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5:05 (토)
행복은 돈ㆍ명예ㆍ학벌이 아니라면…
행복은 돈ㆍ명예ㆍ학벌이 아니라면…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3.01.04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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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최근 한 매체에서 `인간의 행복`에 대한 글로벌 석학의 인터뷰를 실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행복은 부와 명예, 학벌이 아닌 `관계`에 있다"는 말이다. 로버트 월딩어(72)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이끄는 하버드대 연구팀은 `하버드대학 재학생과 보스턴 빈민가 청년들 중 누가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될까?`라는 주제로 1938년부터 연구를 해왔다, 이후 현재까지 85년간 2000여 명의 삶을 추적한 끝에 답을 얻었다고 한다. 방대한 과학적 연구의 메시지는 의외로 간단했다. 인생에 있어 오직 중요한 한 가지는 "사람들과의 따뜻하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행복이 전하는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니었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은 사람들과의 `질적인` 관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놀라운 것은 `의지할 만한 관계`가 행복뿐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사실과 50대일 때 인간관계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사람들이 80대에 가장 건강한 사람들이었다"고 강조한 부분이다. 그는 "교육수준은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었다. 자녀에게 무엇이 되라고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한국에서 일고 있는 강한 교육열과 높은 성취욕을 지적하며 나온 말이어서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85년 동안 축적된 연구데이터가 하버드대를 나왔다고 해서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아동기 가족과의 관계는 80대까지 생에 전반의 행복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한국인 전체 평균의 전반적 행복감은 6.56점(응답 범위: 0~10점)으로 2020년도 6.83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소폭이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행복 수준이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해 2월 `국가미래전략 Insight` 2021년 한국인의 행복조사 주요 결과 <제38호>에서 밝혔다. 전년도인 2020년과 비교할 때 전반적인 행복감을 비롯해 전반적인 감정의 크기, 삶의 의미ㆍ성취감ㆍ인생 결정 자유 수준을 의미하는 유데모니아의 안녕감 수준,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 영역별 만족도 등 모든 행복 관련 영역에서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의 부정적 영향(수입감소, 사회적 관계 위축 등)에 따른 국민 전체적인 행복의 감소로 추측할 수 있다. 특히, 행복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취약집단인 노인, 저학력, 낮은 경제 수준, 불안정한 종사 지위, 1인 가구, 불안정한 주거 여건에 처한 사람, 기초수급자 및 다문화 가정 등은 전년도 대비 행복 수준도 더 크게 감소해 행복 불평등이 심화됨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허종호 센터장은 "향후 행복 취약 집단의 행복 수준을 높이기 위한 행복 수준에 대한 다양한 결정요인에 대한 심층 분석과 추가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이에 근거한 정책적, 입법적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새해 일출 맞이 행사가 전국의 해맞이 명소에서 일제히 열렸다. 운집한 해맞이객들은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이같은 방역완화에 따라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밤부터 2023년 1일 새벽까지 베이징, 상하이, 선양 등 도시 도심 상가에도 새해맞이를 위해 몰려온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고 한다. 3년 만에 처음으로 많은 사람이 몰려나왔다, 지난해 전면 금지됐던 춘제 기간 폭죽, 불꽃놀이를 허용해 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많은 지방정부가 수용 불가 입장이지만 청원이 잇따르면서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이 대도시를 정점을 찍고 곧 농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상찮은 중국 코로나 감염 분위기에 한국은 지난 2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게 PCR 검사를 하는 등 방역에 나서고 있다. 마치 방역 초기로 돌아간 모습이다. 여기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이외의 여러 동물을 새로운 숙주로 삼기 시작했으며, 이종(異種)간 교차 감염으로 인해 더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하니 걱정이다.

경제도 방역도 우울한 지경인데 행복론을 펴기에는 여의치가 않다, 그러나 하버드대 연구 결과가 주는 의미는 큰 것 같다. "바빠서 잊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좀 더 자주 모이도록 한다. 좋은 관계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관계가 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월딩어 교수의 말을 유념해 고립감을 이겨내고 행복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외롭게 싸우고 있는 의료진의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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