 넓은 갯벌의 정화작용 때문이다. 육상에서 내려간 오염물질들은 염생 식물과 저서규조류, 미생물이 흡수하고 분해한다. 갯벌의 미생물들은 단백질을 암모니아로 그리고 다시 질산염으로 분해하여 산화시키고, 탄수화물을 무해한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한다.

하나만 더 말하면, 동해는 수심이 깊고 수량이 많아 수온이 쉽게 떨어지거나 올라가지 않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편이다. 반면 서해는 온도변화가 심하다. 우리나라는 작은 반도국이지만 동과 서의 바다가 이렇게 완전히 다른 경우는 특별한 케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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