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6:58 (금)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
  • 하성재
  • 승인 2023.01.09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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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하성재 김해시 정책특별보좌관

혹시 "세계의 인구를 100명밖에 안 사는 마을로 축소시키면…" 으로 시작되는 e메일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이케다 가요코`는 우리가 받아보았을지도 모르는 `만약 세계가…`라는 e메일 한 통을 책으로 꾸몄다. 이 메일을 받은 우리는 다시 누군가에게 자기가 받은 감동과 함께, 아니면 이 메일만 보냈을 것이다. 이런 자기 감동과 흔적이 베어 있는 책이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다. 이런 것을 `인터넷 민화`(네트로어)라고 한다. 이 책은 현재까지, 사람편, 이웃편, 부자편, 환경편 등의 시리즈로 발간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독자들의 시선을 머물게 하는 것은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흥미로운 상상력 때문이다. 결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그러면서 독특한 이 화두가 사람들을 끄는 매력의 중심이다.

독자들은 본문 속에서 나열하는 숫자 항목을 따라가다 결국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너보다 돈도 없고 배운 것도 없어서 불행한 내가 아닌, 지구 저편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는 이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폭격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들에 비해 절대적인 행복을 누리고 사는 사람이다`라는 깨달음과 함께 `이런 나를 감히 불평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 앞에서 겸손해진다. 특히 본문 속에 나열된 숫자는 연감이나 세계식량기구 같은 전문기관의 통계 자료를 철저히 조사해 100으로 환산한 것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 하루가 설레었나요? 밤에 눈을 감으며 괜찮은 하루였다고 느꼈나요? 선뜻 물론이죠 라고 대답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이 편지를 소개합니다. 읽고 나면 주변이 조금 달라져 보일 거예요` 이렇게 시작하는 이 책의 첫 문장을 보고 이어질 내용이 낭만적일 것이라 생각하면 오해이다. 다음 문장은 뜻밖에 이렇게 시작합니다. `지금 세계에는 63억의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만일 그것을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어지는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우선 52명은 여자이고 48명이 남자다. 30명이 아이들이고 70명이 어른들이며 어른들 가운데 7명은 노인이다. 90명은 이성애자이고 10명이 동성애자이다. 70명은 유색인종이고 30명이 백인이며 61명이 아시아 사람이고 13명이 아프리카 사람, 13명이 남북 아메리카 사람, 12명이 유럽 사람, 나머지 1명은 남태평양 지역 사람이다. 17명은 중국어를 말하고 9명은 영어를, 8명은 힌두어와 우르두어, 6명은 스페인어, 6명은 러시아어, 4명은 아랍어로 말하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모여 사는 이 마을은 그러나 빈부격차 전쟁 인권침해 환경오염으로 신음한다. 20명은 영양실조, 1명은 굶어 죽기 직전, 15명은 비만이다.

이 마을의 모든 부(富)중 6명이 59%를 가졌고 그들은 모두 미국 사람이며 74명이 39%를, 20명이 겨우 2%만을 나눠 가지고 있다. 75명은 먹을 양식을 비축해 놓았고 비와 이슬을 피할 집이 있다. 하지만 나머지 25명은 그렇지 못하다.

17명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없으며 14명은 글도 읽지 못한다. 48명은 괴롭힘이나 체포 고문 죽음의 위협 속에서 자신의 신념이나 양심에 따라 살지 못하고 있으며 80명은 공습이나 폭격 지뢰로 다치거나 무장단체의 강간 납치공포에 시달린다. 저자는 이 마을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당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들을 안다는 것`이라고 한다.

독자들 가슴 깊숙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책으로부터, 조직 내의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리더들은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조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언어적 기교나 견고한 논리가 아니라 `진실`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독자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충격을 받듯이, 누구나 사람은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할 때 충격을 받는다. 조직원들도 마찬가지이다. 리더십들의 소통을 통해 조직 내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스스로 조직 내에서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조직원과의 소통`, `조직원들의 이해`라는 말은 귀가 아플 만큼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조직원들에 대한 이해 없이 리더십들의 소통은 의미 없이 허공을 치는 것과 같다. 아무리 견고한 논리로 무장하고 설득력 있게 준비되었다고 해도, 조직원들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다. 리더인 당신의 소통 전략을 점검해보라. 얼마나 조직원들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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