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8:31 (화)
한국(조선)의 역학자
한국(조선)의 역학자
  • 이지산
  • 승인 2023.01.11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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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연구가 이지산

지금까지 중국과 서양의 역학자에 대하여 개괄적으로 기술했다. 한국역학사의 시원을 따지자면 고려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나 고려는 불교가 국교였기 때문에 유학인 주역은 크게 발흥하지 못했다. 여말 조선 초의 대학자인 권근이 저술한 <주역천견록>이 가장 오래된 역서로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조선조는 숭유억불(崇儒抑佛)정책으로 유학이 흥성함에 따라 공자의 유교가 국가통치이념이 되었다. 특히 과거시험 등과를 위해 선비들이 사서오경의 학습에 온 힘을 쏟았는데 난해한 주역(역경)은 과거시험 준비생들에겐 마의 고개였다. 따라서 소과나 대과에 급제한 사람들은 모두 역학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시대의 역학자를 다 거론할 수 없어 통행본 주역해설서에 자주 인용되는 역학자와 저서만 간략하게 소개한다. 조선 초 최항의<역학계몽요해>를 시작으로 조유행의<계몽도서절요>, 퇴계 이황의<계몽전의>, 김인순의<주역관상편>, 조호익의<역상설>, 정구의<태극문변>, 우암 송시열의<역설>, 여헌 장현광의<역학도설>, 유정원의<역해참고>, 김상악의<산천역설>등이 있다.

무엇보다도 학역자들이 빠뜨릴 수 없는 역학자는 다산 정약용이다. 그는 <주역사전>과<역학서언>을 통해 주역의 다양한 해석방법론을 전개했다. 역리사법(易理四法)과 삼역지의(三易之義)는 주역해석의 정석(定石)이라 할만하다. 가장 분석적이고 논리정연하며 공자가 `설괘전`에서 해설한 내용의 학리적, 역사적 근거를 구명해 명쾌하게 해석하고 있다. 그 외 서유신의<역의의언>, 불교경전을 주역해석에 부익한 지욱선사의<주역선해>, 석지형의<오위귀감>, 심대윤의<주역상의점법>, 이익의<역경질서>, 김도의<주역천설> 등이 통행본 주역해설서에 많이 인용되고 있으므로 참고해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이후 1970년대까지 주요 역학자인 고(故)야산(也山)이달(李達)선생, 그를 사사(師事)한 수백 명의 제자 중 양대 거유인 고(故)아산(亞山)김병호(金炳浩)선생, 현역인 대산(大山)김석진(金碩鎭)옹의 저서를 반드시 일독해야 한다. 야산선생은 유작으로<야산전집>이 있으며, 아산선생의<주역강의>서는 필사본과 인쇄본이 아산학회를 통해 사사한 제자들에 의해 출간되었다. 또한 대산 옹은 구순을 넘은 연로한 연세임에도 현역으로 <주역강의> <주역강해> 등 많은 저서를 그의 제자가 운영하는 출판사(대유학당)를 통해 저술하여 강론하고 있다. 대학 강단에서는 고려대 교수였던 고(故)김경탁 박사의 번역서인<역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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