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7:11 (목)
가락, 가락인
가락, 가락인
  • 김병기
  • 승인 2023.01.03 2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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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임인년 제야의 종 타종식이 12월 마지막 날에 구봉초등학교 앞 종각에서 열렸다. 코로나 창궐로 그동안 타종식을 하지 못하다가 갖는 행사라 그리한 지 초저녁부터 아이를 동반한 시민들이 먼저 와서 자리를 잡았다. 북극 한파에 독감의 위세 또한 강력하다는 일기예보에 군데군데 난로를 놓았고, 서울 이태원 참사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경찰을 비롯한 제전위원이 중요 요소에 배치되어 만전을 기하였다.

잠시 상황실에서 여유를 갖고 있는데 봉사분과위원회 옥정표 분과장께서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김해김씨 종친회라 하지 않고 가락 종친회라 하는지를? 아, 여기 김해는 그 옛날 구지봉에서 구간들이 모여 구지가를 부르고 맨 먼저 하늘에서 내려온 알에서 태어난 이를 `수로`라 칭하고, 건국한 나라 이름이 `대가락` 또는 `가야국`이라 했다고 일러줬다. 일연스님이 쓴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의해 대가락의 후예로 가락을 쓴다며, 이 땅의 모든 허씨와 김해김씨ㆍ인천이씨가 한 뿌리라 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밤 11시가 되자 본격적으로 계묘년 대형토끼 깃발을 휘날리며 대북 타악기 퍼포먼스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잘 모르나 보다" 조항조의 고맙소 노래를 멋 떨어지게 라이브 퍼포먼스팀 A Plus의 무대가 펼쳐졌다. 이어 "난 너를 사랑하네 이 세상은 너 뿐이야" 이문세의 붉은 노을에 객석은 모두 일어나 어깨춤을 들썩이며 떼창에 부모 따라 자리한 아이들도 신이나 그저 고성이다.

종각 옆 해반천 물길에 오가는 왜가리ㆍ청둥오리가 놀라만도 한데 날갯짓이 없음은 다행이지만, 이곳이 비오면 집마다 똥통에서 막 펀 황금색 분뇨처리장임을 아는 이 드물다. 악취에 코를 막고 둘러 다녔다 하는데 그야말로 경천동지다.

만물은 머물지 않고 돌고 돈다는데도. 새해 벽두부터 북은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며 방사포를 쏜다. 주민들은 먹고 살길이 없어 도움을 찾는다 하는데, 하늘 향해 도발하는 포대가 그저 처연하다. 새해에는 가락의 향기가 마중물 되어 번영과 다산에다 이 땅에 다들 아픔 없고 평온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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